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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청정지역 시골 여행 Ⅱ ③] 푸르른 생명력이 넘실대는 고장, 연천 푸르내마을
[청정지역 시골 여행 Ⅱ ③] 푸르른 생명력이 넘실대는 고장, 연천 푸르내마을
  • 조아영 기자
  • 승인 2020.04.12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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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탄강과 비옥한 땅을 품은 곳, 연천 푸르내마을
직접 농작물 수확하며 결실의 기쁨 누릴 수 있어
마을과 인접해 함께 여행하기 좋은 전곡리 유적
[편집자주] 완연한 봄 날씨가 무색하게도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를 둬야만 하는 일상. 녹음이 짙어가는 계절의 문턱에서 <여행스케치>가 대신 길을 나섰습니다. 시골의 정겨움이 묻어나는 지리산 자락 마을, 농촌과 바다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마을, 도심과 가까워 훌쩍 떠나기 좋은 마을을 소개합니다. #코로나19 함께 이겨냅시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자연과 어우러진 풍경이 인상적인 푸르내마을 전경. 사진 / 푸르내마을

[여행스케치=연천] 깎아지른 듯한 바위 절벽과 주상절리 등 오랜 세월 자연이 빚은 한탄강 일대의 풍광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한탄강과 임진강이 만나 굽이굽이 흐르는 연천에는 멋들어진 풍경과 너른 농토를 지닌 푸르내마을이 자리한다. 청정한 자연의 품에서 뛰놀고 정갈한 마을 음식을 맛보며 늦은 봄을 만끽하러 간다. 

한탄강 국가지질공원에 속한 연천군 청산면 푸르내마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너른 밭과 3층 규모의 체험관이 시선을 붙잡는다. 체험관을 지나 세모 지붕을 반듯하게 얹은 통나무 펜션에 멈춰 서면 유순한 강줄기와 작은 마을을 수호하듯 우뚝 솟은 좌상바위가 보인다. 자박자박 걸음을 옮길수록 상쾌한 공기가 온몸을 감싸 마음마저 가벼워진다.

굽이도는 한탄강과 비옥한 땅을 품다
연천 푸르내마을은 2008년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면서 이듬해 3월 농촌 체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모심기, 농작물 수확, 비누 만들기 등 현재 진행 중인 체험만 40여 가지에 달할 정도로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린다. 양갑숙 푸르내마을 사무국장은 “농촌의 가치와 우리 농산물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지속해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라며 “가족 단위는 물론 초등학생부터 대학생, 직장인 워크숍 등 많은 체험객이 찾곤 한다”고 말한다.

사진 / 조아영 기자
푸르내마을의 이동수단인 마차. 사진 / 조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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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내마을은 한탄강 국가지질공원 내에 자리하며, 2011년 식생활우수체험공간으로 지정됐다. 사진 / 조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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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갑숙 사무국장은 “농촌의 가치와 우리 농산물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지속해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한다. 사진 / 조아영 기자

푸르내마을의 명칭에는 늘 푸르른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 ‘청산애’ 등 여러 후보가 거론됐지만, 보다 부르기 편한 ‘푸르내’를 채택한 것. 북쪽 한탄강 상류를 비롯해 동쪽의 종현산(해발 588.5m) 등 산과 강을 두루 지닌 고장인 만큼 늘 푸른 풍경이 펼쳐지는 곳이기도 하다.

마을에 방문한 이들이 가장 먼저 찾게 되는 푸르내마을 체험관은 사무실과 교육장 및 체험장, 숙소를 겸하고 있다. 2층 신축동은 모두 방문객을 위한 숙소로 쓰이며, 토마토방, 오이방 등 지역 특산물에서 이름을 딴 아기자기한 방과 주상절리방, 좌상바위방, 재인폭포방 등 인근 명소를 담은 숙소 9동이 모여 있다. 체험관 바로 앞에는 아담한 통나무 펜션 클라인 가르텐(Kleine Garten) 5채가 마련되어 있어 가족 단위 체험객이 묵기 좋다. 모든 숙소는 주방을 갖추어 내부에서 간단한 취사도 가능하다.

사진 / 조아영 기자
마을 내 숙소로 쓰이는 클라인 가르텐. 사진 / 조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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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는 물놀이 체험장에서 더위를 식힐 수 있다. 사진 / 푸르내마을

클라인 가르텐과 마주 보는 자리에는 물놀이 체험장이 있어 무더운 여름날 더위를 식힐 수 있다. 5월부터 10월까지는 이곳에서 메기를 잡는 체험도 진행해 즐거움을 더한다.

농촌에서 누리는 결실의 기쁨
푸르내마을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체험은 지역에서 난 청산오이를 활용한 프로그램이다. 다소 낯설법한 청산오이는 지난해 첫 번째 축제를 개최할 정도로 알음알음 소문난 특산물이다.

양갑숙 사무국장은 “연천은 우리나라의 북쪽에 위치한 만큼 기후의 기복이 심해 열매 맛이 좋다”라며 “땅이 얼고 녹는 것을 반복하며 맛이 들고 청산오이의 경우 아삭한 맛이 특히 일품”이라고 설명한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앙증맞은 모양새의 푸르내마을 오이 조형물. 사진 / 조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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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난 오이를 수확해보고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사진 / 푸르내마을

오이소박이, 피클 등 먹거리를 만드는 체험도 마련되어 있지만, 단순히 음식을 만들고 먹는 체험에서 그치지 않는다. 청산오이 추출물과 비누 베이스를 이용한 오이 보석바 비누 만들기는 나만의 비누를 만들 수 있어 인기가 뜨거운 체험이다.

6명이 한 조가 되어 별, 하트 모양 등 미리 원하는 모양을 만든 뒤, 비누 베이스를 부어 굳히면 완성된다. 비누 만들기 체험은 단호박, 율무 등 또 다른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만들어 볼 수도 있으며, 과정이 어렵지 않아 어린이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다. 체험장 곳곳에는 오이 캐릭터 모양 패널이 세워져 있어 인증사진을 남기기 제격이다.

양갑숙 사무국장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마을을 찾는 체험객도 많다”며 “초여름에 모를 심고, 가을이면 쌀을 수확해 도정하는 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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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의 대표적인 명소인 재인폭포. 사진 / 푸르내마을
사진 / 조아영 기자
아우라지 베개용암은 마을에서 차량으로 약 10분 거리에 자리한다. 사진 / 푸르내마을

한편, 푸르내마을에서 도보 10분 거리에는 청산보건소와 청산우체국, 식당 등이 있으며, 농협과 마트도 가까워 체험 중 생길 수 있는 불편을 덜어준다. 전곡시외버스터미널 또한 마을에서 멀지 않아 이동에 제약이 적은 편이다. 또 차량으로 약 10분 거리에는 연천의 대표 명소인 아우라지 베개용암과 재인폭포가 자리해 언제든 여행의 즐거움을 흠뻑 느낄 수 있다.

체험 후에는 구석기 시대로 떠나볼까
푸르내마을과 인접한 전곡읍에는 동아시아 최초로 주먹도끼가 발견돼 세계를 놀라게 했던 전곡리 유적이 자리한다. 마을에서 약 10분이면 닿을 수 있으며, 유적 중심부는 너른 잔디밭이 조성되어 있어 자유롭게 산책하기 좋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연천 캐릭터 '고롱이'와 '미롱이', '연천이'가 여행객을 반겨준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사진 / 조아영 기자
다양한 조형물과 움막으로 꾸며진 전곡리 유적 전경. 사진 / 조아영 기자

선사시대인의 모습을 재현한 조형물과 움막, 역사상 가장 거대한 뿔을 가졌던 넙적큰뿔사슴, 날카로운 이빨을 훤히 드러낸 검치호랑이(스밀로돈) 조형물 등 볼거리가 다양해 구석구석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유적지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우선 방문자센터에서 한탄강 국가지질공원과 명소에 대한 정보를 살펴본 뒤 길을 나서는 것을 권한다. 지질해설사로 활동하는 서성철 로이카페 대표의 설명을 들을 수 있으며, 전시공간 옆에 자리한 로이카페에서 아슐리안 주먹도끼를 닮은 주먹도끼빵도 맛볼 수 있다.

토층 전시관에서는 발굴조사 이후 최초 발굴 당시 모습을 복원한 피트(구덩이)와 발굴조사 기준점 등 살펴볼 수 있다. 인류의 진화 과정 등을 흥미롭게 전시한 전곡선사박물관도 함께 둘러볼 만 하다.

한편, 전곡리 유적에서 매년 5월 어린이날을 전후해 열렸던 연천 구석기 축제는 코로나19로 인해 오는 10월 개최될 예정이다. 주먹도끼 만들기 체험, 뗀석기로 자른 고기를 불에 구워 먹는 구석기 바비큐 등 흥미로운 체험이 가득해 온 가족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푸르내마을 체험관 외부 전경. 사진 / 조아영 기자

INFO 연천 푸르내마을
한탄강 국가지질공원 내에 둥지를 튼 푸르내마을은 2008년 농림부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선정된 이후 현재까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오랜 시간 체류하며 농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1박 2일, 2박 3일 일정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주소 경기 연천군 청산면 청연로 3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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