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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근교 여행] 전기 캐는 바다, 그 바다 옆 공원 시.화.호. 조력발전소 T-Light공원
[근교 여행] 전기 캐는 바다, 그 바다 옆 공원 시.화.호. 조력발전소 T-Light공원
  • 서지예 기자
  • 승인 2018.08.17 0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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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2013년 9월 사진 / 서지예 기자
2013년 9월 사진 / 서지예 기자

 [여행스케치=안산] 지난 5월, 시화호 조력발전소에 반짝이는 윤슬로 둘러싸인 공원이 문을 열었다. 푸른 물결과 낭만적인 공원 풍경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는 데다 오이도와 대부도에서 차로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어 접근성 또한 좋다. 한적한 바닷가 산책을 원한다면 지금 떠나보자!

요사이 다채로운 해안 풍경을 감상하며 걷는 해솔길로 인기 상승 중인 대부도, 그곳으로 향하는 길에 즐거움이 하나 더 늘었다. 지난 5월 단장을 마치고 개방한 시화호 조력발전소 내의 T-Light공원(이하 티라이트공원)이다. 우리나라에선 처음으로 조력발전소 일부를 공원으로 꾸미고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한 경우라 흥미롭다. 발전소 건설 중에 나온 흙을 이용해 건설한 면적이 2만여 평에 이르는데 거대한 오벨리스크나 물결을 상징하는 미술 작품 등이 바다와 어우러진다. 보도블록이 깔려 자연스러운 해변은 볼 수 없지만 서해를 가르며 뻗어 있는 시화방조제 중간에 위치해 넉넉한 바다 풍경이 일품이다. 여기에 환상적인 서해의 낙조를 감상하도록 한 전망 데크와 낙조를 보는 달빛광장, 바다를 배경으로 공연이 열리는 잔디마당, 티라이트휴게소 등이 다양하게 조성되어 있다. 

2013년 9월 사진 / 서지예 기자
바닷바람이 싱그러운 산책로. 2013년 9월 사진 / 서지예 기자

“티라이트공원의 제일 큰 매력은 접근성에 있죠. 대부도나 오이도에서 차로 2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거든요. 근교에서 이만한 바다 풍경을 만나기가 쉽지 않지요.” 


티라이트공원에서 만난 시화조력관리단의 김기철 차장의 말처럼 티라이트공원은 인기 드라이브 코스로 손꼽히는 오이도에서 대부도를 잇는 시화방조제에 위치한 데다 서울에서도 그리 멀지 않다. 그래서인지 시화방조제 길에 있는 티라이트휴게소에 들렀다가 휴게소 앞에 펼쳐진 바다 풍경에 반해 공원으로 걸음을 옮기는 이들도 적지 않다. 

2013년 9월 사진 / 서지예 기자
바닷물 가까이 갈 수 있도록 한 친수 공간. 2013년 9월 사진 / 서지예 기자
2013년 9월 사진 / 서지예 기자
조력발전을 위해 물때까지 물을 가둬놓았다. 2013년 9월 사진 / 서지예 기자

공원은 경로를 정하지 않고 발길 가는 대로 걸으며 모두 둘러볼 수 있다. 그중 제일 매력적인 구간은 큰가리섬이 보이는 산책로. 봉긋한 바위섬은 조력발전소가 들어서면서 짝꿍이었던 작은가리섬을 잃었는데 한때는 두 섬을 부부처럼 생각해 ‘쌍섬’이라 불렀다고 한다. 두 섬의 이별이 안타까웠던 사람들은 티라이트공원을 건설할 때 작은가리섬의 흙도 넣어주었단다. 사라진 섬의 사연이 깃든 공원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은 이곳이 인공적으로 조성된 공간이란 사실도 잊게 만들 만큼 평화롭고 아름답다. 큰가리섬 뒤로 푸른 서해가 넘실거리고, 수평선 어귀엔 송도신도시의 마천루가 실루엣을 그려낸다. 그 옆으론 인천대교며 인천 LNG 인수기지를 드나드는 선박도 아스라이 보이는데 번잡하다는 생각보단 도심에서 벗어났다는 해방감이 몰려온다. 티라이트휴게소의 옥상전망대에 오르면 이런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비 온 뒤 뭉게구름이 피어난 날이면 낙조를 감상하기에도 뛰어난 전망을 자랑하니 꼭 올라보자.

공원의 또 다른 매력은 주변에 흥청거리는 유흥가가 없다는 것이다. 현란한 네온 간판과 횟집들로 북적이는 오이도나 월미도와는 다른 차분한 분위기가 가족 단위 여행객의 발길을 이끈다. “근처에 살아서 아이들 데리고 한번 와봤는데 한적해서 참 좋네요. 주말에 휴양지라도 가면 사람 구경하러 온 건지 뭔지 도통 정신없을 때가 많은데 말이죠. 거기다 공원이 탁 트여서 아이들이 갈매기 쫓는다고 마음껏 뛰어다녀도 안심이 되네요.” 공원엔 들어가지 말란 푯말로 움찔하게 만드는 잔디밭 앞 경고문도 없고, 공간이 탁 트여 신나게 뛰놀 수 있어 아이와 잠시 들른 강희주 씨도 만족스럽단 의견이다. 

2013년 9월 사진 / 서지예 기자
티라이트휴게소 옥상에서 보이는 풍경화 같은 전경. 2013년 9월 사진 / 서지예 기자

바다로 뻗은 전망 데크에선 갈매기와 꼬마들의 꼬리잡기가 한창이다. 갈매기 떼는 눈치가 귀신같아 새우깡을 꺼낼 것 같은 사람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손에서 떨어지기가 무섭게 과자를 낚아챈다. 이 밖에도 공원에선 캠핑을 하며 한가로이 바닷바람을 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환영받는다. 참고로 취사는 불가.


공원 어디를 걷더라도 쉼 없이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기분 좋게 머리를 헝클어놓는다. 잔잔한 분위기에 빠져 걷다 보면 어느새 이곳이 세계 최대의 조력발전소이자 연간 50만 명이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하는 곳이란 사실을 잊곤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발전 시설과 관리사무소가 공원 끄트머리에 있어 눈에 잘 띄지 않는 탓이다. 뭉게구름을 오렌지색으로 물들인 낙조가 화려한 색채 쇼를 벌이는가 싶더니 이내 푸르스름한 어둠이 내렸다. 낮 동안 충전한 태양열로 밝히는 조형물이 은은한 매력을 더해 낮과는 또 다른 낭만을 자아낸다.

INFO. 
주소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동동 2098 시화호 조력관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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