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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웰촌과 함께하는 농촌여행] 봉황의 기운을 받은 넓고 푸근한 농촌 경북 포항 봉좌마을
[웰촌과 함께하는 농촌여행] 봉황의 기운을 받은 넓고 푸근한 농촌 경북 포항 봉좌마을
  • 노규엽 기자
  • 승인 2020.10.19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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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숲길 / 노규엽 기자
봉좌마을 소나무 숲길 / 노규엽 기자

[여행스케치=포항] 포항은 지명에서부터 바다가 떠오르는 이미지를 지녔지만, 이곳에도 농촌은 존재한다. 포항의 북서쪽 끄트머리에서 영천과 경주에 맞닿아있는 기계면은 해발 600~700m 대의 산과 너른 들판을 지닌 곳. 그 사이에 농촌체험휴양마을인 봉좌마을이 있다.

봉좌마을에는 봉황과 관련된 전설이 전해진다 / 노규엽 기자
봉좌마을에는 봉황과 관련된 전설이 전해진다 / 노규엽 기자

봉좌마을은 문성리, 고지1ㆍ2리, 봉계1ㆍ2리 등 기계면의 5개 마을이 모여 만들어진 농촌체험마을이다. 이름의 유래는 마을 뒤편에 솟아있는 봉좌산에서 따왔다. 봉좌산은 천지가 개벽할 때 이 지역에 물이 들어차자 봉황이 앉아 물난리를 피했다는 전설을 지니고 있다.

캠핑장 내 아이들이 좋아하는 '방방이' / 노규엽 기자
캠핑장 내 아이들이 좋아하는 '방방이' / 노규엽 기자

찾아오는 사람마다 다른 모습으로 기억될 마을
봉좌마을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여행 스타일에 따라 각기 다른 이름으로 기억될 만한 곳이다. 체험마을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하는 넓은 규모의 캠핑장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사람들이 있고, 2층으로 지어진 봉좌마을교류센터에는 숙박이 가능한 방이 5인 가족실부터 10인 단체실까지 다양하게 있어 일반 여행과 기업의 연수 장소로도 많이 찾는다. 포항을 비롯한 인근 지역 학교들에서는 봄이나 가을에 소풍으로 찾아오는 장소이기도 하고, 특히 여름에는 물놀이장을 열어 인기 있는 수영장으로도 알려져 있다.

봉좌마을 숲 속 놀이터 / 노규엽 기자
봉좌마을 숲 속 놀이터 / 노규엽 기자

기본적으로는 농촌체험마을이기에 즐길 수 있는 여러 체험프로그램들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봄에는 감자, 여름에는 옥수수, 가을에는 단감으로 대표되는 수확체험이 준비되어 있고, 농한기인 겨울에는 김치를 담그는 김장체험도 진행한다. 상시 진행할 수 있는 묵 만들기나 우리밀 칼국수 체험 같은 먹을거리를 만들어보는 일도 가능하다.

지승협 봉좌마을 사무국장은 “우리 마을에는 숲해설가 30명, 마을 자체 해설사 30명이 활동하고 있어 다양한 방문객들을 만족시킬 준비가 되어있다”며 “5~7개의 체험프로그램을 엮어 진행하는 단체 프로그램도 가능하고, 1~2개라도 원하는 개수대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기고 가는 일반 체험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한편, 봉좌마을에는 투숙객들을 위한 식당과 바비큐장도 운영하고 있어, 마을에서 숙박하면서 끼니를 사먹거나 만들어 먹는 일도 편리하게 마련되어 있다.

Info 봉좌마을
주소 경북 포항시 북구 기계면 봉계길 46

마을 옆에 농촌테마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 노규엽 기자
마을 옆에 농촌테마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 노규엽 기자

마을과 한 몸인 농경철기문화 농촌테마공원

넓은 캠핑장 옆으로는 농경철기문화 농촌테마공원이라는 장소가 조성되어 있다. 주차장 옆 놀이터를 지나 농경체험길을 따라 걸으면 농경철기문화교육관과 농경체험교육관 두 건물을 만난다. 농경철기문화교육관은 우리나라 농경의 시작과 그에 사용되어온 농기구의 변천 등을 볼 수 있게 전시해놓았고, 디오라마를 통해 논농사의 사계절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교육관 내에 있는 농경사회를 한 눈에 보여주는 디오라마 / 노규엽 기자
교육관 내에 있는 농경사회를 한 눈에 보여주는 디오라마 / 노규엽 기자

농경체험교육관은 연날리기 등의 전통 놀이에 필요한 물품을 만들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되어 있어, 봉좌마을을 통해 체험이 가능하다. 또한, 간단한 색칠 놀이와 트릭아트 포토존도 마련되어 있어 어린 아이들의 교육과 놀이에 겸한 방문에 아주 좋다.

짧은 소나무숲길도 쉬어가기 좋다 / 노규엽 기자
짧은 소나무숲길도 쉬어가기 좋다 / 노규엽 기자

이외에도 건물 뒤쪽으로 보이는 소나무숲도 산책하기 매우 좋은 환경을 지녔다. 길이는 짧지만 하늘을 가리는 소나무 아래에서 가벼운 산림욕을 즐길 수 있고, 숲 안에도 원두막 등 쉼터 겸 교육공간이 있다.

수변공원은 보기만해도 마음이 시원해진다 / 노규엽 기자
수변공원은 보기만해도 마음이 시원해진다 / 노규엽 기자

마을 구석구석 들를 곳 많아
봉좌마을과 연계하여 둘러볼 여행지도 멀리 이동할 이유가 없다. 지승협 사무국장은 “소나무 숲길을 거쳐 윗마을을 산책하며 봉좌산을 올라보는 일도 좋다”며 “이외에도 걸어 다녀올 수 있는 거리에 마을 문화재들이 있다”고 추천한다.

봉좌마을 서쪽에 있는 봉강재 / 노규엽 기자
계곡물 소리가 들리는 곳에 자리한 분옥정/ 노규엽 기자

일단 삼태사를 배출했다는 마을의 역사에 따른 봉강재와 분옥정이 있다. 테마공원 주차장을 지나 마을 서쪽으로 보이는 소나무 산등성이에 자리해있는 봉강재는 파평윤씨 시조인 윤신달의 묘소를 관리하기 위해 창건된 사당이고,

봉계리 마을 위쪽에 자리 잡은 분옥정은 조선 숙종 때 가선대부에 추증된 김계영의 덕업을 찬양하기 위해 경주김씨 문중에서 건립한 정자다.

봉강재는 대문채부터 이어지는 봉서암, 강학당, 서원, 화수정, 마굿간 등 구획에 따라 잘 지어진 건물 구조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방문 가치가 있고, 분옥정은 봉좌산에서 흘러내려오는 계곡물 소리가 들리는 곳에 자리 잡은 운치를 마주하는 것만으로 마음에 안정을 준다.

분옥정으로 올라가는 길목에서는 마을의 자랑거리인 수변공원도 볼 수 있다. 불이 자주 나는 지형인 마을의 화기를 누르기 위해 인공적으로 조성한 저수지이지만, 300여 년 된 왕버드나무와 어우러진 정자 하나를 물 위에 띄워놓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편안해진다. 고지리에 있는 포항승마공원을 찾아가 승마체험도 할 수 있어, 마을 내 요소만 찾아다녀도 하루가 짧게 느껴질 정도의 콘텐츠를 지니고 있다.

덧붙여 문성리에 있는 새마을운동발상지기념관을 찾아봐도 좋겠다. 옛날 당시의 마을 분위기는 많이 사라졌지만, 기념관 내에 모아놓은 문헌과 서류, 사진 자료들만 봐도 국내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새마을운동에 대해 가족이 공부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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