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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식도락텔링] 단풍들었다, 먹으러 가자! 가을별미 & 단풍놀이 = 단풍먹방
[식도락텔링] 단풍들었다, 먹으러 가자! 가을별미 & 단풍놀이 = 단풍먹방
  • 전설 기자
  • 승인 2015.10.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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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2015년 11월 사진 / 전설 기자
2015년 11월 사진 / 전설 기자

[여행스케치=서천, 인천, 하동] 창밖은 이미 전어와 꽃게와 숭어가 살찌는 가을. 물오른 제철 별미를 찾아 나선 길에는 울긋불긋 단풍카펫이 깔린다. 살찌길 바라는 계절의 기대를 저버릴 수는 없겠구나. 가을별미 배불리 맛보고 단풍놀이 마음껏 즐기며 ‘단풍먹방’ 한 번 제대로 찍어보자.

2015년 11월 사진 / 전설 기자
2015년 11월 사진 / 전설 기자

충남 서천 가을전어 & 홍원항 혹은 희리산 휴양림 탐방
‘가을’이라 쓰고 ‘전어’라 읽는다. 집나간 며느리를 다시 돌아오게 만드는 가을 전어는 설명하자면 입이 아픈 가을의 대표 별미다. 잡자마자 죽어버리는 급한 성질로 한때는 잡어 취급을 받기도 했지만, 지금은 명실상부 ‘단풍먹방’의 주인공. 기름에 턱 올려놓으면 참기름을 쏟은 양 바글바글 기름 끓는 소리에 황홀하고, 뼈째 회를 쳐 놓으면 오독오독 씹는 재미에 흐뭇하다. 맛은? 작은 몸통에 흥건히 기름이 올라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하면서도 담백하니 도대체 무어라 설명할꼬. “그러니 ‘깨가 서 말’이라 그러쥬. 이맘 때 전어는 산란기가 끝나서 살이 오르고 뼈도 우들우들해 맛이 좋아유. 제대로 먹을라면 일단 몸통을 반으로 갈라서 우적우적 통째로 씹는디유. 대가리 째 씹어 먹어야 진짜 제대로 전어 먹는다 하쥬.”

2015년 11월 사진 / 전설 기자
2015년 11월 사진 / 전설 기자
2015년 11월 사진 / 전설 기자
2015년 11월 사진 / 전설 기자

매년 가을마다 ‘전어’를 주인공으로 축제가 열리는 충남 서천 홍원항에는 크고 작은 횟집이 우르르 줄을 서 있다. 그중 가장 큰 몸집의 ‘해마루 횟집(041-953-8177)’은 넓은 통유리 너머 낭만 항구의 풍경이 펼쳐지는 토박이 추천 횟집이다. 해질녘 발그레 열이 오르는 항구의 풍치에 취해도 좋지만 시간이 허락한다면 홍원항에서 서천 시내로 나오는 길목에 자리 잡은 ‘희리산해송자연휴양림’에 들러보자. 꽃궁궐을 보는 듯 화려한 단풍과 사철 푸른 해송림 사이 ‘숲속의 집’에서 하룻밤을 묵으면 그냥 흘려보내기 아쉬운 만추를 만끽할 수 있다.

INFO
홍원항
주소 충남 서천군 서면 도둔리 1222-9

희리산해송자연휴양림
주소 인천시 남동구 무네미로 236

2015년 11월 사진 / 전설 기자
2015년 11월 사진 / 전설 기자

인천 가을꽃게 & 인천대공원 단풍터널 소풍
“여름이 더울수록 가을 꽃게 맛이 좋다”는 말이 있다. 사람이 더운 여름내 훌러덩 옷을 벗듯, 난류성어류인 꽃게도 수온이 높으면 여러 차례 게 껍데기를 벗고 탈피를 반복하는데 그 횟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등딱지가 커지고 살집이 붙는 걸 뜻하는 말이다. 폭염이 꽃게의 대풍을 점치는 주요 기준이 된다면, 연일 폭염특보가 내려진 올해는 성대한 ‘꽃게잔치’를 기대해도 좋을 터. “암게가 6월에 알을 낳고 나면 가을까지 속이 비어서 먹을 게 없어요. 그에 비해 수게는 암게가 알 낳는 동안 펄에서 좋은 먹이 찾아다니며 탱탱하게 살이 오르죠. 그래서 가을에는 수게, 봄에는 암게인 거예요.”

2015년 11월 사진 / 전설 기자
2015년 11월 사진 / 전설 기자

전국 꽃게 생산량의 50%가량을 책임지는 인천에서도 바다를 옆구리에 낀 소래포구 종합어시장은 가을마다 살찐 수게로 홍수가 난다. 수게 몇 마리 숭덩숭덩 썰어 넣고 얼큰하게 고춧가루를 쳐서 팔팔 끓이는 꽃게탕, 고소하고 달콤한 게 찌는 냄새에 군침이 꼴깍꼴깍. 자릿세만 내면 시장 안쪽 식당 어디든 푸짐한 꽃게 한상이 차려지지만, 가을 식도락 여행의 풍치를 더하는 방법은 따로 있다. 발갛게 익은 수게를 도시락처럼 싸서 ‘단풍터널’이 있는 인천대공원으로 소풍을 가자. 새파란 하늘 아래 젓가락으로 슬쩍 찌르기만 해도 수북하게 쏟아지는 게살과 노르스름한 내장의 풍미를 즐기다 보면 울긋불긋 단풍나무 아래 단풍보다 더 빨간 게딱지가 산처럼 쌓인다.

INFO
소래포구 종합어시장
주소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680-1

인천대공원
주소 인천시 남동구 무네미로 236

2015년 11월 사진 / 전설 기자
2015년 11월 사진 / 전설 기자

 

경남 하동 참숭어 & 형제봉 활공장 신선놀음
가을 미식 여행의 적기를 알리는 단풍알람이 울린다. 지리산에 단풍이 들 무렵이면 차진 속살에 빨갛게 단물이 드는 ‘참숭어 단풍’이다. 하동 참숭어는 노량해전의 격전지였던 노량해협의 거센 조류 속에서 자라 살집이 쫄깃쫄깃하고 차지다. 특히 찬바람 드는 11월이면 참숭어 속살에 늘큰하게 맛이 들기 시작하는데, 가을이면 참숭어 맛보려고 찾아오는 미식가의 행렬이 하동군 수협 공판장 뒤편 ‘노량포구 횟집골목’으로 이어진다.

“빨간 띠가 짙을수록 신선한데 옛날에는 보기 싫다고 다 때내삤어. 그럼 우리가 다 주워 먹고. 빨간게 젤 맛이 좋으니까.” 솜이불처럼 도톰하게 썰어낸 참숭어 속살에 붉은 단풍이 들어 있다. 칼국수가닥 같은 뱃살부터 양껏 집어 초장에 푹 찍어 먹으면 꼬들꼬들한 것이 달보드레하구나 싶으면서도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하다. 묵은지를 깔고 도톰한 회 한 점을 싸먹으면 녹진한 참숭어 회와 짜고 신 김치의 궁합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배불리 참숭어 맛을 본 뒤에는 지리산 자락 남쪽의 ‘형제봉 활공장’에서 신선놀음을 즐길 차례. 해발 1105m의 산봉우리에서 오색으로 물든 지리산 능선을 바라보면 고로쇠나무며 떡갈나무가 색동저고리처럼 어우러지는 풍경에 넋이 달아난다. 고개를 들면 구름 너머 진주, 산 너머 삼천포, 섬진강 건너 광양 백운산이 조망되고 고개를 숙이면 황금 바둑판처럼 반짝이는 무딤이들이 발아래 펼쳐진다.

INFO
하동 참숭어 축제
기간 10월 31일~11월 2일
주소 경상남도 하동군 금남면 노량해안길 16-1 (하동수협 본점 일원)

형제봉 활공장
코스 원부춘마을~지통골~수정암~형제봉 임도 갈림길~형제봉 활공장~형제봉
주소 경남 하동군 화개면 부춘리 산 1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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