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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7월호
[신간안내] 일상과 여행에서 만난 버건디의 매혹, ‘버건디 여행 사전’ 外
[신간안내] 일상과 여행에서 만난 버건디의 매혹, ‘버건디 여행 사전’ 外
  • 조아영 기자
  • 승인 2020.01.15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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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요희 作 ‘버건디 여행 사전’
이이레 作 ‘어쩌다 보니, 몽마르트’
시린 作 ‘괜찮지만 괜찮습니다’

[여행스케치=서울] 때로는 단 하나의 이미지와 잊을 수 없는 찰나의 순간이 우리를 낯선 길로 인도하기도 한다. 신비로운 컬러 ‘버건디’ 매료되어 여행을 떠난 저자의 에세이 <버건디 여행 사전>과 파리에서 새로운 길을 만난 <어쩌다 보니, 몽마르트>, 제주에서의 삶을 시와 에세이, 사진으로 기록한 <괜찮지만 괜찮습니다>를 소개한다. 

버건디 여행 사전 
: 여행의 기억을 풍요롭게 하는 것들

프랑스어 브루고뉴(bourgogne)에 어원을 두고 있는 컬러 이름, 버건디. 사전은 청색 기운이 도는 짙은 붉은색 또는 적포도주색이라 명시한다. 소설가이자 여행작가로 활동 중인 저자는 바로 이 매혹적인 ‘버건디’에 주목했다. 하나의 컬러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파랑새를 찾는 일만큼 무모한 여정’이었다고 술회하는 그는 ‘진짜 버건디’의 느낌을 상상하며 끊임없는 매혹 속에 빠졌다고 말한다.

여행 에세이 <버건디 여행 사전>은 가나다순으로 버건디에 얽힌 50가지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낸다. 첫 번째 ‘버건디 고무 대야’부터 마지막 ‘버건디 흔적’까지 차례로 읽어나가도 좋지만, 마음에 드는 지면을 펼쳐 읽거나 아예 거꾸로 읽어도 작가의 사색을 따라가는 데 무리가 없다. 어린 시절 생애 최초의 ‘탈것’이었던 고무 대야부터 뱅쇼와 함께한 따뜻한 저녁 시간까지 익숙한 도시와 일상을 이야기하다가도 어느새 낯선 여행지로 독자를 솜씨 좋게 데려다 놓는다. 

버건디 빛깔로 수놓은 에세이와 사진은 물론, 각 장의 말미에 수록된 ‘여행 이야기’ 지면은 보다 구체적인 여행 정보를 담아 더욱 알차게 구성했다. <임요희 지음, 파람북 펴냄, 1만5000원>

어쩌다 보니, 몽마르트
: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는 괜찮습니다

대한민국 입시 전쟁의 최전선이라 불리는 강남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저자는 수능 시험 하루 전, 우연히 친구와 먹은 점심으로 인생이 바뀌었다. 상한 조개 리소토로 인해 식중독에 걸려 수능을 망친 뒤 예정에도 없던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게 된 것. 프랑스 르망의 르망지역예술대학 실내디자인학과에 입학 후 건축학교로 재입학해 일주일에 사흘만 자며 학점을 이수하는 등 치열한 삶을 이어간다. 

<어쩌다 보니, 몽마르트>는 저자의 삶의 궤적을 따라 진행되는 에세이로, 거듭되는 실패와 작은 성취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저자는 오랫동안 길을 찾지 못했고, 때로는 후회할 선택을 다시 하는 경험을 몇 번이나 되풀이하면서 인생을 소비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길을 찾았고 또 다른 길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고 한다. 

담담하게 내비치는 저자의 사유는 지친 마음을 도닥여주고, 파리의 아름다운 면면을 담아낸 사진은 또 다른 여행을 꿈꾸게 한다. 본문 곳곳에 녹아 있는 영화 속 명대사는 더욱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이레 지음, 라이프맵 펴냄, 1만4000원>

괜찮지만 괜찮습니다
: 섬에서 보내는 시 편지

스무 살에 처음 찾은 제주에서 낯선 고요와 아늑함을 느끼며 걸음을 멈추었던 저자는 이후 ‘나이를 좀 더 먹으면’ 이 섬에서 살리라 다짐한다. 그는 삶의 골목을 헤매거나 잠시 주저앉아 있을 때마다 제주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들어왔고, 결국 기대도 그리움도 아닌 절박함으로 제주로 향했다. <괜찮지만 괜찮습니다>는 제주에 살며 섬의 자연과 사람과 삶에 위로받으며 써 내려간 시와 에세이, 직접 촬영한 사진을 한데 엮은 책이다. 

매일 마주하는 바다와 길 위에서, 골목과 작은 마을에서, 숲과 오름에서, 마을 할머니와 삼촌들과의 소소한 대화에서 재미와 위로, 평화를 발견하는 저자는 따뜻한 시선으로 일상을 쓰다듬는다. 

누구나 쉽게 지나칠 법한 풀꽃을 깊게 응시하고, 콘크리트 마당의 좁은 틈을 비집고 피어나는 꽃에 애정 어린 시선을 보내는 저자의 문장을 천천히 읽다 보면 어느새 마음속에도 잔잔한 평화가 피어난다. <시린 지음, 대숲바람 펴냄, 1만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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