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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여행 레시피] 하루에 돌아보는 목포의 낮과 밤…공룡에서 케이블카까지, 최대와 최고의 도시 
[여행 레시피] 하루에 돌아보는 목포의 낮과 밤…공룡에서 케이블카까지, 최대와 최고의 도시 
  • 황소영 객원기자
  • 승인 2020.03.12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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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규모의 목포자연사박물관
산행 못지않게 재미 주는 유달산둘레길
고하도까지 닿는 3.23km의 국내 최장 케이블카
사진 / 황소영 여행작가
목포해상케이블카는 북항스테이션에서 고하도까지 닿는 3.23km의 국내 최장 케이블카다.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여행스케치=목포] 전라남도 남서쪽에 위치한 항구도시 목포는 유난히 대중문화와 연관이 깊은 곳이다. 목포를 가보지 않은 이들도 노래와 영화 제목으로 이미 목포와 만나고 있으니 말이다.

“무안반도 남단의 목포는 동쪽에 입암산(121m), 서쪽에 유달산(228m), 북쪽은 양을산(156m)과 지적봉(189m), 남쪽은 영산강 하구와 맞닿은 도시로 고하도ㆍ눌도ㆍ달리도 등 6개의 유인도와 5개의 무인도를 포함하고 있다. 수려한 풍경은 물론 무안과 신안 등에서 공수해온 싱싱한 수산물까지 더해져 보고 걷고 먹는 즐거움이 가득한 곳이다.”

목포는 나주의 남쪽 포구라 하여 남포로 불렸던 것이 맑포를 거쳐 목포가 되었다고도 하고, 위치한 지형이 목처럼 중요한 역할을 해 목개라고 부르던 것을 한자로 표기해 목포가 되었다는 말도 있다. 

“부두의 새악씨 아롱 젖은 옷자락 이별의 눈물이냐 목포의 설움”, “세상은 잠이 들어 고요한 이 밤 나만이 소리치며 울 줄이야. 아아, 붙잡아도 뿌리치는 목포행 완행열차”, “목포행 완행열차 마지막 기차 떠나가고 늦은 밤 홀로 외로이 한잔 술에 몸을 기댄다.” 영화 <목포는 항구다>,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과는 달리 유달리 목포를 소재로 한 노래는 슬픈 이별을 이야기하고 있다. 목포는 ‘비 내리는’ 호남선의 종착역으로 시작이자 끝이 되는 곳이며, 예부터 육지와 해상의 활발한 교류로 문화적 다양성이 공존하는 도시다.

사진 / 황소영 여행작가
국내 최대 규모의 목포자연사박물관 중앙홀.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육식공룡알이 여기에, 자연사박물관
국내 최대 규모의 목포자연사박물관은 어린이는 물론 어른에게도 흥미로운 곳이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전남 압해도에서 발굴한 육식공룡 알둥지화석(천연기념물 제535호)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직경 230cm에 무게만도 3t에 달하는데 지금까지 발견된 우리나라 둥지화석 중 가장 큰 크기다. 2년여간의 정밀 작업을 통해 복원된 이 화석엔 40cm 남짓의 공룡알 19개가 들어있다. 유리 공간으로 막힌 알들 속엔 아직도 수만 년 전의 생명이 꿈틀대고 있는 것 같다. 조각난 껍질 사이로 미세한 숨소리가 들리는 것만도 같다.

사진 / 황소영 여행작가
공룡 화석을 포함 약 4만여 점의 방대한 자료를 만날 수 있다.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사진 / 황소영 여행작가
목포시 용해동에 자리한 목포자연사박물관.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중앙홀은 더 활력에 넘친다. 대형 초식공룡 디플로도쿠스와 쥐라기 육식공룡 알로사우루스, ‘알도둑’이란 오명을 쓴 오비랩터, 뿔 세 개가 인상적인 트리케라톱스, 공룡의 기원을 말해주는 코엘로피시스와 헤레라사우루스, 해양 파충류 모사사우루스, 세계에서 단 2점뿐인 진품화석 프레노케랍토스 등 갈색의 뼈를 번득이며 삐거덕삐거덕, 굳어 있던 관절을 움직여 당장이라도 그들만의 세상을 활보할 기세다. 아이들은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오가며 실시간 체험을 한다. 색색의 화면 속에서 공룡들은 우직하게 살아 움직인다.

공룡 외에도 세계 각지에서 수집한 조개류를 볼 수 있는 기증품전시실, 광물과 암석으로 지구의 역사를 이해하는 지질관, 다양한 동식물의 육상생명관, 재미있는 공룡 애니메이션 4D입체영상관, 메갈로돈 이빨 화석이 전시된 수중생명관, 서남해안 갯벌 디오라마가 있는 지역생태관 등을 돌며 총 4만여 점의 방대한 자료를 만날 수 있다.

사진 / 황소영 여행작가
유달산둘레길의 한 기점인 달성공원과 그 아래 펼쳐진 목포 시내.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도심 속 쉼터, 유달산둘레길
목포시 서남쪽 유달산은 산행으로도 큰 무리가 없는 높이지만 둘레길은 둘레길대로 산행 못지않은 재미를 준다. 어디서 시작하든 출발지로 돌아오는 원점회귀인데, 일단 유달산주차장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꺾어 걷기로 한다.

숲은 계절에 상관없이 초록으로 물이 들었다. 아직 때를 만나지 못한 앙상한 나무와 겨우 새싹을 돋은 가지들이 종종 보였지만 길의 대부분은 초록으로 물이 들었다. 붉은 동백은 저 홀로 순수한 빛을 뿜었고, 달성사 담장 너머 목련은 흐린 날 켜진 가로등처럼 환하게 빛을 내고 있었다.

사진 / 황소영 여행작가
유달산둘레길은 전체적으로 쉬엄쉬엄 걷기 편한 길이다.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사진 / 황소영 여행작가
초록으로 물든 숲이 여행자를 반겨준다.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달성사 앞 이정표를 유심히 살펴본다. 양쪽으로 퍼진 초록의 산자락엔 화살표가 그려졌다. 도심의 산답게 거미줄처럼 길이 퍼졌는데 그때마다 이 화살표를 따라 길을 잡는다. 특정자생식물원과 달성공원을 지나 조각공원에 닿는다.

1982년 개원한 국내 최초의 야외 조각공원으로 지난 2008년 작품을 교체해 새롭게 문을 연 곳이다. 길 좌우로 세워진 조각 작품도 그렇지만 왼쪽 산자락을 오가는 해상케이블카가 더 눈에 띈다. 붉은색 케이블카 캐빈은 하늘을 떠다니는 동백 같고, 하얀색 캐빈은 봄의 절정에 선 목련처럼 보였다. 무던한 길은 어민동산을 기점으로 잠시 경사를 높이며 낙조대까지 이어진다.

사진 / 황소영 여행작가
유달산둘레길이 지나는 조각공원. 1982년 개원한 국내 최초의 야외 조각공원으로 다양한 작품이 전시돼 있다.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사진 / 황소영 여행작가
따스한 봄볕에 뽀송뽀송하게 말라가는 빨래들.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우측으로 목포시가지와 바다, 좌측으론 병풍처럼 둘러쳐진 거대한 암벽이 걷는 내내 따라왔다. 길에서 만나는 마을 빨랫줄엔 알록달록 옷들이 깃발처럼 걸렸다. 봄볕은 빨래 위에 내려앉아 젖은 옷감을 뽀송뽀송하게 말리고 있었다. 막바지 오르막에 올라서면 오포대가 있는 유달산휴게소다. 봄 향기에 취해 걷다보니 어느새 주차장 이정표다. 출발점으로 돌아와 걷기 여행을 마무리한다.

사진 / 황소영 여행작가
빨간색은 일반 캐빈이며, 크리스털 캐빈은 하얀색이다.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해상케이블카 타고 고하도까지
목포해상케이블카는 도심의 북항스테이션을 출발해 유달산 정상부에서 기역자로 꺾여 바다 건너 고하도까지 가 닿는 3.23km의 국내 최장 케이블카다. 최고 155m의 아찔한 높이로 왕복 40분쯤 걸린다. 중간 경유지인 유달산스테이션에선 내려도 되고, 내리지 않아도 되지만 마지막 고하도스테이션에선 전원 내렸다가 승강장으로 돌아가 줄을 서고 타야 한다. 목포의 낮과 밤을 모두 보려면 하루 여행의 마지막 코스로 넣는 게 좋다.

북항스테이션에서 유달산스테이션을 경유한 크리스털 캐빈은 드디어 바다 구간으로 접어들었다. 투명한 유리바닥 아래로 바다가 그대로 보였다. 컨테이너를 실은 배가 기다란 꼬리를 흔들며 사라진다. 요술 양탄자를 탄 것처럼 모든 풍경은 발아래 펼쳐져 있었다. 바다를 건넌 캐빈은 종점인 고하도에 사람들을 차례대로 내려놓는다. 야경을 보려면 해가 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일부는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일부는 전망대까지 산책을 한다.

사진 / 황소영 여행작가
목포해상케이블카의 종점인 고하도스테이션에서 내려 산책 삼아 사진 속 전망대까지 다녀오는 게 좋다.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사진 / 황소영 여행작가
어둠이 내려앉은 목포해상케이블카 일대 풍경.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판옥선 열세 척을 모티브로 한 전망대에 올라 목포의 어둠을 기다린다. 기다란 목포대교와 쉴 새 없이 오가는 캐빈 사이로 서서히 해가 지고 있었다. 불 밝힌 캐빈은 누군가의 소원을 담은 풍등처럼 어두운 하늘 위에서 미세하게 흔들렸다. 다시 고하도스테이션으로 돌아간다. 낮에 보았던 풍경과 밤에 보았던 풍경은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 목포는 하나둘 켜진 불빛으로 낮보다 화려한 꿈을 꾸는 중이다. 이 땅의 건강을 기원하는 촛불처럼 보이기도 한다.

원데이 목포 여행 레시피
① 목포자연사박물관의 관람료는 어른 3000원, 어린이 1000원이다. 한 번 매표하면 목포생활도자박물관과 문예역사관을 함께 볼 수 있다. 4D 입체영상관은 2000원의 별도요금을 내야 한다. 세 곳을 다 보려면 2시간쯤 걸린다. 월요일은 휴관한다. 
② 자연사박물관에서 약 5km 거리에 유달산주차장이 있다. 주차장 입구를 등지고 유달산둘레길 이정표를 따라 달성사~조각공원~어민동산~낙조대~오포대를 거쳐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다. 약 6km이며 쉬엄쉬엄 2시간 30분이면 충분하다.
③ 주차장에서 2.5km 거리에 해상케이블카 북항스테이션이 있다. 요금은 일반 캐빈 어른 2만2000원, 어린이가 1만6000원이며,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털 캐빈은 그보다 5000원씩 비싸다. 유달산을 경유해 고하도스테이션까지 가며 편도와 왕복(40분) 선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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