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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생태관광] 보타닉 원정대, 경계를 건너는 새처럼 루페로 들여다 본 식물 생태계
[생태관광] 보타닉 원정대, 경계를 건너는 새처럼 루페로 들여다 본 식물 생태계
  • 조용식 기자
  • 승인 2020.01.16 0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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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 생태관광 체험 프로그램 '보타닉 원정대'
고목, 열매 등 루페 이용해 생태계 엿볼 수 있어
시범운영 통해 상반기 관광상품으로 선보일 예정
사진 / 조용식 기자
전북 정읍에 자리한 솔티달빛생태숲. 사진 / 조용식 기자

[여행스케치=정읍] 속살을 그대로 드러낸 겨울의 숲을 찾은 이유는 생태관광을 경험하기 위해서다. 자연환경을 훼손하고 지역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오버투어리즘’ 등을 극복하는 대안으로 시작된 생태관광. 올봄이면 전북 정읍의 솔티달빛생태숲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지난해 8월 제주 동백동산의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국내 첫 ‘저탄소 제품’으로 인증했고,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 전북 정읍 솔티마을, 전북 고창 용계마을, 강원 인제 용늪 생태마을 등 4곳의 6개 프로그램에는 ‘탄소발자국’을 인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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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도 편백이 푸르름을 더하고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작은 소리, 느린 발자국이 매력인, 솔티달빛생태숲
솔티달빛생태숲은 전북 내장산과 이웃한 정읍에 자리한다. 솔티마을 주민들은 어려서부터 노닐던 솔티달빛생태숲에서 함께 살아 온 새들과 작은 동물들, 그리고 숲의 수많은 식물을 제대로 공부한 결과 ‘에코매니저’라는 직함을 받았다. 에코매니저는 솔티달빛생태숲 생태관광 프로그램의 진행을 담당하는 역할을 한다.

숲속의 새를 보호하기 위해 나뭇가지 사이로 새집을 올려주는 경험과 식물의 자연 생태를 알아보기 위해 나뭇가지나 고목, 열매와 이파리를 루페로 들여다보며 탄성이 저절로 나오는 것 또한 생태관광만의 매력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매력을 더한다면 전문가와는 다르게 B급 해설이 더 친숙하고 재미나게 다가오는 에코매니저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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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관광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루페를 이용해 나무를 관찰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조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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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살아 숨 쉬는 솔티달빛생태숲. 사진 / 조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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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인근에는 솔티숲 옛길이 조성되어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겨울이면 눈이 많이 오는 곳이 내장산이다. 10년 전에는 열흘 동안 2m의 눈이 내려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눈 쌓인 하우스를 치우느라 힘들었다”라며 10년 전 겨울 이야기를 들려주는 김광렬 에코매니저. 여름의 솔티마을은 어떠냐는 질문에 “다른 곳보다 3~4도는 시원하다. 특히 동네 입구 명상센터가 있는 곳에 앉아 있으면 한여름에도 더운 줄을 모를 정도”라며 마을의 사계절 매력을 쏟아내기도 한다.

생태숲 중간에서 만난 빨치산 본거지에서는 마을의 애환도 함께 들려준다. 지리산으로 들어가는 내장산 보급로였다는 설명과 함께 김광렬 에코매니저가 어렸을 때의 기억도 전해준다. 6.25 전쟁 전에 지어진 집은 모두 불타 없어져 버렸기 때문에 지금의 집들은 모두 전쟁 이후에 지어진 집이라는 설명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사진 / 조용식 기자
보타닉 원정대와 솔티 모시떡 만들기 체험은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으로부터 탄소발자국을 인증받았다. 사진 / 조용식 기자

INFO 탄소발자국
탄소발자국이란 제품(서비스 포함)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표시하는 제도로서 1단계 탄소발자국 인증, 2단계 저탄소 제품 인증으로 구성되어 있다.

설악·한라의 중간인 정읍, 다양한 식물군 서식지
보타닉 원정대를 이끌어 갈 유금명 에코매니저는 “설악에서 한라의 중간에 위치한 정읍에는 굴거리 나무, 야생화와 편백 등 다양한 식물군들이 서식하고 있다”라며 “현재 솔티마을 뒷산에서 식물군에 대해 자원조사를 하고 있어 향후 생태관광 프로그램으로 연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보타닉 원정대 참가자들은 명상 숲에 모여 에코 가방에 넣어왔던 나뭇잎, 나뭇가지, 솔방울 등을 하얀 보자기에 펼쳐 놓고, 각자의 생생한 경험을 이야기하는 자리도 마련한다.

정읍 솔티달빛생태숲 생태관광 프로그램은 이 밖에도 생태 놀이터, 비단벌레 트리하우스, 집라인, 진노랑 상사화 트리하우스, 대나무 군락지 등을 둘러보며 마을회관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꾸며진다. 한편, 솔티마을 주민들이 직접 메뉴를 선정한 생태두레밥상(1만원 예정)과 매년 40t의 물량을 생산하는 모시를 전량 사들이는 ‘모시를 품은 솔티애떡’ 덕분에 마을 주민의 자립도도 매우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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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감이 느껴지는 대나무 군락지. 사진 / 조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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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보자기에 나뭇가지, 솔방울 등을 펼쳐 놓고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진다. 사진 / 조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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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민이 마련한 생태두레밥상. 사진 / 조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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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티애떡 매장 외부 전경. 사진 / 조용식 기자

박종석 생태관광 육성지원센터 센터장은 “정읍의 솔티달빛생태숲 생태관광 프로그램은 애코매니저의 해설을 들으며 솔티숲을 둘러보고, 식물 연대기와 환경 보존에 대해 공감하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라며 “이번 시범운영을 통해 프로그램 대상에 맞게 보완을 거쳐 올해 상반기에 관광상품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INFO 솔티달빛생태숲 생태관광 프로그램
솔티달빛생태숲에서 지역 주민의 안내로 식물세계를 관찰하고 숲 생태계를 체험하는 식물탐험 프로그램. 지구 환경을 지켜주는 육상식물의 5억년 옛날 이야기를 들으며 숲 생태계가 주는 고마움을 발견한다.
주소 전북 정읍시 송죽길 25 솔티생태마을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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