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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3월호
[코로나 블루 힐링 여행지 ①] 귀를 간질이는 소리에 힘을 얻는 죽곡댓잎소리길과 김광석 다시 그리기길
[코로나 블루 힐링 여행지 ①] 귀를 간질이는 소리에 힘을 얻는 죽곡댓잎소리길과 김광석 다시 그리기길
  • 노규엽 기자
  • 승인 2021.02.19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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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에 자리한 대나무숲을 산책하는 묘미
금호강과 낙동강 합수점도 방문할 수 있어
김광석의 노래를 들으며 힘을 내는 길
죽곡댓잎소리길에서 만나는 판다 가족들. 사진 노규엽 기자
죽곡댓잎소리길에서 만나는 판다 가족들. 사진 노규엽 기자

[여행스케치=대구] 대구는 지난해 코로나 1차 유행의 직격탄을 맞은 곳이었다. 당시에는 길거리에서 사람 그림자도 보기 힘들었다던 그곳이 지금은 다른 지역과 비슷한 수준의 생활을 되찾았다. 큰 위기를 극복해낸 대구를 찾아 그곳 사람들이 방문하는 언택트 산책로와 대구가 일궈낸 문화를 맛보며 코로나를 이겨낼 힘을 얻어 보자.

대구를 가로질러 흐르는 금호강의 서쪽 끝무렵에 죽곡리라는 지역이 있다. 역사기록에 화살로 쓸 대나무가 많이 나서 대나무골짜기(竹谷)라 이름 붙은 곳이다. 지금도 강변에 작은 대나무숲이 조성되어 있는데, 산책로 이름을 죽곡댓잎소리길이라 칭하고 있어 듣기만 해도 바람 소리가 귀를 간질이는 듯하다.

높고 낮은 대나무숲길 따라 눈과 귀가 즐겁다
금호강을 건너는 강창교 남쪽으로 조성되어 있는 죽곡대나무숲. 길이가 1km 남짓으로 그리 긴 편은 아니지만, 원래 있었던 대나무숲 사이로 오솔길을 정비해 많은 이들이 찾는 산책로가 된 곳이다. 대나무숲 앞에 서면 굵은 대나무 기둥 두 개를 세워 그 사이에 적어놓은 죽곡 댓잎소리길글씨가 보인다. 풍경을 가로막지 않으면서 멋진 붓글씨처럼 솜씨를 부려놓은 모습이 부담스럽지 않아 좋다.

댓잎소리길 산책에 앞서 입구 왼편에 있는 작은 길을 먼저 들르면 좋다. 짧게나마 총 10종류의 대나무를 심어놓은 길이다. 대나무 줄기가 검은 오죽, 노란빛을 내는 금죽 등 우리나라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대나무 종류들을 한데 모아놓아 모습을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 10종류 대나무를 보고 입구로 돌아올 필요 없이 그대로 걸어도 본 산책로로 이어진다.

죽곡댓잎소리길 입구는 정확히 세 곳이다. 10종류 대나무가 있는 길과, 입구 간판이 있는 본 산책로 외에 주차장 위편으로도 입구가 있다. 주차장 위편 입구 길을 택해도 중앙광장 쯤에서 만나지만, 본 산책로를 걷는 것이 보편적으로 좋은 선택이다.

 

붓글씨를 쓰듯 설치해놓은 죽곡댓잎소리길 입구. 사진 노규엽 기자
붓글씨를 쓰듯 설치해놓은 죽곡댓잎소리길 입구. 사진 노규엽 기자
대나무로 만든 쉼터에서 쉬어가며 대숲을 즐길 수 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대나무로 만든 쉼터에서 쉬어가며 대숲을 즐길 수 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국내에서 볼 수 있는 여러 대나무들을 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국내에서 볼 수 있는 여러 대나무들을 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판다 조형물도 다양한 모습으로 설치해놓아 더 친근감이 느껴진다. 사진 노규엽 기자
판다 조형물도 다양한 모습으로 설치해놓아 더 친근감이 느껴진다. 사진 노규엽 기자

 

본 산책로에 들어서면 갈림길이 거의 없는 외길이라 대숲 사이로 난 오솔길을 즐기며 생각 없이 걷기만 해도 즐겁다. 키 높은 대나무 숲은 한낮에도 어둠이 드리울 정도로 그늘이 짙다. 죽곡댓잎소리길 산책은 발견하는 재미다. 바람이 불 때면 머리 위로 자라있는 댓잎들이 흔들리며 내는 사그락소리와 숲을 이룬 대나무들의 성장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햇빛의 강도가 걷는 내내 다른 분위기로 다가온다.

숲 안에서 만나는 쉼터 의자도 대나무로 만든 것이라 조화롭다. 다소곳이 앉아 도시락이라도 꺼내야 할법한 원통형 의자와 편안히 누워볼 수 있는 안락형 의자가 종종 나타난다. 안락형 의자에 누우면 하늘로 뻗은 대나무 줄기의 수직적인 모습이 더욱 잘 눈에 들어온다. 누운 채로 잠시 댓잎들이 흔들리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시간조차 잊혀지는 듯하다.

댓잎소리길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장소는 중앙 즈음의 광장에서 만나는 판다들이다. 살아있는 판다는 아닌 조형물들이지만 각각의 퀄리티에 세심하게 신경을 쓴 티가 난다. 철푸덕 앉아있는 모습이거나 기어가는 모습, 엄마 품에 안긴 아기 판다의 모습 등 획일적으로 만들어놓은 조형물이 아니라서 더 좋은 포토존이 되어준다.

댓잎소리길은 시간이 오래 걸릴 길은 아니지만, 쉬엄쉬엄 산책한다면 만족도는 높은 곳이다. 돌아오는 길은 대숲 오솔길을 왕복해도 좋고, 금호강변으로 나가 흐르는 강물을 보며 걸어도 좋을 일이다.

Info 죽곡댓잎소리길
자가운전 시, 계명대 성서캠퍼스 방면에서 금호강을 건너는 강창교를 지나자마자 오른쪽으로 꺾어 강변으로 내려가면 대나무숲 앞에 주차장이 있다.
주소 대구 달성군 다사읍 죽곡리 566-7

 

금호강과 낙동강의 합류점, 디아크 문화관
댓잎소리길이 끝나면 길은 금호강변의 자전거도로와 만나 도로 위로 이어진다. 그 방향으로 계속 가면 금호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합류지점과 디아크 문화관으로 갈 수 있다. 차를 타고 디아크 문화관으로 가는 편한 방법도 있겠지만, 거리가 그리 멀지 않으므로 산책을 이어 가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디아크(The ARC) 문화관은 강과 사람의 공감이라는 주제를 담아 지어진 전시공간이다. 세계적으로 명망이 높은 건축가 하니 라시드가 강과 물, 자연을 모티브로 설계했다는 건물 디자인은 하늘과 잘 어우러져 멀리서도 잘 보인다.

디아크 문화관을 둘러싼 공원은 여가를 즐기려는 가족들이 많이 찾는 장소이다. 한 바퀴 둘러보는 동안 안동과 구미를 지나 흘러온 낙동강과 금호강이 낙동강과 합류하는 모습을 눈에 담을 수 있다. 낙동강 건너편으로 고령과 연결된 강정고령보의 모습도 눈에 담을 만하다.

강변 산책이 끝나면 대구의 소문난 음식 중 하나인 막창을 먹으며 원기를 회복해도 좋겠다. 대구 어느 곳에서나 막창을 파는 식당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지만, 죽곡리와 가까운 계명대 성서캠퍼스 인근에도 유명한 집들이 있다. 노릇하게 구운 동글동글한 돼지막창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해 씹는 즐거움을 준다. 막창의 맛은 찍어먹는 막장이 좌우하기도 한다. 집집마다 막장 스타일이 조금씩 다른데, 직접 먹어본 곳의 막장이 마음에 들었다면 다음 대구 방문 때 찾을 곳으로 기록해놓아도 좋다.

죽곡댓잎소리길에서 산책을 이어가면 디아크 문화관까지 갈 수 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죽곡댓잎소리길에서 산책을 이어가면 디아크 문화관까지 갈 수 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디아크 문화관 주변은 공원으로 꾸며져 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디아크 문화관 주변은 공원으로 꾸며져 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디아크 문화관 앞에서 금호강과 낙동강이 합류한다. 사진 노규엽 기자
디아크 문화관 앞에서 금호강과 낙동강이 합류한다. 사진 노규엽 기자
디아크 문화관 3층에서 바라본 강정고령보의 모습. 사진 노규엽 기자
디아크 문화관 3층에서 바라본 강정고령보의 모습. 사진 노규엽 기자
대구의 이름난 음식 중 하나인 막창. 사진 노규엽 기자
대구의 이름난 음식 중 하나인 막창. 사진 노규엽 기자

 

Info 디아크 문화관
디아크 문화관 내부에는 강을 소재로 한 강문화 전시실 등이 마련되어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잠정적 관람 중단 상태다. , 카페를 겸하고 있는 3층 전망대는 입장이 가능하니 음료 한 잔과 함께 주변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좋겠다.
주소 대구 달성군 다사읍 강정본길 57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만나는 김광석

아무도 뵈지않는 어둠 속에서
조그만 읊조림은 커다란 빛
나의 노래는 나의 힘!
나의 노래는 나의 삶~
-<
나의 노래> 중에서

영원한 가객으로 불리는 김광석이 살았던 대봉동 방천시장 한 골목에는 김광석의 삶과 음악을 테마로 조성한 김광석 다시 그리기길(이하 김광석길’)이 있다.

한 인터뷰를 통해 제 노래가 힘겨운 삶 속에서 희망을 찾으려는 이들에게 비상구가 되었으면 해요라는 말을 했던 김광석. <거리에서>, <변해가네>, <사랑했지만>, <서른 즈음에>, <이등병의 편지> 등 많은 사람들의 애창곡이 된 노래들은 그가 활동했던 시절을 모르는 젊은 사람들에게도 멜로디와 가사가 익숙할 법 하다. 그의 노래는 사랑의 고민, 이별의 아픔, 희망찬 밝음 등 사람 저마다의 인생을 다룬 가사로 숱한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다.

김광석길은 그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벽화와 조형물들로 꾸며져 있다. 생전 그가 했던 말들이나 불렀던 노래 가사들과 그에 어울리는 그림들이 함께 그려져 있고, 김광석의 생전 모습을 그린 벽화나 조형물들이 이 길을 걷는 동안 그를 추억하게 한다. 그리고 중간중간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익숙한 노래가 들려오면 잠시 벤치에 앉아 가사를 읊조리는 여유를 가져 보아도 좋을 일이다.

故 김광석이 살았던 방천시장 한 골목에 조성된 김광석 다시 그리기길. 사진 노규엽 기자
故 김광석이 살았던 방천시장 한 골목에 조성된 김광석 다시 그리기길. 사진 노규엽 기자
김광석과 관련된 벽화들이 그려져 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김광석과 관련된 벽화들이 그려져 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김광석길 입구에 세워져 있는 노래를 부르는 김광석 동상. 사진 노규엽 기자
김광석길 입구에 세워져 있는 노래를 부르는 김광석 동상. 사진 노규엽 기자
김광석길은 야경 명소로도 알려져 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김광석길은 야경 명소로도 알려져 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김광석의 노랫말은 지금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준다. 사진 노규엽 기자
김광석의 노랫말은 지금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준다. 사진 노규엽 기자

끝이 없는 날들 속에 나와 너는 지쳐가고
또 다른 행동으로 또 다른 말들로 스스로를 안심시키지 / (중략) /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 번 해보는 거야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럼~
-<
일어나> 중에서

끝이 없을 듯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의 불편함 속에 김광석의 노래 가사로 힘을 내본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당연하게 새싹이 올라오듯이, 지금의 불편한 일상도 곧 끝이 날 것이란 희망을 품어본다. 김광석은 여전히 우리들에게 힘이 될 노래를 들려주고 있다.

 

김광석에 관한 전시물을 볼 수 있는 김광석스토리하우스. 사진 노규엽 기자
김광석에 관한 전시물을 볼 수 있는 김광석스토리하우스. 사진 노규엽 기자
전시관 내부에는 김광석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전시관 내부에는 김광석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Info 김광석스토리하우스
공영주차장과 가까운 골목에 김광석과 관련된 간단한 전시를 해놓은 스토리하우스도 있으니 그를 더 잘 알고 싶다면 방문해 봄직하다.
관람료 성인 2000, 청소년 1000
관람시간 오전 10~오후 6(11~3) 월요일 휴무
주소 대구 중구 동덕로8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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