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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청정지역 시골여행] 신나는 서바이벌 체험이 있는, 순창 총댕이마을
[청정지역 시골여행] 신나는 서바이벌 체험이 있는, 순창 총댕이마을
  • 노규엽 기자
  • 승인 2020.11.23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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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댕이마을에서는 팀을 나눠 서바이벌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사진 총댕이마을

[여행스케치=순창] 전북 순창군 쌍치면에는 피노마을이라는 이름부터 특이한 곳이 있다. 당파싸움이 심했던 조선시대에 노론을 피해 소론들이 모였던 곳이라 하여 피노마을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현재는 늙음(老)을 피하는 마을이라는 재해석을 하며, 총댕이마을이라는 농촌관광거점마을을 통해 활기찬 체험을 마련해 놓았다.

피노마을이란 이름 못지않게 총댕이마을도 무척 특이한 이름이지만, 마을에서 진행하는 체험이 무엇인지 알면 단어의 뜻이 얼추 짐작이 가기도 한다. 

총댕이마을은 흔히 농촌체험마을을 방문해 기대하는 수확체험이나 만들기 체험이 따로 없다. 총을 들고 뛰어다니는 서바이벌 체험이 있다. 

쏘고, 달리고, 숨고 숨 가쁜 ‘전쟁놀이’
2015년 전북형 농촌관광 거점마을 육성사업에 선정된 총댕이마을은 주민들이 실거주하는 피노마을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다. 

식당과 숙소가 있는 총댕이마을센터 본관동. 사진 노규엽 기자
체험동에는 카페와 실내사격장 등이 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음료와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체험동 2층 탕탕다방. 사진 노규엽 기자
실내사격장에서는 소총과 저격총으로 사격체험을 할 수 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건물 두 동이 서있는 총댕이마을센터는 식당 ‘밥상차렷!’과 숙박실 7개, 세미나실 등이 있는 본관동과 커피 및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카페 ‘탕탕다방’과 사계절 체험이 가능한 실내사격장 등을 갖춘 체험동이 갖춰져 있다.

체험동 뒤편으로는 500평 규모의 야외 서바이벌 체험장이 있다. 총댕이마을의 서바이벌 체험은 비비탄을 사용하는 권총으로 전쟁놀이를 즐기는 레저스포츠다. 

센서가 부착된 방호조끼와 헬멧을 쓰고 두 팀으로 나누어 모의전투를 진행한다. 서바이벌 체험장에는 각종 은폐물과 엄폐물 등 인터넷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시설들이 현실에 재현되어 있다. 

게임은 전반 후반 각 7분씩 나누어 진행. 이는 어른 체력을 기준으로 정한 것으로, 아이들은 훨씬 잘 뛰어서 게임이 진행되는 상황에 따라 시간을 늘려주기도 한단다. 

신우예경 총댕이마을 사무국장은 “처음에는 7분이란 이야기에 너무 짧다는 식으로 반응하지만, 막상 게임을 해보면 금세 땀이 흐르고 지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전쟁놀이를 보다 안전하고 세련되게 즐기는 방법인 서바이벌 체험은 초ㆍ중ㆍ고등학생 및 직장인, 가족 등 누구나 즐겁게 즐길 수 있다.

서바이벌 체험은 전반 후반을 나눠 각 7분씩 진행된다. 사진 총댕이마을
서바이벌 체험은 센서가 부착된 보호장비를 착용하게 되어 있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총에 맞았을 경우 다시 시작하기 위한 리스폰 버튼. 사진 노규엽 기자

서바이벌 체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원이다. 두 팀으로 나누어 진행되기에 최소 10명 이상은 있어야 즐길 수 있는 것. 신우예경 사무국장은 “코로나19 이전에는 따로 방문한 분들과도 팀을 짤 수 있도록 진행했지만, 현재는 같이 방문한 단체에 한해서만 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점을 양해바란다”고 말한다.

체험동 1층에는 서바이벌 체험 외에도 실내 스마트 사격장이 마련되어 있다. 즐길 수 있는 실내 사격은 소총과 스나이퍼용 저격총 두 종류. 소총 사격은 놀이동산 등에서 볼 수 있는 작은 과녁 맞추기 게임이고, 저격총은 군대에서 영점사격을 하듯이 과녁용지를 맞추는 게임이다. 

아이들은 소총 사격을 좋아하고, 어른들은 저격총을 좋아한다고. 이처럼 총댕이마을에서는 마치 군인 체험을 하듯이 사격에 관한 체험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Info 총댕이마을
총댕이마을 서바이벌 체험은 매주 월요일 휴무다. 식당과 카페는 둘째, 넷째 월요일 휴무. 서바이벌 체험을 원할 경우 최소 전날까지 예약이 필수다. 기타 실내사격 체험과 식당, 카페는 평일 상시 방문이 가능하다.
주소 전북 순창군 쌍치면 청정로 558-10

녹두장군의 역사를 몸으로 느끼는 압송로 배움길
농촌체험보다는 서바이벌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민 것에 대해 김상곤 총댕이마을 위원장은 “피노마을은 전봉준 장군이 옛 부하 김경천의 밀고로 체포된 역사를 지닌 곳”이라며 “그 역사와 어울리는 체험을 생각하다가 서바이벌 등의 사격 체험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한다. 

녹두장군 전봉준관 앞에 서있는 동상. 사진 노규엽 기자
피노마을은 전봉준이 옛 부하의 밀고로 체포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녹두장군 전봉준관 내부에서 전봉준과 동학농민운동에 관해 볼 수 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마을 이름도 순창에 총을 잘 쏘던 최영찬이라는 포수가 실제 있던 것을 생각하여 포수나 사냥꾼을 뜻하는 옛말인 총댕이로 정하게 됐다는 것. 

김상곤 위원장은 “마을 내 숙소 명칭도 백호, 필승 등 군부대 이름으로 정한 것처럼 총댕이마을을 놀이의 장이면서 군대를 체험할 수 있는 분위기로 만들기 위해 군막, 군초소 등도 설치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전봉준 장군이 체포되어 압송되었던 길을 역사공부의 장으로 복원하는 압송로 배움길 조성도 진행 중이다. 인근 양촌마을에서 신광사재를 넘어 구림 금상마을까지 이르는 코스다. 

복원작업이 완료되면 데크시설과 안내판, 야외 역사교육장이 조성될 예정이다. 한편, 압송로 배움길 코스에 라희봉 고지 역사 교육장도 조성 계획에 있다. 

순창 일대는 혼란기 시절 정부군과 빨치산의 전투가 많이 벌어진 곳으로, 라희봉 고지는 순창경찰서 쌍치지서장으로 부임했던 라희봉 경감이 1952년 빨치산과의 전투 중 중상을 입고 전사한 장소다. 이처럼 근현대의 역사가 남아있는 총댕이마을의 체험은 앞으로도 진화할 예정이다.

압송로 배움길이 복원되기 전에는 길 건너편 피노마을 내에 있는 녹두장군 전봉준관에서 역사의 숨결을 느껴볼 수 있다. 비록 작은 공간에 마련된 전시관이지만 전봉준 장군의 간략한 생애와 동학농민운동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다. 

Info 녹두장군 전봉준관
주소 전북 순창군 쌍치면 피노길 6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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