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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마을 탐방] 화천군 간동면 빙어도 잡고 산천어도 잡고~ 파로호의 참살이 휴양지
[마을 탐방] 화천군 간동면 빙어도 잡고 산천어도 잡고~ 파로호의 참살이 휴양지
  • 손수원 기자
  • 승인 2009.11.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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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사진 / 손수원 기자
전국적 낚시 명소인 파로호. 사진 / 손수원 기자

[여행스케치=화천] 북한강 물길을 막아 만든 파로호가 있어 ‘아름다운 물의 고장’으로 불리는 화천에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전국적으로 알아주는 농촌마을이 즐비하다. 그중에서도 파로호 근처의 간동면은 2012년까지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는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마을이다.

파로호는 잉어와 붕어, 메기, 쏘가리 등의 민물고기가 풍부하기로 소문난 호수다. 덕분에 호수 곳곳에는 월척의 꿈을 낚싯대에 드리운 강태공들이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시간을 낚고 있다. 

간동면은 파로호가 생기게 된 이유인 화천수력발전소가 있는 고장이다. 수질이 보호되는 지역인 만큼 깨끗한 자연환경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그야말로 ‘청정지역’이다.

“아직도 반딧불이가 날아다니고 논에는 메뚜기가 사는 곳입니다. 원래 자연이 잘 보존된 덕도 있지만 농약을 치지 않고 벼농사를 짓고 유기농으로 농작물을 재배하려고 노력하다 보니까 가능한 일입니다.”

간동면 파로호 권역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을 이끌어나가는 이종석 위원장은 화천은 철원, 양구 등과 더불어 안보여행지로 흔히 인식되어 왔지만, 앞으로는 청정 참살이 여행지로서의 가치가 더욱 주목받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간동면 유촌리와 용호리, 도송리를 파로호 권역으로 묶어 농촌마을 컨설팅 업체인 (주)에코탑이 주민들과 함께 힘을 모아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과 산촌생태마을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진 / 손수원 기자
지난 메뚜기축제에서 벌인 아빠와 포대 들어가 달리기 시합. 사진 / 손수원 기자

“2008년부터 사업을 시작해서 올해가 2년째네요. 앞으로 3년의 기간이 남았는데 서서히 성과가 눈에 보이기 시작해요. 지난 10월에 개최한 메뚜기축제에도 많은 관광객이 다녀가셨어요. 아주 성공적이었지요. 덕분에 여기저기 소문도 많이 났어요.”

이틀간 열린 축제에 참가한 관광객 수는 1000여 명 정도. 파로호 외에 특별한 관광자원이 없는 작은 마을임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관광객이 다녀간 것은 드문 일이다. 여기에는 마을 주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힘이 되었다. 지도자뿐만 아니라 주민들도 선진 지역을 견학하고 전문가 교육을 받으면서 마을 발전에 대한 마음가짐을 단단히 했다. 

덕분에 느릅마을은 2004년 농림부의 새농어촌건설운동 선정을 시작으로 2005년 농협 팜스테이마을, 2007년엔 산림청 산촌생태마을조성사업과 농림부 녹색체험농촌마을,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 등에 선정되는 경사가 겹치면서 전국에서 알아주는 농촌마을로 인정받고 있다.

사진 / 손수원 기자
마을 할아버지들과 즐거운 새끼줄 꼬기 체험시간. 사진 / 손수원 기자

오는 1월 초부터 2월 중순까지는 마을 전역에서 파로호 겨울축제를 열어 다시 한 번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축제에서는 산천어와 송어 잡기, 빙어 낚시, 얼음썰매 타기 등 파로호의 장점을 살린 프로그램들이 선보인다.

이를 위해 느릅마을에서는 황토 펜션을 지어 공동으로 운영 중이며, 아담한 별채로 구성된 황토찜질방도 조만간 운영할 계획이다. 총 3동으로 지어지는 황토찜질방은 10명 이하의 인원이 들어갈 수 있어 가족 단위로 오붓하게 찜질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여기에 아담하게 복층을 만들어 아이들이 더욱 좋아할 만하다. 

유재찬 사무장을 따라 마을을 한 바퀴 둘러보기로 한다. 그런데 여느 농촌마을과 다르게 유 사무장의 얼굴이 젊어 보인다. 요즘 농촌에선 청년들을 잘 볼 수 없는데….  

“화천은 젊은 층이 비교적 많은 편입니다. 유촌리만 하더라도 50대 이하 주민이 60% 정도 됩니다. 고향에 남아 유기농 작물을 재배하기도 하고, 도시에서 귀농하는 사람들도 꽤  돼요. 화천군에서 귀농을 장려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기도 하고요.”

사진 / 손수원 기자
새하얀 눈세상이 된 작년 파로호 겨울축제 현장. 사진 / 손수원 기자

유 사무장은 그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며 화천 한옥학교를 소개해준다. 이곳은 한옥과 황토집 짓는 과정을 교육하는 곳으로, 이곳에서 6개월 과정을 수료하면 직접 집을 짓고 정착할 수 있다. 또한 집을 지을 재료만 부담하면 화천군에서 집을 지어주는 지원 정책도 펼치고 있다. 

학교라고 해서 전문적인 교육만 하는 것은 아니다. 주말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1박 2일간의 전통한옥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해 한옥모형 조립, 전통공예 등 재밌는 체험을 해볼 수 있다. 

다음으로 안내 받은 곳은 블루베리 농장. 화천 지역은 일교차가 크고 추운 기간이 많아 질 좋은 블루베리를 생산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유촌리에 있는 채향원도 전국에서 소문난 블루베리 생산 농장이다. 블루베리는 여름철에 열매를 수확하지만 300여 종에 이르는 블루베리 품종을 재배하고 있어 제철이 아니어도 한번 둘러볼 만한 곳이다. 

“블루베리도 자랑거리지만 다른 농작물들도 소문난 것이 많아요. 농약을 치지 않은 메뚜기 쌀을 비롯해 애호박, 송이버섯, 토종꿀, 무농약 잡곡 등 깨끗한 흙에서 생산해내는 농작물들이 모두 다 자랑거리입니다.”

사진 / 손수원 기자
파로호 겨울축제에서 빙어를 낚는 꼬마 강태공. 사진 / 손수원 기자

친환경농법으로 생산해내는 파로호 마을의 농작물들은 전국 각지에서 일부러 찾을 정도로 그 유명세가 대단하다. 덕분에 농가 소득도 다른 농촌에 비해서 높은 편이라고 귀띔한다.  

하지만 이렇게 청정한 참살이 마을이라도 접근성이 떨어지면 매력이 줄어드는 법. 특히 화천은 <동국여지승람>에 적힌 이지직의 시 구절대로 ‘구름이 가까워서 옷이 젖을’ 만큼 높은 산이 많은 산악지대가 아니든가. 

“얼마 전에 서울-춘천고속국도가 개통되면서 화천이 한층 가까워졌습니다. 문제는 춘천에서 화천까지의 길인데, 배후령이란 고개를 넘어야 하거든요. 그렇게 긴 거리는 아닌데 워낙 길이 험해서 춘천과 화천을 멀게 느끼게 하는 장애물이었지요.”

하지만 이 역시 조만간 해소될 예정이다. 2011년에 배후령터널이 개통된다는 것. 길이 뚫리면 춘천에서 화천까지 단 15분이면 다다를 수 있어 서울-춘천고속국도의 혜택을 제대로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산촌생태마을사업의 일환으로 파크골프장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수려한 자연환경을 만끽하며 골프를 즐기려는 사람들에겐 큰 매력이 아닐 수 없다.

마을을 한 바퀴 다 둘러보자 하늘과 더불어 파로호가 발갛게 물든다. 크게 숨을 들이마시니 맑은 공기가 머리까지 맑게 해주는 느낌이다. 공해와 일상에 지친 도시민들에겐 바로 이곳이 최고의 휴양지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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