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5월호
[1박 2일 여행]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충북 옥천
[1박 2일 여행]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충북 옥천
  • 박지원 기자
  • 승인 2015.09.1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2015년 10월 사진 / 박지원 기자
2015년 10월 사진 / 박지원 기자

[여행스케치=옥천] 한숨조차 돌리기 힘든 일상 속에서 무기력함까지 엄습한다면 여행이란 처방전이 필요한 시기. 이 가을,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충북 옥천으로 가보자. 시인 정지용의 문향(文香)을 벗 삼아 느림과 여유를 만끽하다 보면 묵은 스트레스는 저 멀리 사라진다.

첫째 날 여정의 시작은 ‘죽향초등학교 구 교사’다. ‘옥천교육역사관’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옛 초등학교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덕분에 어른에게는 애틋한 기억을, 아이에게는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점심은 ‘금강올갱이’에서 올갱이국밥을 맛보자. 금강 지류에서 재취한 자연산 올갱이를 맛보는 건 옥천에서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든든해진 배를 어루만지며 옮겨갈 곳은 ‘용암사’다. 이곳에서 쌍삼층석탑 왼쪽에 있는 등산로를 따라 300m를 올라가면 옥천읍의 아득한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다음으로 찾아갈 곳은 ‘부소담악’이다. ‘부소무니마을’ 앞 호반에 암봉들이 병풍처럼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우암 송시열이 소금강이라고 예찬했을 정도로 옥천 제일의 선경을 자랑하는 명승지다. 여장을 풀 자리는 ‘장령산휴양림’이다. 청량감 넘치는 신선한 공기를 들이켜며 심신을 어루만지고 하룻밤 달콤한 휴식을 취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둘째 날 첫 발자국을 찍을 곳은 ‘옥천천주교회’다. 여느 붉은색 벽돌의 성당과 달리 수수함이 엿보이는 옅은 하늘색의 건물이 평온함을 안겨준다. 한국전쟁 이후 우리나라 종교 건축 변화의 일면을 확인할 수 있는 역사적 자료이기도 하다. 식도락을 누릴 곳은 ‘풍미당’이다. 흔치 않은 물쫄면을 먹어볼 수 있는 기회를 잡자. 적당히 쫄깃하면서 유들유들한 면발도, 감칠맛 나는 육수도 일품이다. 미각에 즐거움을 선사한 후에는 ‘정지용문학관’로 내달리자. 옥천에서 나고 자란 정지용은 우리나라 현대시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정지용의 자취가 오롯이 스민 이곳에서 그의 그윽한 문향(文香)을 음미해보자. 이어서 향할 명소는 ‘장계관광지’다. 한가로이 호숫가를 거닐고 주옥같은 시를 담은 시비를 감상하며 사색에 잠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마지막 목적지는 ‘둔주봉’이다. 강원도 영월에 비견될 한반도 지형을 마주하며 옥천에서의 알찬 여행을 마무리하자.

첫째 날, 가을바람에 반하다

2015년 10월 사진 / 박지원 기자
2015년 10월 사진 / 박지원 기자

AM 10:30 죽향초등학교 구 교사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제57호로 시인 정지용과 육영수 여사가 다닌 초등학교다. 1936년에 지은 건물로 옛 교사의 흔적이 온전히 남아있다. 당시의 교실 모습을 재현한 1학년 2반에 들어가면 낡은 풍금, 나무 책상과 걸상, 양은 도시락을 얹은 난로 등이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교과서의 변천사, 동그란 딱지, 물체주머니 등도 눈길을 붙든다.
주소 충북 옥천군 옥천읍 향수1길 26

2015년 10월 사진 / 박지원 기자
2015년 10월 사진 / 박지원 기자

PM 12:00 금강올갱이
“별거 있을까”란 생각으로 한 숟갈 떴다가 놀랄 맛이다. 전날 과음을 하지 않았는데도 해장이 되는 듯한 올갱이국밥을 만날 수 있다. 다른 고장의 올갱이보다 크기는 작지만, 식감이 좋고 쓴맛도 덜하다. 아욱의 향긋한 향까지 가세하니 더없이 개운한 맛에 숟가락 든 손을 분주하게 움직인다. 매주 월요일은 오후 3시까지만 영업한다.
가격 올갱이국밥 보통 7000원, 특 9000원, 올갱이무침 1만5000원
주소 충북 옥천군 옥천읍 옥천로 1491

2015년 10월 사진 / 박지원 기자
2015년 10월 사진 / 박지원 기자

PM 1:30 용암사
신라 진흥왕 13년(552) 창건한 사찰이다. 전통 건축미를 뽐내는 산사가 자연과 한데 어우러져 시선을 던지는 곳마다 한 폭의 동양화가 보인다. 1000여 년의 세월 동안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쌍삼층석탑과 마애불도 발걸음을 멈춰 세운다. 하늘을 우러러야 볼 수 있는 마애불은 속세로 강림하는 듯 둥실 떠 있는 것만 같아 신비롭다.
주소 충북 옥천군 옥천읍 삼청2길 400

2015년 10월 사진 / 박지원 기자
2015년 10월 사진 / 박지원 기자

PM 3:00 부소담악
부소무니마을 앞 물 위에 떠있는 산이라고 해서 부소담악이라 일컫는다. 국토교통부가 전국의 하천, 호수, 계곡, 폭포 등 한국을 대표할 만한 아름다운 하천 100곳 가운데 하나로 선정할 만큼 기 막히는 비경을 간직하고 있다. 부소담악 능선부에 세운 추소정에 오르면 추소초등학교 뒤편의 문필봉과 부소무니마을의 평화로운 풍경이 시신경을 자극한다.
주소 충북 옥천군 군북면 추소길 30

2015년 10월 사진 / 박지원 기자
2015년 10월 사진 / 박지원 기자

PM 5:30 장령산자연휴양림
산골짜기 깊은 곳에 둥지 튼 장령산자연휴양림은 연중 여행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기로 유명하다. 휴양림을 시작으로 군북면의 중심을 관통하며 흐르는 시화천에 이르기까지 5km에 걸쳐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는 금천계곡을 품고 있다. 예약에 어려움이 있다면 금천계곡을 따라 자리한 펜션을 이용하는 것도 훌륭한 대안이다.
숙박료 숲속의집 4만5000원부터(성수기 6만원부터), 산림문화 휴양관 5만원부터(성수기 7만원부터)

주소 충북 옥천군 군서면 장령산로 519

둘째 날, 가을 향기에 취하다

2015년 10월 사진 / 박지원 기자
2015년 10월 사진 / 박지원 기자

AM 10:30 옥천천주교회
넉넉하고 따뜻한 기운을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는 공간. 옅은 하늘색의 성당 건물은 꾸밈없는 소박함이 돋보인다. 잘 정비된 성당 주변 길을 걸으며 싱그러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을 즐기기에도 더없이 좋다. 옥천천주교회는 충북 지역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1940년대 천주교 성당 건축물로 대한민국 등록문화재 제7호로 지정된 곳이다. 
주소 충북 옥천군 옥천읍 중앙로 91 

2015년 10월 사진 / 박지원 기자
2015년 10월 사진 / 박지원 기자

PM 12:00 풍미당
38년 전통을 자랑하는 이집은 따뜻한 육수와 어우러진 물쫄면이 대표메뉴다. TV 프로그램 '생활의 달인'에 등장하면서 전국적인 맛집으로 거듭났다. 웬만한 곱빼기 뺨치는 푸짐한 양에 일단 놀라고, 상상치도 못한 맛에 입안이 행복하다. 옥천까지 가서 분식을 먹느냐는 핀잔에도 아랑곳하지 않을 맛이다. 첫째?셋째 주 월요일 휴무.
가격 물쫄면?비빔쫄면?수제비 5000원, 김밥 3000원
주소 충북 옥천군 옥천읍 중앙로 23-1 

2015년 10월 사진 / 박지원 기자
2015년 10월 사진 / 박지원 기자

PM 1:30 정지용문학관
“정지용의 문학을 보고, 듣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어 매력적이랍니다.” 제자들과 함께 정지용문학관을 방문한 대전 소재 한밭중학교 국어 교사 한창수 씨의 이야기는 빈말이 아니다. 정지용문학관은 그의 문학세계와 자취를 고스란히 체감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정지용 밀랍인형과 기념사진을 찍고, 생가 툇마루에 걸터앉아 여유로움을 누려보는 것도 좋겠다. 월요일 휴관.
주소 충북 옥천군 옥천읍 향수길 56

2015년 10월 사진 / 박지원 기자
2015년 10월 사진 / 박지원 기자

PM 2:30 장계관광지
옥천의 과거와 현재를 말해주는 ‘옥천향토전시관’, 대청호의 수려한 풍광을 배경으로 타박타박 걷는 재미가 쏠쏠한 ‘일곱걸음산책로’ 등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곳곳을 지키고 선 시비의 글귀를 마음에 새기며 호숫가를 따라 걷노라면 옮기는 걸음걸음에 시향(詩香)이 묻어난다. 벤치에 앉아 덧없이 호수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월요일 휴관.
주소 충북 옥천군 안내면 장계1길 57

2015년 10월 사진 / 박지원 기자
2015년 10월 사진 / 박지원 기자

 

PM 4:00 둔주봉
강원도 영월의 한반도 지형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옥천에도 한반도 지형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가 많다. 안남면사무소부터 고갯마루까지 1.4km를 걸어 올라가면 탄성이 절로 나오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산골 정취가 묻어나는 풍취에 몸을 맡기고 걷다 보면 오르막길이 나오기도 하지만, 숨이 턱까지 차오를 만큼 힘에 부치지 않으니 안심해도 된다.
주소 충북 옥천군 안남면 연주길 46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