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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2월호
[권다현의 아날로그 기차 여행] 기차역에서 즐기는 철도문화체험, 논산 연산역
[권다현의 아날로그 기차 여행] 기차역에서 즐기는 철도문화체험, 논산 연산역
  • 권다현 여행작가
  • 승인 2021.01.13 0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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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역 전경.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연산역 전경.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여행스케치=논산] 철도에서는 어떻게 신호를 주고받을까? 열차 기관실은 어떻게 생겼을까? 역무원이 하는 일은 무엇일까? 증기기관차는 어디서 물을 얻을까? 누구나 한번쯤 궁금하게 여겼을 철도업무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기차역이 있다. 코레일에서 철도문화체험역으로 운영 중인 논산 연산역이다.

 

연산역은 코레일에서 운영하는 철도문화체험역이다. 선로전환기체험, 수신호체험 등 평소 접하기 어려운 프로그램들을 만날 수 있다. KTX 모양의 포토존과 레일바이크, 기차문화체험관까지 놀거리도 풍성하다. 1911년에 설치된 연산역 급수탑도 중요한 볼거리다. 현존하는 급수탑 가운데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화강석으로 쌓아올린 몸체가 독특해 예술적 가치도 높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돈암서원도 지척이다. 예학의 대가 김장생의 가르침이 공간 구석구석 묻어난다.  

철도문화체험역으로 운영 중인 논산 연산역.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연산역 맞이방 풍경.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역무원 의상체험을 해볼 수 있다.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실제 기차역에서 생생한 철도체험
연산역에 도착하면 역간판보다 ‘철도문화체험’이란 안내판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코레일에서 철도문화체험역으로 운영 중인 기차역은 연산역과 청도역 두 곳. 기관사체험과 철도안전교육 정도만 이뤄지는 청도역과 비교해 연산역은 급수탑 견학과 선로전환기체험, 수신호체험 등 평소 접하기 어려운 프로그램들을 만날 수 있다.

자동차와 달리 전진과 후진만 가능한 기관차는 기찻길을 움직여 방향을 바꿔주는데, 이때 사용하는 장치가 선로전환기다. 연산역에는 이 선로전환기가 작동되는 모습을 관찰하고 직접 움직여볼 수 있는 체험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다.

‘오세요’, ‘가세요’, ‘정지’, ‘연결’등 기관사와 역무원이 주고받는 수신호도 배워볼 수 있다. 선로 일부를 개방해 철도안전교육과 함께 양팔을 펴고 레일 위를 걸어보는 레일버터플라이도 경험한다. 맞이방에선 아이들 스스로 승차권을 구입하고 기념스탬프를 찍어보는 체험도 이뤄진다.

우리나라 여객열차 변천사를 전시한 공간.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양방향으로 움직이는 레일바이크.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2014년까지는 1일 역장체험도 운영됐는데, 역사 한쪽 벽면에 역대 1일 역장의 명패가 가득하다. 그 옆에는 우리나라에서 운행된 다양한 여객열차를 사진으로 전시해 한국 철도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KTX 모양의 포토존과 양방향으로 움직이는 레일바이크, 어린이도서관과 실내놀이터를 갖춘 기차문화체험관, 귀여운 토끼들이 반겨주는 동물농장까지 놀거리도 풍성하다.

엽서를 적어 넣으면 1년 후, 3년 후에 도착한다는 느린 우체통도 눈길을 끈다.

연산역 철도문화체험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체험공간은 별도의 예약 없이 자율적으로 이용 가능하지만, 현재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단체교육과 실내공간은 운영하지 않는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급수탑.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연산역 급수탑은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급수탑
연산역이 철도문화체험역으로 선정된 데는 급수탑의 역할이 컸다. 1911년에 설치된 연산역 급수탑은 현존하는 급수탑 가운데 가장 오래됐다. 같은 시기에 세워졌다는 서대전역과 강경역 급수탑은 안타깝게도 30여 년 전 철거됐다. 때문에 연산역 급수탑은 등록문화재 제48호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급수탑은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하던 시설이다. 원리는 간단하다. 급수정(우물)의 물을 펌프를 통해 급수탑 위에 있는 탱크까지 끌어올린 후 수압을 이용해 지하관으로 내보낸다. 땅 밑으로 연결된 관은 철로 급수전까지 이어져 열차가 도착하면 밸브를 열고 물을 보충했다. 급수탑이 크고 높을수록 더 많은 물을 더 멀리까지 보냈다.

연산역 급수탑은 높이 16.2m에 총용량 30t이다. 이전에 소개한 군위 화본역 급수탑이 높이 25m였으니 그리 큰 규모는 아니다. 하지만 호남선 개통 초기부터 1970년대까지 사용된 급수탑인 만큼 한국 철도사는 물론 산업개발사에서도 더없이 중요한 근대건축물이다.

게다가 일반적인 급수탑들과 달리 화강석으로 쌓아올린 몸체가 독특하다. 하나하나 벽돌 모양으로 다듬은 화강석이 꽤 정교한데, 이런 형태는 연산역 급수탑이 유일하다. 급수탑 출입구도 아치형으로 장식해 역사성뿐 아니라 건축학적, 예술적 가치도 높다.     

연산역의 KTX모양 포토존.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연산역의 KTX모양 포토존.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INFO 연산역
주소 충남 논산시 연산면 선비로275번길 31-2

예학의 상징적인 건축물인 응도당.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돈암서원의 꽃담은 놓쳐선 안 될 볼거리다.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돈암서원이 지척에
연산역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돈암서원이 자리한다. 201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돈암서원은 조선 중기 문신 김장생(1548~1631)의 정신이 깃든 곳이다. 율곡 이이와 토정 이지함을 학문적 스승으로 모셨던 그는 생애 대부분을 예학을 연구하는데 보냈다. 예학은 엄격한 질서와 정교한 형식을 중시하는 학문으로 송시열, 최명길 같은 제자들에게 이어지며 조선 성리학의 중요한 흐름 중 하나로 평가된다.    

돈암서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공간은 응도당이다. 김장생의 예학이 고스란히 반영된 건물로, 지금도 예를 실천하는 건축제도의 모델로 꼽힌다. 비바람을 막아주는 풍판과 그 아래 눈썹지붕이 인상적이다. 원래 강당의 역할을 담당했으나 1971년 지금의 자리로 옮겨 오면서 그 위치가 바뀌었다.

송시열이 비문을 짓고 송준길이 글씨를 썼다는 돈암서원 원정비도 김장생의 명성을 드러낸다. 다른 서원에선 보기 어려운 꽃담도 놓쳐선 안 될 볼거리다. 담장에는 선생의 가르침을 집약한 지부해함(地負海涵), 박문약례(博文約禮), 서일화풍(瑞日和風)이 새겨져 있다.
 

돈암서원.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돈암서원. 사진 / 권다현 여행작가

 

INFO 돈암서원
주소 충남 논산시 연산면 임3길 2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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