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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권다현의 아날로그 기차 여행] 온돌방에 앉아 가족여행 즐겨볼까, 서해금빛열차
[권다현의 아날로그 기차 여행] 온돌방에 앉아 가족여행 즐겨볼까, 서해금빛열차
  • 권다현 여행작가
  • 승인 2020.02.13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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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여행의 낭만에 아늑함 더한 서해금빛열차
차창 밖 풍경 감상하며 족욕 즐길 수 있어
아이와 함께 떠나는 서천 당일치기 여행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다양한 해양생물을 표본으로 만날 수 있는 서천의 국립해양자원생물관.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여행스케치=서천] 무미건조한 고속도로와 달리 기차는 차창 밖으로 느긋한 논밭과 옹기종기 모여 앉은 마을, 때론 유려한 산자락과 짙푸른 바다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여기에 따뜻한 온돌방의 편안함까지 더한 서해금빛열차는 운전에 지친 아빠도, 안전벨트가 갑갑했던 아이들도 기차 여행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한다.  

서해금빛열차는 세계 최초의 온돌마루 열차다. 기차 여행의 낭만에 한옥의 아늑함을 더했다. 차창 밖 풍경을 감상하며 족욕도 즐길 수 있다. 용산을 떠난 열차는 아산과 예산, 홍성, 보령, 서천, 군산을 지나 익산까지 달린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이 가득한 서천을 추천한다. 장항역에서 내리면 국립생태원 서문 매표소로 바로 연결된다. 장항스카이워크와 국립해양생물자원관도 함께 가기 좋다.  

화사한 봄을 닮은 서해금빛열차
이른 아침 용산역에 도착하니 화사한 봄처럼 노란 기관차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름 그대로 ‘금빛’ 열차다. 객차 외관은 서해의 넉넉한 갯벌과 햇살에 반짝이는 황금빛 물결, 붉게 물드는 일몰을 다채로운 빛깔로 표현했다.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세계 최초의 온돌마루 열차인 서해금빛열차.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이 열차의 가장 큰 특징은 세계 최초의 좌식 온돌마루. 기차여행의 매력에 한옥의 아늑함을 더한 한국식 테마 열차인 셈이다. 좌석 대신 온돌방처럼 꾸며진 이곳에선 다리를 쭉 뻗고 앉을 수도, 아예 누울 수도 있다. 바닥 온도도 원하는 만큼 따뜻하게 조절 가능하다. 객실별로 칸막이를 설치해 독립적인 공간도 보장되고. 넓은 차창 덕분에 전망까지 시원스럽다. 

뜨끈한 온돌방에서 삶은 달걀에 사이다를 먹으며 창밖 풍경을 감상하다 보면 마치 움직이는 방 안에 앉은 기분이다. 이렇게 마음껏 움직일 수 있으니 어린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족여행에는 그야말로 안성맞춤이다.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온돌마루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족여행에 안성맞춤이다.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넓은 차창 덕분에 전망도 시원스럽다.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아쉽게도 서해금빛열차의 온돌마루 객실은 5호차 1량뿐이다. 1호차와 2호차, 4호차는 일반 좌석이 설치됐다. 각각 청량한 바다색과 활기찬 연두색, 우아한 보라색을 주제 컬러로 꾸몄다. 3호차엔 카페와 족욕실이 마련돼 있다. 카페에선 간단한 스낵류와 캔커피, 맥주 등을 살 수 있다. 족욕은 건식과 습식 모두 가능한데, 예부터 왕들이 일부러 찾았다는 아산의 도고온천수로 만든 족욕제를 사용해 더욱 특별한 힐링을 즐길 수 있다. 

족욕실은 전화나 인터넷으로 예약이 불가하며 탑승 후 승무원에게 예약하는 선착순으로 이용 가능하다. 객차와 객차 사이엔 마치 해변에 서 있는 것처럼 트릭아트 포토존을 꾸며놨으니 아이들이 지루해할 때 잠시 들러 봐도 좋다.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서해금빛열차 3호차에는 카페와 족욕실이 마련되어 있다.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도고온천수로 만든 족욕제를 사용하는 족욕기.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해변에 서 있는 것처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트릭아트 포토존.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서해금빛열차는 일반 열차와 동일하게 코레일 홈페이지와 스마트폰 앱, 승차권 자동발매기 등에서 구입 가능하며 온돌마루는 좌석 속성에서 따로 옵션을 선택해야 한다. 온돌마루는 성인 기준으로 최소 3인, 최대 6인까지 이용 가능하며 좌석요금 외에 객실당 3만원의 추가요금이 부과된다. 만약 성인 2인이 아이들과 함께 온돌마루를 예약하려면 최소 인원 때문에 성인 1인 요금을 더 구매해야 한다.

서해금빛열차에서 근무하는 승무원은 “온돌마루는 인기가 좋아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가장 먼저 매진된다”며 “탑승일 기준으로 한 달 전에 티켓이 오픈될 때 미리 선점하는 것이 좋다”고 팁을 일러준다. 이어 “홀수 객실은 바닥재가 황토, 짝수는 온돌이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온돌방 형태도 선택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TIP 서해금빛열차
현재 코레일 홈페이지에서 서해금빛열차를 타고 보령, 홍성, 그리고 군산과 전주를 함께 둘러보는 여행상품을 판매 중이다. 열차 운행 시간에 맞춘 시티투어 상품을 운영하는 지역도 있으니 미리 알아보는 것도 좋겠다.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장항도시탐험역의 멋스러운 카페.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한나절도 부족한 생태놀이터, 서천 국립생태원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여행이라면 국립생태원이 자리한 장항역을 목적지로 추천한다. 기차역에서 서문 매표소까지 도보로 이동 가능한 거리일 뿐 아니라 생태원 규모가 워낙 커서 한나절이 부족할 정도다. 

사슴과 노루, 산양 등이 마음껏 뛰어노는 생태원을 비롯해 한반도숲, 수생식물원 등 다양한 테마의 산책로, 여기에 드넓은 연못만 세 군데다. 금구리못 옆에는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하다람놀이터도 마련됐다. 주요 전시관인 에코리움 내에는 식당과 카페 등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당일코스로 충분히 알차다. 미리 홈페이지를 방문해 체험 프로그램이나 생태해설을 신청해두는 것도 좋겠다. 아이들의 생태 감수성을 키워주고 방대한 전시내용을 전문가와 함께 둘러보면 이해하기도 쉽다.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열대우림의 기후와 환경을 그대로 재현한 열대관.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열대관에서 다양한 어류를 살펴볼 수 있다.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북극곰 박제를 만날 수 있는 극지관.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에코리움의 가장 큰 특징은 지구촌의 다양한 기후를 직접 재현해 각각의 환경에서 자라는 동식물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한 점이다. 5대 기후관은 열대관과 사막관, 지중해관, 온대관, 극지관으로 구성되는데 열대우림을 재현한 열대관은 한겨울에도 반팔차림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초록빛 열기로 가득하다. 이곳에선 전기뱀장어와 나일악어, 바나나나무 등 150여 종의 어류와 양서파충류, 700여 종의 열대 식물을 만날 수 있다.

선인장이 가득한 사막관에선 귀여운 프레리도그와 사막여우를, 지중해관에선 향기로운 허브와 올리브나무, 바오바브나무가 낭만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이어 우리나라가 속한 온대관에선 제주의 곶자왈과 난대림이 재현됐다. 

극지관에선 실제 펭귄을 비롯해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으로 익숙한 순록, 북극곰 등이 박제로 전시돼 있다. 기후관 외에도 DMZ의 다양한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기획전시와 생태계를 주제로 한 4D입체영화관, 갖가지 생태도서를 비치한 어린이 생태글방도 자리한다. 미디어를 이용한 색다른 체험이 가능한 미디리움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INFO 국립생태원
관람료
어른 5000원, 청소년 3000원, 어린이 2000원
관람시간 오전 9시 30분~오후 6시(11~2월은 5시까지, 매주 월요일 휴관)
주소 충남 서천군 마서면 금강로 1210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장항스카이워크가 자리한 송림산림욕장.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솔향과 바다향이 어우러진 여행지
서천의 아름다운 바다와 푸른 소나무 숲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장항스카이워크와 국립해양생물자원관도 함께 들르기 좋은 여행지다. 송림산림욕장 내에 자리한 장항스카이워크는 울창한 소나무 숲 위로 난 하늘길이다. 높이가 15m에 달해 산책로를 걸을 땐 하늘을 가릴 만큼 키가 컸던 소나무들이 스카이워크 바로 옆으로 나지막하게 이어진다.

스카이워크 마지막 구간은 바다를 향한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풍경이지만, 치열했던 기벌포 해전의 배경이 바로 이곳이다. 기벌포 일대는 예부터 모래가 곱고 염분과 철분이 적절하게 어우러져 모래찜질 명소로 알려졌다. 잠시 신발을 벗어두고 맨발로 백사장을 걸어 봐도 좋겠다.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울창한 소나무 숲 위로 난 장항스카이워크.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장항스카이워크에서 바라보는 기벌포.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해양생물 표본으로 연출한 생명의 탑.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장항스카이워크에서 걸어서 5분이면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씨큐리움에 도착한다. 전시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해양생물 표본 5000여 점으로 연출한 상징조형물 ‘생명의 탑’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어 상설전시관에선 플랑크톤과 해조류, 어류, 포유류에 이르는 다양한 해양생물을 표본으로 만날 수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바다탐험대 옥토넛> 캐릭터를 활용한 체험공간도 흥미롭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역시 홈페이지를 통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으며, 2층에 잠시 걸음을 쉬어갈 수 있는 카페도 마련돼 있다.     

INFO 장항스카이워크
관람료
1인 2,000원(동일한 금액의 서천사랑상품권 증정)
관람시간 오전 9시 30분~오후 6시(11~2월은 5시까지) 
주소 충남 서천군 장항읍 장항산단로34번길 74-45

INFO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관람료
어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000원
관람시간 오전 9시 30분~오후 6시(11~2월은 5시까지, 매주 월요일 휴관)
주소 충남 서천군 장항읍 장산로101번길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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