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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Special 겨울바다 일몰·일출여행] 해안도로 일몰이 아름다운 통영 욕지도 남쪽바다 끝에서 해를 품은 섬
[Special 겨울바다 일몰·일출여행] 해안도로 일몰이 아름다운 통영 욕지도 남쪽바다 끝에서 해를 품은 섬
  • 이현동 객원기자
  • 승인 2006.11.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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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2006년 11월. 사진 / 이현동 객원기자
욕지도의 일몰. 2006년 11월. 사진 / 이현동 객원기자

[여행스케치=통영] 일몰, 그 순간은 잠깐이지만 그 아쉬움은 긴 노을로 남는다. 남쪽 끝 바다에서는 빨갛게 떨어지는 해를 보는 것은 행운이다. 일몰은 언제나 같이 보고 싶은 사람을 그립게 만든다.

욕지도는 통영에서 배를 타고 1시간, 약 30km 거리에 있는 섬이다. 제법 되는 거리지만 배를 타고 가는 내내 아기자기한 섬들이 배를 따르듯 함께한다. 가끔 사람이 그리운 무인도가  사람 탄 배위로 뛰어오를 것 같다. 눈에서 사라지지 않는 섬들을 안고 바다는 점점 넓어져 간다. 사람들은 객실과 갑판에 자리를 잡는다. 섬사람들은 일찌감치 객실에서 잠을 청하고 섬을 찾은 낯선 객들은 여행의 낭만을 카메라에 담기 바쁘지만 낭만을 즐기기엔 바닷바람이 너무 차다. 

배는 연화도에 잠시 사람들을 내렸다가 욕지도로 간다. 지도에서 본 욕지도는 통영 남쪽 바다 끝자락이라 그런지 작게만 느껴졌는데, 첫눈에 들어선 섬은 그리 만만치 않아 보인다. 섬을 일주하는 도로도 있고 면사무소와 100여명의 초등학교, 37명의 중학교도 있다.  

2006년 11월. 사진 / 이현동 객원기자
혼곡 거북바위가 보인다. 거북이가 물로 들어가려는 모습이다. 2006년 11월. 사진 / 이현동 객원기자
2006년 11월. 사진 / 이현동 객원기자
새천년기념공원. 섬의 정남쪽 언덕에 있다. 2006년 11월. 사진 / 이현동 객원기자

욕지도로 가는 막배가 3시 30분이라 해서 너무 이르다고 탓했는데, 도착한 욕지도 포구는 섬 가운데 천왕봉(392m) 아래 동쪽이라 그런지 일찍 어둠이 내린다. 고작 4시 30분인데 이 배가 돌아서 나가면 섬은 일상을 마무리할 듯하다. 

일몰을 보기 위해서는 섬의 일주도로를 따라 서쪽으로 가는 것이 좋다. 그러려면 선착장에 내려 오른쪽으로 가야 한다. 흰작살해수욕장으로 해서 가는 길인데, 선착장에서 내려 얼마못가서 길 우측 야트막한 곳으로 ‘모밀잣밤나무 군락’이 있다. 

생긴 것은 동백나무 비슷한데, 포도송이 같은 열매가 열리고 열매 속은 까만 도토리 모양으로 잣보다 작다. 5월에 밤꽃같은 꽃이 피는데 그 향도 밤꽃 같다. 이 군락을 지나 흰작살해수욕장을 지나면 한적한 길이 도동마을과 덕동마을로 이어진다. 덕동마을에서부터는 어디서나 서쪽으로 일몰을 볼 수 있다. 

2006년 11월. 사진 / 이현동 객원기자
욕지도 포구. 천왕봉 아래에 있어 일찍 어둠이 찾아든다. 2006년 11월. 사진 / 이현동 객원기자

덕동마을에는 해수욕장이 있다. 몽돌로 된, 길이가 얼마되지 않은 해수욕장으로 물이 더없이 맑다. 덕동마을에서 일주도로를 따라 조금 더 가면 ‘삼여전망대’가 나온다. 삼여란 ‘세 여인’이란 뜻도 되고, 섬(島) 같지만 수풀이 없는 것을 ‘여’라고 하는데 그 여의 뜻으로 ‘세 개의 여’라고도 한다. 삼여는 욕지의 대표 비경으로 영화 <화려한 외출>(1977년)의 촬영지였다.

삼여전망대에서 혼곡으로 이어지는 도로는 욕지도 제일경을 자랑하는 해안도로다. 삼여도 그러하지만 아름다운 일출을 볼 수 있는 섬의 정남쪽 새천년기념공원, 물로 내려서는 거북이 같은 혼곡 거북바위, 먼 바다를 향해 둥지를 틀고 있는 펠리칸바위 등이 차례대로 나타나며 욕지의 아름다움을 더한다. 

욕지도에서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은 세 곳 정도다. 섬의 정남쪽 새천년기념공원이 그 첫째이며, 둘째는 일출봉이다. 일출봉은 섬의 동쪽, 더 이상 차로 갈 수 없는 야포마을에서 10분 정도 등산하면 올라설 수 있는 봉우리이다. 원래 이름이 없던 것을 ‘일출봉’이라고 이름 붙였다고 한다. 

2006년 11월. 사진 / 이현동 객원기자
조개무덤이 있던 자리. 패총의 흔적은 사라진듯 하지만 어디서나 조개를 발견할 수 있다. 2006년 11월. 사진 / 이현동 객원기자
2006년 11월. 사진 / 이현동 객원기자
한양식당. 욕지도의 중국집. 2006년 11월. 사진 / 이현동 객원기자

셋째는 약과봉이다. 면사무소와 중학교를 지나 마을 안쪽 뒷산으로 차로 올라 해군부대 앞에 주차를 하고 10여분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정상이 나오는데, 이곳에서는 일출뿐만 아니라 고개 돌리면 서쪽으로 일몰도 볼 수 있다. 욕지도 포구의 작은 마을과 일출봉이 있는 섬의 동쪽 자락이 그림 같은데 그 너머 바다로 해가 떠오른다. 욕지도 제일 일출이다. 

욕지도는 피서철이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그런데 과거에 비해 사람들의 의식은 영 못해진 것 같다. 쓰레기를 마구 버린다. 도시에서는 버리면 즉시 치운다. 그것은 의식수준이 높아서가 아니라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다. 욕지도엔 그런 시스템이 없다. 돌아갈 때 제발 버리지 말라시던 욕지도 지킴이 김흥국씨의 말이 섬을 나오는 배에서 다시 섬을 돌아보게 한다.

“욕지도, 그대 욕지(欲知)하려거든 먼저 사랑하라” 욕지도에서의 그 아름다운 일몰과 일출을 보고 점점이 멀어지는 욕지도를 비롯한 39개의 섬들을 본다. 내 마음에 그 아름다움을 담기에 부족함이 없었을까? 욕지도는 정말로 아름다운 섬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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