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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10월호
[치유의 숲 ③] 몸과 마음의 힐링이 필요할 때 떠나는 제주 서귀포 치유의 숲
[치유의 숲 ③] 몸과 마음의 힐링이 필요할 때 떠나는 제주 서귀포 치유의 숲
  • 배인숙 여행작가
  • 승인 2020.08.14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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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가멍오멍숲길을 지나는 탐방객.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여행스케치=제주] 제주공항에서 차로 50여 분을 달리면 서귀포시 호근동 한라산 자락 해발 320~760m에 있는 거대한 숲과 마주할 수 있다. 서귀포 치유의 숲이다. 2016년에 개장해 이듬해부터 가장 아름다운 숲 웰니스 관광지 열린 관광지로 선정 등 꾸준히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서귀포 치유의 숲은 조선 시대까지 국영목장이었던 곳이다. 임진왜란을 거치며 국력이 쇠약해져 이곳까지 미치지 못하자 개간이 허용돼 화전민들이 100년 이상 터를 이루고 살았다. 그 후 일제 강점기에 화전민들이 쫓겨나고 일본인들이 목재로 사용하기 위해 편백과 삼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숲은 현재 수령 60여 년이 넘는 편백, 삼나무 군락을 비롯해 난대림, 온대림, 한대림 등 자생식물이 골고루 분포해 자연 숲을 이룬다.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서귀포 치유의 숲 방문자 센터.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나뭇가지처럼 뻗은 전체 15km에 이르는 치유의 숲길 

‘마을에 이렇게 좋은 숲이 있는데 숲을 개방하면 좋겠다’고 호근동 마을에서 시청에 건의해 주민들 일자리 창출과 소득증대 기여 목적으로 2016년 6월에 서귀포 치유의 숲으로 개장했다.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숲속 힐링하우스.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한라산 기슭 시오름에 조성된 치유의 숲은 총규모 174ha(약 53만 평)에 한라산의 다양한 식생 조류 야생동물과 삼나무 편백 조림지가 어우러졌다. 제주의 자연 전통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숲길 탐방로는 입구 방문자센터에서 시작해 힐링센터까지 약 1.9km로 이어지는 ‘가멍오멍 숲길’을 중심으로 이리저리 나뭇가지처럼 뻗어있다. 전체 코스를 다 합하면 15km에 이른다. 

맑은 날은 숲의 정상 시오름(해발 760m)에 오르면 한라산을 조망할 수 있다. 입구에서 숲 전체 해설을 해준 김승호 마을해설사가 사람이 많지 않은 조용한 이른 시간에 나서면 노루도 볼 수 있다고 귀띔해주었다. 반갑게도 가멍오멍 숲길을 걷다가 숲에 등장한 노루를 만났다. 인기척을 눈치챘는지 금방 뒷모습을 보이며 사라져버렸다.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무장애 숲길을 포함한 숲길 안내도.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엄부랑(엄청난, 큰), 가베또롱(가벼운, 가뿐한), 벤조롱(산뜻한, 멋진), 산도록(시원한)과 같이 숲길 이름은 물론 힐링 하우스, 쉼터 등에 전부 제주어를 사용했다. 사실 제주어는 전혀 알아들을 수 없어 외국어나 마찬가지다. 해외여행 가면 간단한 단어 몇 개씩은 익히고 가듯 자연스럽게 제주어를 익히는 재미도 따른다. 숲길 중간중간 편백숲 아래에 앉거나 누워서 쉬어갈 수 있는 쉼팡이 있다. 

바람이 강한 제주에서는 나무나 물동이를 머리가 아닌 등에 지고 다녔다. 무거운 짐을 진 상태에서 가장 짐을 쉽게 부릴 수 있는 곳을 쉼팡 이라 한다. 그 뜻에서 따와 쉼터를 쉼팡 이라 했다. 숲길 외에 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힐링센터 차롱 도시락을 먹을 수 있는 힐링 하우스 안내센터 유니버셜 디자인이 적용된 공간(수유실 장애인을 위한 공간) 등이 있다. 장애 연령 성별에 관계없이 모두가 환경 서비스 등을 보다 편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디자인을 유니버셜이라 한다. 이 숲은 한국관광공사에서 진행하는 열린 관광지로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비가 그치고 숲으로 스며든 햇살.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음식물 반입 않되며, 사전 예약해야 탐방 가능
서귀포 치유의 숲은 1일 주중 300명 주말(토, 일) 600명으로 탐방 인원을 제한하며 탐방 전 반드시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방문 당일 오후 1시 57분까지 홈페이지에 예약 창이 열려 있고 그 시간이 지나면 예약할 수 없다.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커다란 나무에 안긴 탐방객.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여행자가 방문했던 날은 비가 오락가락했던 날이다. 폭우가 아니라면 숲 탐방은 비가와도 좋다. 숲의 싱그러움을 한껏 느낄 수 있고 운치가 있다. 숲길은 물기가 바로 스며드는 화산 송이나 야자나무 껍질로 만든 매트가 깔려 있어 걷기에 편안하다. 

숲으로 들어서자 비가 그치고 햇살이 쏟아지더니 잠시 파란 하늘도 보여준다.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만큼 다양한 숲의 얼굴을 만난다. 얼마나 오랜 세월 그곳에서 사람들을 품어주었을까. 커다란 나무에 안겨도 보고 이야기도 걸어본다. 쭉쭉 뻗은 편백, 삼나무에 감탄하고 안으로 들어설수록 숲의 신비에 빠져든다. 제2 쉼팡에는 편백으로 만든 침대가 있다. 비에 젖어 누워보지 못해 마냥 아쉽다. 맑은 날 숲을 찾았다면 그곳에 누워 스르르 잠이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누워서 쉴 수 있는 나무침대가 있는 쉼팡.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이리저리 숲길에 빠져들수록 온종일 이 숲에서 놀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가방에 도시락이나 간식거리 챙겨오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이 숲은 음식물 반입이 금지된 곳이다. 조금 불편하지만, 청정 숲을 지키기 위함이라면 기꺼이 감수해야 할 몫이다. 그렇다고 음이온 피톤치드로만 배를 채울 수는 없지 않은가. 방법은 있다. 2~3일 전에 차롱도시락을 신청하면 숲속 힐링 하우스에서 먹을 수 있다. 호근동 마을 주민들이 직접 농사지은 재료를 이용해 만든 도시락을 숲으로 배달해준다. 개인도 신청할 수 있으나 1일 10개 이하면 취소된다. 

차롱은 제주에서 음식을 담기 위해 대나무로 만들어 사용하던 바구니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 음식이 상하지 않게 보존하는 대나무 도시락을 통해 조상들의 지혜와 제주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여행자는 제주 4.3행사에 참여해 오름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이 차롱 도시락을 먹어 본 기억이 있다. 소풍 간 듯 야외에서 먹어보았던 이 도시락은 정말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 숲에서 차롱 도시락을 먹어보는 것도 제주만의 역사와 문화를 느끼고 추억으로 남길 색다른 체험이 될 수 있겠다. 다만 숲이라도 도시락은 실내에서 먹기 때문에 코로나19 방역 문제와 같은 상황에 따라 도시락 제공이 중지될 수 있다.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치유샘.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몸과 정신 건강을 이롭게 하는 숲 치유 
산림 치유는 숲에 존재하는 다양한 환경요소를 활용해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회복시키는 활동이다. 숲의 좋은 이용 시기는 나무가 잘 자라는 초여름부터 늦가을까지 보통 오전 10시부터 12시 사이라고 한다. 그 시간대에 나무가 내뿜는 방향성 물질인 피톤치드, 테르핀, 음이온 등을 가장 많이 발산하기 때문이다.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가멍오멍 숲길에서 만난 노루.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음이온이 풍부한 숲과 가까이하면 심폐기능 강화 및 살균 살충 효과뿐 아니라 피로에 지친 심신의 활력을 되찾게 해 인체의 피로와 감기를 치료해 주는 효과가 있다. 미세먼지 흡착력이 뛰어나고 산소 발생량이 소나무의 2배에 달하는 붉가시나무는 동백나무와 함께 통풍 천식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나무와 편백이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온몸으로 느끼며 다양한 치유 인자를 몸과 마음에 가득 담을 수 있는 게 숲길이다. 숲길을 거닐다 보면 나도 모르게 몸이 가벼워지고 정신은 맑아지는 걸 느끼게 된다. 서귀포 치유의 숲은 우리 몸에 좋은 다양한 치유 인자를 품은 나무들로 가득하다. 그 숲을 거닐고 있는 것만으로도 말없이 내 몸과 마음을 다독이는 힘이 된다.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여행정보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 탐방(https://healing.seogwipo.go.kr)
-탐방시간: 하절기(4월~10월) 08:00~18:00/동절기(11월~3월) 09:00~17:00
-매표시간: 하절기 08:00~17:00/동절기 09:00~16:00
-이용요금: 어른 1,000원 청소년, 군인 600원
-주차요금: 경형 1,000원/중, 소형 2,000원 대형 3,000원
-방문인원: 1일 주중 300명, 주말(토, 일) 600명
-운동화 등산화 착용 외에는 탐방 금지
-반려동물 출입 금지(장애인 안내견 동반 가능)
-음식물 반입 금지  
-문의: ☎064-760-3067~8
-위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산록남로 2271(호근동 산 4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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