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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웰촌과 함께하는 농촌여행] 상쾌한 공기 가득한 산자락과 숲을 지닌, 경기 가평 잣향기 푸른마을
[웰촌과 함께하는 농촌여행] 상쾌한 공기 가득한 산자락과 숲을 지닌, 경기 가평 잣향기 푸른마을
  • 노규엽 기자
  • 승인 2020.09.22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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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 가평 군지에서 ‘조선 제일의 무릉도원’이라고 적었을 정도로 산림이 많았다. 사진 / 채동우 사진작가

[여행스케치=가평] 전체 면적의 80% 이상이 산악으로 이루어진 가평에는 그만큼 많은 숲이 있다. 그리고 그 숲의 70%는 가평 특산물인 잣을 생산해내는 잣나무들로 이루어져 있다. 잣나무 숲의 최초 발생지로 알려지고 있는 축령산 자락 아래 잣향기 푸른마을이 자리 잡고 있다.

풍수지리상으로 노란 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인 금계포란형 지형을 지니고 있는 잣향기 푸른마을 일대. 서쪽에서 발원한 물이 동쪽으로 흐르는 지역이 살기 좋다는 말과 함께, 축령산을 서쪽에 끼고 흘러내리는 물이 동쪽으로 북한강을 향해가는 중간에 위치해 있다.

살구나무 고개가 잣나무 마을이 되기까지
잣향기 푸른마을의 지번 주소는 가평군 상면 행현리. 살구나무 행(杏) 자에 고개 현(峴) 자를 쓰는 마을의 이름은 살구나무 고갯마을이 되겠다. 실제로 살구재라는 옛 지명을 지니고 있는 이 고을은 오랜 옛날 300여 년 된 살구나무가 있었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게이트볼장 옆에 있는 행현정 쉼터. 사진 /노규엽 객원기자
잣향기 푸른숲의 전경.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행현리는 살기 좋은 마을로 알려진 곳입니다. 조선시대 가평 군지에 ‘조선 제일의 무릉도원’이라 적혀 있을 정도죠. 마을을 감싸고 있는 축령산 자락에는 원래 소나무가 많았는데, 일제강점기 때 일본군이 필요한 소나무를 베어가고 대신 잣나무를 심었습니다. 그리고 해방 후에는 잣나무 덕분에 부자 동네가 되었죠.”

정용수 잣향기 푸른마을 위원장은 가평 특산물이자 행현리 최대의 특산품인 잣을 생산하는 나무들의 수령이 대략 80년에 이른다고 말한다. 현재 수령이 오래된 나무에서는 잣이 많이 나지 않지만, 꾸준히 새로운 잣나무를 심어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다.

100년 가까이 살아 키가 늘씬하게 높아진 잣나무들은 풍경과 산림욕을 제공해주고, 새로 심어진 잣나무들은 행현리 주민들의 소득에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잣나무는 한대성 나무로 그늘이 지고 일교차가 큰 지역에서 잘 자랍니다. 해발 800m 대의 서리산과 축령산 동쪽 자락에 위치한 이곳 행현리는 잣이 자라기 최고의 환경을 지닌 것입니다.”

INFO 잣향기 푸른마을
주소 경기 가평군 상면 축령로 45번길 24

잣향기와 나무향기 그득한 여러 가지 체험
잣향기 푸른마을에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사계절 내내 가능한 잣수제소시지 만들기, 잣껍질 까기, 숲주머니 만들기, 목공예 등을 필두로 잣고추장, 잣칼국수, 잣두부 등의 음식 만들기 체험과 감자ㆍ옥수수ㆍ고구마 캐기 등의 수확체험, 천연비누 만들기와 천연 염색 등 시기에 따라 다양한 체험들을 즐겨볼 수 있다. 

목공예 체험에 필요한 도구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나무로 만든 볼펜.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가평의 특산품인 잣.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잣향기 푸른마을에서 유독 눈에 띄는 체험은 목공예 체험이다. 마을 입구에 목공방 건물을 따로 지어놨을 정도로 규모와 의미가 남다르다.

정용수 위원장은 “목공방은 목공예 체험을 위한 장소이자 마을 주민들이 이용하는 중요한 공간”이라며 “평소에도 마을 사람들이 필요한 것들을 직접 만들어 생활한다”고 말한다.

목공방 1층은 다양한 품종들을 다듬은 목재들이 보관된 공간. 그리고 2층에는 나무를 이용한 물건이라면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 체험객들이 얻어갈 수 있는 품목은 볼펜, 빵도마, 나무시계, 무드등 등. 단순한 체험의 재미를 넘어 결과물도 아주 만족스러운 목공예품을 얻을 수 있다.

목공방 건물 옆에 자리한 게이트볼장도 잣향기 푸른마을에서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체험. 게이트볼에 대한 인식이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즐기는 놀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지만, 실제 게임을 해보면 생각보다 재미지다. 김혜경 사무장은 “게임 룰을 배우고 실제로 즐겨보면 젊은 사람들도 아주 즐거워하는 스포츠”라고 설명한다.

천지펜션.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여유로운 체험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이곳에서 1박 이상을 머물며 지내기도 좋다. 잣향기 푸른마을이 자리한 가평군 상면은 기존에도 펜션이 많기로 소문난 동네. 마을을 중심으로 인근에 펜션들이 여럿 자리 잡고 있으며, 잣향기 푸른마을 내에도 천지펜션을 운영하고 있다.

총 6개 동이 마련된 천지펜션은 편백나무로 만든 복층 구조의 숙소로, 내부로 들어서면 은은한 편백향에 기분이 좋아지고 넓은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편안한 곳이다.

키 높은 잣나무 숲과 수목원 즐기기
잣향기 푸른마을 주변에서는 축령산 잣나무숲을 꼭 방문해야 한다.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에서 관리하는 ‘잣향기푸른숲’은 80년 이상의 수령을 지닌 잣나무 숲에서 숲 체험과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산림휴양 공간이다.

아침고요수목원 전경. 사진 / 조용식 기자

늘씬한 잣나무들이 늘어선 숲길을 따라 걷기만 해도 심신이 편안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숲해설사와 함께 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보다 많은 정보도 알아갈 수 있다. 잣향기 푸른마을과 연계하여 숲도시락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으므로 관심이 있다면 문의해봄직하다.

이외에도 근방에서 가장 유명한 아침고요수목원을 빼놓을 수 없다. 1993년부터 30년 가까이 조성해온 수목원에는 계절 별로 다양한 꽃과 나무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으며, 시기에 따라 특별한 체험이나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어 어느 시기에 방문해도 아쉬움이 없는 곳이다.

INFO 아침고요수목원
입장료 성인 9500원, 청소년 7000원, 어린이 6000원
주소 경기 가평군 상면 수목원로 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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