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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10월호
[웰촌과 함께하는 농촌여행 ①] 경북 예천 금당실전통마을 높고 낮은 돌담 사이로 보이는 옛집들의 매력
[웰촌과 함께하는 농촌여행 ①] 경북 예천 금당실전통마을 높고 낮은 돌담 사이로 보이는 옛집들의 매력
  • 노규엽 기자
  • 승인 2020.07.19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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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노규엽 기자
경북 예천 금당실전통마을의 전경. 사진 / 노규엽 기자

[여행스케치=예천] 안동, 영주, 경주 등 경상북도에는 조선시대 유교문화와 양반문화를 잘 보전해오고 있는 지역이 많다. 예부터 충과 효의 고장으로 알려진 예천군에도 조선시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마을이 있다. 15세기부터 형성된 돌담길과 가옥들을 고스란히 간직한 금당실전통마을이다.

조선 태조 이성계가 도읍으로 정할 생각이 있었으나 아쉽게도 탈락하여 ‘반서울’이라는 명칭이 생겼다는 전설을 지닌 금당실마을. 조선시대 예언서인 <정감록>에는 전쟁, 흉년, 전염병 등 3재가 들어올 수 없는 10곳을 말하는 십승지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 곳이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외부모습만으로도 선비문화가 느껴지는 초간정. 사진 / 노규엽 기자

풍수지리 명당에서 시작된 마을

큰 변이 일어나도 마음 편히 살 수 있다는 십승지 중 한 곳이라는 정보로 인해 금당실마을은 깊은 산골에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마을은 멀리로 산이 보이는 가운데 너른 평지를 지닌 곳에 자리해있다. 이런 지역은 으레 풍수지리와 연관이 있기 마련이다.

“금당실마을은 금곡천과 선동천이 감싸고 있고 그 안에 마을이 자리하고 있는 형태로 이를 멀리서 바라보면 물위에 연꽃이 피어있는 모습이라 ‘연화부수형’이라 한다.”

금당실마을 가이드북에 적힌 풍수지리 설명처럼 금당실마을은 마을의 북쪽 용문산 방면에서 두 물줄기가 내려오다 합류되는 자리에 감싸이듯이 자리해있고, 그 뒤편에는 해발 200m 정도의 오미봉이 봉긋 솟아있는 배산임수의 지형을 지녔다. 마을이 있는 자리가 연못이고 오미봉은 그 연못에 떠있는 연꽃봉우리처럼 생겼다는 설명. 이곳에 처음 정착하며 지금의 모습을 일궈냈던 함양박씨와 원주변씨 조상들도 이러한 풍수를 보고 살기 시작했다고 전한다.

지원하 금당실전통마을 위원장은 “예부터 이곳은 양반들이 글 읽으며 살던 동네로 지금도 교육열이 높은 곳”이라면서 “예천군 전체의 45%에 이르는 문화재가 있을 만큼 문화적으로 앞서 있는 마을”이라고 말한다. 

마을 안에는 사괴당고택, 우천재, 반송재, 추원재, 금곡서원 등 마을의 역사와 인물들에 관해 알아볼 수 있는 건물들이 옛 모습을 지킨 채 남아있고, 마을 밖으로도 병암정과 초간정 등 눈으로만 보아도 양반문화가 절로 느껴지는 역사적 문화재들이 산재해 있다.

이와 함께 이곳으로 발걸음이 이끌리게 만드는 것은 마을 내 골목을 이루고 있는 돌담길. 금당실마을에는 6.9km에 달하는 돌담길이 남아있어 천천히 걸으며 마을 탐방을 하는 일만으로 마음을 푸근하게 하는 힐링을 즐길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금당실마을은 돌담길을 걷는 것만으로 힐링이 느껴진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과거와 근대, 현대의 모습이 공존하는 마을
금당실마을 탐방은 용문면사무소(용문면 행정복지센터)를 찾아가는 것으로 시작하면 좋다. 면소재지임에도 높은 빌딩이 거의 보이지 않고, 수 십 년 동안 그 모습 그대로였을 것 같은 낮은 건물들에서 식당이며 슈퍼를 운영하고 있는 마을 주민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면사무소 앞 당산나무와 함께 보이는 문 닫은 정미소 건물은 근대의 자취를 품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면사무소 건물 뒤편부터는 옛날식 가옥과 돌담길이 이어지며 조선시대 모습으로 외지인을 맞이한다.

금당실마을은 입구라고 내세우는 곳도, 출구라고 정해둔 곳도 없이 사방팔방으로 열려 있다. 마을 내 집들도 현재 주민들이 사는 곳이건만, 문을 걸어 잠군 곳도 거의 없이 열려 있다. 초가집, 기와집 등 다양한 형태의 집들이 순서를 가리지 않고 서있는 가운데, 성인 보통 키보다 들쑥날쑥하게 높고 낮은 돌담들이 다양한 형태를 띠며 골목을 이루고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금당실마을 서쪽에 길게 이어져있는 금당실송림. 사진 / 노규엽 기자

골목이 미로처럼 얽혀져 있어 갈림길마다 대부분 이정표 또는 지도를 세워놓는 배려를 해놓았지만, 걸어 다니기 힘들 정도로 마을이 넓지 않으니 자유로이 보고 싶은 것을 따라가는 여행을 즐기면 좋다.

내부를 훤히 볼 수 있는 낮은 돌담이라든가, 돌담을 타고 자라는 넝쿨식물과 다양한 꽃들, 주인이 있는지 없는지도 알 수 없는 고양이를 만나기도 하는 등 산책만 해도 마음이 편해지는 곳이라는 걸 알기에 충분하다. 

금당실마을은 그저 둘러보고 가는 것으로 끝내기보다 1박 이상을 머무르며 즐기기에도 좋은 곳이다. 마을 사무실 뒤로 한옥체험관이 마련되어 있고, 유천초옥 등 마을 내 초가집에서 민박을 하는 곳도 있다. 한옥체험관은 내부에 현대식 시설을 갖춰 편의성을 높였으며, 방에서 창호문을 열어놓고 쪽마루 달린 기와집 풍경을 감상하는 일도 만족스럽게 다가온다.

사진 / 노규엽 기자

INFO. 금당실전통마을
주소 경북 예천군 용문면 금당실길 118-32

문의 054-655-0225, http://금당실전통마을.kr

사진 / 노규엽 기자
마을 내에서 한옥 체험 숙박이 가능하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천연기념물 송림 등 마을 주변 들를 곳 많아
마을 밖으로도 찾아갈 곳이 많은 것도 금당실마을의 장점이다. 가장 먼저 가볼 곳은 마을과 붙어있는 소나무 숲과 오미봉이다.

천연기념물 제469호로 지정되어 있는 예천 금당실 송림은 마을 서쪽인 금당천 방면으로, 용문초등학교와 용문중학교에 이르기까지 남북으로 길게 이어져 있다.

지원하 위원장은 “옛날 옛적에는 바람이 세게 불어와 방풍 목적으로 심었다고 알고 있다”며 “송림의 중요성을 모르던 시절에 관리를 소홀히 해 조금 훼손된 면이 있지만, 그 이후 천연기념물로 관리하며 현재도 울창한 숲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한다. 송림은 마을 사람들의 훌륭한 그늘 쉼터이면서 외지인들이 방문해 산책을 즐기기 좋다. 시시각각 햇빛의 각도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 사진을 찍기에도 좋다.

소나무 숲의 북쪽 끄트머리인 용문중학교 인근에서 오미봉으로 오를 수 있는 등산로 입구를 찾을 수 있다. 오미봉 정상을 오르면 마을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것은 물론, 경치를 감상하며 쉬어갈 수 있도록 오미정이라는 정자도 마련되어 있다. 또한 이 지역이 풍수지리 명당임을 확인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증거인 태실의 흔적도 남아있다.

태실이란 옛 왕실에서 자손이 태어나면 장수를 기원하기 위해 명당에 조성한 것으로, 오미봉태실은 1980년경 군사용 진지를 구축하던 중 발견되었다고 한다. 실제 유물은 국립대구박물관에서 보관 중이며, 현재 오미봉에는 복제한 태함이 설치되어 있다.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병암정과 초간정 등의 고건물도 찾아가보면 좋다. 두 곳 모두 물과 절벽이 있는 자리에 건물을 세워놓아 계절에 따라 다른 풍경을 감상할 수 있고, 바깥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선비문화의 고고함을 느껴볼 수 있다.

드라이브를 겸한다면 빼놓지 말아야 할 곳은 용문사다. 용문산 자락에 위치한 용문사는 규모가 큰 사찰은 아니지만, 신라 경문왕 10년(870)에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는 천년고찰이다. 맞배기와 지붕의 균형미를 보여주는 대장전(보물 145호)과 국내 유일의 회전식 불경보관대인 윤장대(보물 684호) 등 의미 있는 문화재들을 두루 감상할 수 있다. 무엇보다 용문사는 산 속 고요함을 지닌 사찰이라 가볍게 산책을 하는 것만으로 금당실마을에서 느꼈던 만큼의 힐링을 즐길 수 있다.

용문사를 방문했다면 가까운 곳에 있는 소백산 하늘자락공원도 코스에 넣기를 추천한다. 예천양수발전소 상부댐 역할을 하는 인공저수지 어림호가 있는 곳으로, 소백산하늘전망대라는 전망타워를 세워놓아 주변 산세를 시원하게 즐길 수 있다. 솔솔 불어오는 바람에 호연지기를 느껴보는 것은 덤이다.

INFO. 용문사
주소 경북 예천군 용문면 용문사길 285-30
문의 054-655-8695

사진 / 노규엽 기자
주변 산세를 즐길 수 있는 소백산하늘전망대. 사진 / 노규엽 기자

 

INFO. 소백산하늘자락공원
주소 경북 예천군 용문면 내지리 산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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