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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6월호
[드라마 속 여행지] 물소리, 바람소리가 머무는 정겨운 곳, 드라마 ‘포레스트’ 속으로 떠나요~
[드라마 속 여행지] 물소리, 바람소리가 머무는 정겨운 곳, 드라마 ‘포레스트’ 속으로 떠나요~
  • 송인경 여행작가
  • 승인 2020.05.18 1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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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드라마 '포레스트' 촬영지인 강릉과 평창
포스터 등 촬영 소품 살펴볼 수 있는 미령병원
머릿속도, 마음도 비워지는 월정사 전나무숲길
사진 / 송인경 여행작가
우거진 나무의 환영을 받으며 월정사로 향하는 길. 사진 / 송인경 여행작가

[여행스케치=강릉, 평창] 코로나19로 인해 몸도 마음도 모두가 힘든 시기, 그 어느 때보다 힐링이 필요하다. 이럴 때, 싱그러운 자연과 함께 하는 여행을 통해 일상에 비타민과 같은 활력을 충전해보는 건 어떨까. 단순한 여행을 넘어 누군가에게는 치유의 여행이 될지도 모른다. KBS 드라마 <포레스트> 속 주인공처럼….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첩보, 수사물이나 상상력을 자극하는 신비로운 분위기의 판타지 드라마가 대세인 요즘. ‘숲’이라는 자연을 주제로 한 드라마가 방영돼 눈길을 끌었다. 안방극장으로 푸릇푸릇한 청량감을 선사한 KBS 드라마 <포레스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구름도 쉬어가는 곳, 어흘리마을
국내 굴지의 투자회사 본부장으로 손대는 사업마다 엄청난 수익률을 올리는 기업 인수ㆍ합병 스페셜리스트인 강산혁(박해진 분). 어여쁜 외모에 화끈한 성격, 자신감마저 충만한 외과의 정영재(조보아 분). 남부러운 것 없는 가히 성공한 인생이라 할 수 있는 두 사람에게도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으니, 가슴 속 깊이 자리한 마음의 상처이다. 그런 그들이 각기 다른 이유와 목적을 가지고 ‘미령마을’로 향하면서 두 사람의 삶에 새로운 변화가 찾아온다. 

사진 / 송인경 여행작가
드라마 속 미령마을처럼 고즈넉한 어흘리마을. 사진 / 송인경 여행작가
사진 / 송인경 여행작가
드라마에 등장한 미령리구판장은 실제 구판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사진 / 송인경 여행작가

숲과 함께 드라마의 주 무대가 된 미령마을은 가상의 장소이지만, 실제 촬영지가 존재한다. 바로 구름도 쉬어간다는 대관령에 자리한 ‘어흘리마을’이다. 1914년 가마골, 문안, 반젱이, 굴면이, 제민원 등을 합쳐 만든 행정리로써, 울창한 숲과 맑은 계곡으로 둘러싸인 곳이다.

그중에서도 드라마 속 장소로 주로 등장한 곳은 ‘어흘리구판장’ 앞이다. 산혁이 집을 구하기 위해 돌아다니다 잠시 쉬어간 곳이었으며, 구판장 앞에 놓인 정자는 마을 어르신들의 주요 모임 장소였다. 

마을에 들어서면 조용한 가운데 물소리, 바람 소리, 낯선 이를 향한 충견의 짖음만이 정겹게 들려온다. 간혹 길을 지나는 자동차의 소리도 들려오지만, 그 소음조차 싫지 않게 느껴지는 건 마을에서 묻어나는 여유로움이 여행자의 마음에도 스며들기 때문일 것이다. 구름이 쉬어간다는 마을은 마음도 잠시 쉬어가게 하는 기분 좋은 휴식처로 느껴진다.

사진 / 송인경 여행작가
어흘리에 자리한 또 다른 명소인 삼포암폭포. 사진 / 송인경 여행작가

INFO 어흘리마을(어흘리마을회관)
주소
강원 강릉시 성산면 삼포암길 2

사진 / 송인경 여행작가
약 100년 만에 문을 열어 사람들의 발길을 허락한 대관령 소나무숲. 사진 / 송인경 여행작가

신비로운 숲, 비밀의 문이 열리다
한동안 마을을 둘러보다 보면 바닥에 새겨진 안내 표시가 눈에 들어온다. ‘대관령 소나무숲’ 표시를 따라 어흘리주차장에서 10여 분 정도를 걸어가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은 소나무로 가득한 숲이 눈 앞에 펼쳐진다. 

대관령 소나무숲은 오랜 세월 닫아뒀던 비밀의 문을 열어 사람들의 발길을 허락한 곳이다. 2018년 12월 약 100년 만에 공개된 곳으로, 축구장 570여 개 넓이의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또한 제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22세기를 위해 보존해야 할 숲으로 지정되는 등 숲의 아름다움과 가치 역시 인정받은 곳이다. 

사진 / 송인경 여행작가
바닥에 그려진 표시를 따라 이동하면 된다. 사진 / 송인경 여행작가
사진 / 송인경 여행작가
대관령 소나무숲은 아름다움과 가치를 인정받은 숲이다. 사진 / 송인경 여행작가

어흘리마을에 대관령 소나무숲이 있듯, 드라마 속 미령마을엔 미령숲이 터줏대감처럼 자리한다. 미령숲은 미령마을과 함께 드라마의 중심이 되는 곳으로, 마을의 비밀을 품고 있는 곳이자, 알 수 없는 이유로 생겨난 산혁의 환상통의 진원지이며, 주인공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공간으로 그려진 장소다. 

제작진이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드라마 속 미령숲엔 과거 큰불이 났다. 이로 인해 산혁을 비롯해 마을 사람 모두가 평생 잊지 못할 큰 아픔을 겪게 되는데, 실제로 어흘리마을에서도 2017년에 1000여 명이 투입돼 진화작업을 벌일 정도로 큰 불이 난 적이 있다. 명칭은 다르지만 많은 것이 닮아 있는 이곳에 서 있으면 드라마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INFO 대관령 소나무숲(어흘리주차장)
주소
강원 강릉시 성산면 어흘리 508

사진 / 송인경 여행작가
드라마 '포레스트'의 대표적인 촬영지인 미령병원. 사진 / 송인경 여행작가

깊고 깊은 산속 미령병원을 찾아
거침없는 성격의 주인공 정영재. 그런 그녀도 약해지는 순간이 있다. 바로 자신의 트라우마와 마주했을 때이다. 병원에서 아들과 함께 죽으려고 했던 아버지가 깨어나 다시 자식을 죽이려 하자 살해당할 뻔했던 자신의 옛 기억이 떠올라 괴로운 영재. 결국 아들을 죽이려 하는 아버지를 공격하게 되고, 그로 인해 지방 병원으로 좌천되는 신세가 되고 만다. 

굽이굽이 산길을 한참 동안 달리다 차가 고장 나버려 열심히 숲속을 걷고, 우연히 만난 산혁의 차를 얻어 타고서야 겨우 도착할 수 있었던 미령병원. 그야말로 산 넘고 물 건너에 버금가는 고생길이었다. 그렇게 미령병원은 산골 오지에 위치한 것으로 표현됐다. 하지만 실제 미령병원은 차들이 쌩쌩 달리는 도로 옆에 자리하고 있어 다소 이질감이 느껴진다.

사진 / 송인경 여행작가
포스터 등 드라마 촬영을 위한 소품이 남아 있어 볼거리를 더한다. 사진 / 송인경 여행작가
사진 / 송인경 여행작가
과거 이곳이 학교였음을 알게 하는 삼한분교의 흔적들. 사진 / 송인경 여행작가

드라마 속 미령병원은 영재의 새로운 일터이자, 마을과 숲에 숨겨져 있는 비밀을 밝혀내는 중요한 장소이다. 이곳에 도착하면 입구에서부터 ‘미령병원’이라 쓰인 커다란 간판이 반겨준다. 하지만 실제 이곳은 병원이 아닌 1997년 폐교된 횡계초등학교 삼한분교장이다. 드라마 촬영을 위해 잠시 사용되었던 것이라 현재는 안으로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멀리서나마 건물을 살펴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입구에 마련된 병원 안내판도 소소한 재미를 준다. 드라마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 장소임에도 실제 병원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포스터를 꼼꼼히 배치해놓은 것을 보면 그 세심함에 감탄하게 된다.

INFO 횡계초등학교 삼한분교
주소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472-1

사진 / 송인경 여행작가
오대산 월정사로 향하는 길을 거니는 여행객들의 모습. 사진 / 송인경 여행작가
사진 / 송인경 여행작가
드라마 속에서는 남자주인공 산혁의 소원인 ‘입신양명 · 성공출세’가 적힌 종이가 달려 있던 월정사 연등. 사진 / 송인경 여행작가

머릿속도, 마음도 비워지는 길…월정사 전나무숲길
“촬영 거리만 2만km가 될 정도로 예쁘고 아름다운 곳을 많이 찾아다녔다”는 주인공 조보아 씨의 말처럼 드라마 <포레스트>에는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장소가 많이 등장한다. 그중 한 곳이 바로 오대산 월정사이다. 

오대산은 산 가운데의 다섯 봉우리가 오목하게 원을 그리고 있고, 산세가 다섯 개의 연꽃잎에 싸인 연심(蓮心)과 같다 하여 이름 붙여진 곳이다. 푸른 침엽수림으로 둘러싸여 있어 사시사철 눈과 마음을 맑게 해주는 청량한 기운이 가득하다. 또한 국내에서 유일하게 산 전체가 불교 성지인 곳으로, ‘마음의 달이 아름다운 절’이라 불리는 월정사를 품고 있다. 

월정사로 들어서면 색색의 연등이 가장 먼저 눈길을 끈다. 이곳의 연등이 더 특별하게 여겨지는 것은 “거리마다 연등이 빼곡히 걸리는데 아, 엄마들의 기도가 저렇게 달리는구나”라고 했던 드라마 속 영재의 대사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연등에 적힌 소망은 각기 다르지만 사랑하는 이들의 안녕과 소원성취를 바라는 그 마음만은 모두 같을 것이기에 연등을 ‘엄마들의 기도’라고 표현한 것에 공감을 하게 된다. 

사진 / 송인경 여행작가
월정사 숲길의 평온하고 아름다운 풍경 속을 걷는다. 사진 / 송인경 여행작가
사진 / 송인경 여행작가
신라시대에 창건된 월정사는 수많은 문화재를 간직하고 있는 우리나라 대표 사찰 중 한 곳이다.  사진 / 송인경 여행작가

월정사를 뒤로하고 나서는 길엔 양옆에 선 전나무가 맞아준다. 이곳이 드라마 <도깨비>를 비롯해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 광고에 자주 등장한 전나무숲길이다. 수많은 방송 매체와 사람들이 이곳을 자주 찾는 것은 단지 아름다운 풍경 때문만은 아니다. 물소리, 새의 지저귐, 다람쥐의 분주한 움직임. 이 모든 것이 하모니를 이뤄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숲이 주는 긍정적인 효과 때문일까. 숲은 흔히 ‘치유의 공간’으로 비유되곤 한다. 드라마 <포레스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주인공 주변엔 언제나 푸릇푸릇한 숲이 있었고, 그 푸르름은 어느새 그들의 마음속에도 움트며 상처를 어루만져 주었다. 딱딱한 아스팔트가 아닌 폭신한 흙길을 걸으면 긴장했던 몸과 마음도 스르륵 풀리는 것만 같다. 일상에 지치고 힘들 때면, 쫓기듯 사는 삶이 힘겨울 때면 그리워질 듯한 순간이다. 

INFO 월정사
입장료
성인 5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500원
주차료 승용차 2000원, 중형차 5000원(성수기 5월~11월 요금, 비수기 중형차 4000원)
관람시간 일출 2시간 전~일몰 전
주소 강원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로 3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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