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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여름엔 야간여행 ①] 하늘엔 별빛, 땅위엔 반딧불! 빛으로 감싸이는 여름밤, 영양 반딧불이생태공원
[여름엔 야간여행 ①] 하늘엔 별빛, 땅위엔 반딧불! 빛으로 감싸이는 여름밤, 영양 반딧불이생태공원
  • 노규엽 기자
  • 승인 2020.07.13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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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반딧불이생태공원, 2015년 아시아 최조로 국제밤하늘보호공원 선정
푸른 하늘 은하수를 보기 좋은 여름밤
땅위에서 빛나는 특별한 곤충, 반딧불이
김화분 사진작가의 입선 작품. 영양 국제밤하늘 보호공원 밤하늘의 별들. 사진 제공 / 영양군청

[여행스케치=영양] ‘푸른 하늘 은하수.’ 동요 <반달>의 가사처럼 밤에도 하늘이 푸른 여름은 은하수를 보기 좋은 계절이다. 국내에서 별보기 가장 좋은 곳이라 불리는 영양군에서 밤하늘의 별을 보며 더위를 씻어보자. 이 시기에는 땅위에서 빛나는 특별한 곤충, 반딧불이도 볼 수 있어 더욱 소중한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영양군은 경상북도 대표적인 산간오지로 사람보다 자연이 더 풍부한 곳이다. 덕분에 오염되지 않은 청정한 자연을 잘 간직하게 되었고, 국내에서 밤하늘이 가장 어두워 별자리를 관측하기 좋은 곳이 되었다. 그 중심지가 영양군생태공원사업소가 관리하는 반딧불이생태공원이다.

불을 끄고 별을 켜는 밤하늘보호공원
반딧불이생태공원은 영양에서도 최북단, 울진과 경계를 이루는 수하계곡이 흐르는 수비면 수하리에 자리해있다. 영양읍에서도 차로 40여 분이 걸리는 이곳은 도로를 따라 차를 계속 몰아도 송방마을과 오무마을 두 곳만이 남아있을 정도로 인적이 드문 곳. 마을 주민이 아니라면 별과 반딧불이를 관찰하기 위한 목적 외에는 찾아올 일이 없는 곳이다.

청정지역에 자리한 밤하늘 보호공원. 사진 / 노규엽 기자
영양 반딧불이 천문대의 전경. 사진 / 노규엽 기자
영양 반딧불이 천문대에서는 반딧불이와 밤하늘 모두 볼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영양 반딧불이 천문대 밤하늘 풍경. 사진 제공/ 영양군청

반딧불이생태공원에는 반딧불이천문대가 있다. 이름 그대로 반딧불이와 별을 관찰하는 천문대가 함께 있음을 뜻하는 곳이다. 국내 이름난 천문대들이 보통 산등성이에 위치해 있는 것과 달리, 반딧불이천문대는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인 계곡에 붙어 위치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찬 주무관은 “천문대가 꼭 높은 산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알려준다.

“연구 목적의 천문대들이 산에 있는 경우가 많죠. 날씨가 흐린 날에 관측이 어려운 점을 피하려는 목적입니다. 하지만 별은 높이보다는 빛으로 인한 공해가 적을수록 잘 보이죠. 좋은 밤하늘 아래 자리 잡은 반딧불이천문대는 별을 보여주는 것이 목적인 천문대입니다.”

이 지역은 한국반딧불이연구회가 지정한 반딧불이 보호지역이면서 국제밤하늘보호공원으로도 지정되어 있다. 이를 위해 도로의 가로등을 최소화하고 불빛을 아래로 비추게 설치하는 등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한다. 덕분에 별다른 장비를 준비하지 않아도 육안으로 별과 반딧불이를 보기 최적인 장소가 된 것이다.

국제밤하늘보호공원이란?
이형직씨의 '수하의 밤하늘'. 사진 제공 / 영양군청

국제밤하늘협회(IDA)가 전 세계에서 별빛이 밝은 밤하늘을 지닌 지역을 선정해 지정하는 공원. 2007년 미국의 내추럴 브리지스 국립 천연기념물이 보호공원으로 처음 지정된 이후 세계 30개 지역 이상이 국제밤하늘보호공원으로 채택됐다. 밤하늘 품질에 따라 골드, 실버, 브론즈 등으로 등급을 나눠 평가하며, 골드 등급은 환경오염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은 곳에, 실버 등급은 빛 공해가 심하지 않아 육안으로 천체 현상을 관측할 수 있는 곳에 부여한다. 영양 반딧불이생태공원 일대는 2015년 10월 아시아 최초로 밤하늘보호공원으로 선정되었으며, 실버 등급이 부여되었다.

반딧불이생태공원 알차게 즐기기
별과 반딧불이를 보려면 해가 완전히 져서 어두컴컴한 시간이 되어야하지만, 반딧불이생태공원은 낮에도 즐길 거리가 꽤 많다. 먼저 가장 중심이 되는 반딧불이천문대는 천문대 건물과 별생태체험관으로 나눠져 있다. 

여름밤이면 데크를 걸으며 반딧불이를 관찰할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별생태 체험관에서 사슴벌레가 서식하고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별생태 체험관의 모습. 사진 / 노규엽 기자
반딧불이 생태숲에서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쉼터도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천문대 건물은 별에 관한 주관측이 이루어지는 곳이면서 별에 관한 별의별 정보들을 얻을 수 있는 곳이다. 건물 1층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태양계 별들과 은하계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키오스크 등이 있고, 돔 스크린을 갖춰놓은 천체투영실에서 별과 어둠에 관한 영상도 볼 수 있다. 2층은 주관측실과 보조관측실이 있는 곳으로 낮에는 태양 관측, 밤에는 각종 별과 은하를 관측할 수 있는 망원경이 갖춰져 있다.

별생태체험관은 천문대보다 더 흥미로울 수 있는 곳이다. 1층 입구를 들어서면 반딧불이생태공원이 있는 수하계곡 부근에 살고 있는 동식물들을 알아볼 수 있는 전시관이 꾸며져 있고, 그 맞은편에는 사슴벌레, 반딧불이 등을 실제로 볼 수 있는 공간을 갖춰놓았다. 2층에도 VR체험실과 함께 별에 관한 다양한 정보들이 준비되어 있는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빛 공해체험이다. 

빛 공해체험은 한쪽 벽면으로 영상이 펼쳐지는 한편, 준비된 자리에 각종 나무 블록 또는 빌딩 같은 건물 블록을 올릴 수 있는 기구. 건물을 많이 올리면 불빛이 밝은 도시들이 영상에 뜨며 별이 보이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나무를 많이 올려 자연에 가까워질수록 별이 잘 보이는 환경을 보여준다. 

박찬 주무관은 “하늘에는 언제나 별이 있지만 도시에서는 조명 등 화려한 빛 때문에 별이 보이지 않고, 땅 위의 불빛을 줄일수록 하늘의 별이 잘 보인다는 걸 알려준다”며 “별을 보기 위해 빛 공해를 줄여야 하는 이유를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체험실”이라고 말한다.

천문대 외에도 주변을 둘러보면 좋다. 천문대 앞을 흐르는 수하계곡 맞은편에 보이는 숲과 언덕은 반딧불이의 공간인 반딧불이생태공원과 반딧불이생태숲이다. 반딧불 관찰은 해가 진 이후에 가능하지만, 자연환경이 좋아 낮 시간에도 산책을 즐기기 좋다. 

특히, 언덕 위로 꽤 넓은 공간에 꾸며놓은 생태숲은 수생식물관찰장, 음지식물원, 하늘광장 등을 조성해놓아 시원한 바람과 함께 여름 한낮의 더위를 피하기 좋은 장소다. 

반딧불이천문대의 최대 방문 목적은 하늘이 깜깜해진 밤이다. 날씨만 허락된다면 계절에 맞는 별 보기 체험이 박찬 주무관의 진행 아래 행해진다. 박찬 주무관은 “별을 보기 위해서는 계절보다는 날씨가 중요하다”며 “대표적으로 여름에는 은하수, 겨울에는 별똥별을 관찰하기 좋다”고 말한다.

Info 반딧불이생태공원
반딧불이. 사진 제공 / 영양군청

반딧불이생태공원에는 반딧불이생태숲과 생태공원, 반딧불이천문대, 청소년수련원 등이 모여 있다. 생태숲과 가까운 펜션인 천문대관과 청소년수련원 내 펜션을 이용하면 밤을 새며 별을 관찰하는 일도 가능하다.
주소 경북 영양군 수비면 반딧불이로 129
문의 054-680-6045

지상을 떠다니는 또 다른 별들, 반딧불이
별보기에 정신이 팔렸더라도 반딧불이 관찰시간을 놓치면 아쉽다. 시기와 종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오후 9시부터 오후 11시 정도까지만 활동하기 때문이다.

이참에 반딧불이 명칭에 대해 확실히 아는 것도 좋겠다. 옛날에는 ‘반딧불’이라 부르기도 했는데, 반딧불은 반딧불이가 내는 빛을 의미한다. 반딧불을 내는 벌레이기에 접미사 ‘-이’를 붙인 것이므로 반딧불이라 부르는 게 맞다(반딧불이를 줄여서 반디라고 부르기도 한다). 

반딧불이. 사진 제공 / 영양군청
사슴벌레. 사진 / 채동우 사진작가
반딧불이 천문대 외관. 사진 / 노규엽 기자
펜션 천문대관. 사진 / 노규엽 기자

노래로 잘 알고 있는 ‘개똥벌레’가 반딧불이를 말하는데, 옛날에는 어디서나 보일 만큼 흔해서 개똥벌레라 부르기도 했고, 개똥이나 소똥에서 서식하는 줄 알아서 개똥벌레라고 불렀다는 이야기도 있다.

반딧불이는 종이 다양해 10종류가 넘는데, 우리가 흔히 반딧불이로 인식하는 빛을 내는 종은 애반디와 늦반디, 운문산반디 3종류다. 종이 다른 만큼 볼 수 있는 시기도 조금씩 다르다. 

6월 중순부터 7월초까지 볼 수 있는 것은 애반디. 늦반디는 장마철이 지난 8월말부터 9월 초순까지 주로 활동한다. 출현장소도 조금씩 차이가 있어 애반디는 물가, 늦반디나 운문산반디는 숲속이나 언덕이다. 특히, 8월말부터 관찰이 가능한 늦반디는 숲 속이 아닌 언덕에서 주로 활동해 관찰이 더 쉬운 편이라 한다.

반딧불이를 관찰하는 일이 소중한 이유는 이들의 생태가 매미와 비슷하기 때문. 거의 1년을 유충으로 살다가 성충으로 사는 건 불과 7~10일이다. 그 기간 동안 교미를 하고 알을 낳아야 하므로 여름밤 한때만 열심히 빛을 내는 반딧불이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사실 반딧불이는 전국 곳곳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다만 하늘의 별처럼 불빛이 강한 도시에서는 발견이 어렵다는 것. 밤하늘을 보호할 정도로 어두컴컴한 영양에서는 별과 반딧불이를 모두 관찰할 수 있으니 자연환경의 소중함도 깨닫는 여행을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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