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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수도권서 가장 편안한 도시, 안양 9경 오세요
수도권서 가장 편안한 도시, 안양 9경 오세요
  • 박상대 기자
  • 승인 2021.05.17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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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박상대 기자
평촌중앙공원 불꽃놀이. 사진제공 / 안양시청

[여행스케치=안양] 안양(安養)은 불교에서 빌려온 이름이다. 안양정토(安養淨土, 근심 걱정 내려놓고 마음을 편안하게 쉬는 곳)가 그 어원이다. 관악산 남서쪽에 있는 안양은 산업화 시대에 가내수공업의 메카였고, 수리산 아래 안양유원지가 있어서 여행객이 몰려들던 도시이다. 지금은 문화예술과 자연 친화적인 여행지가 숨어 있는 고장이다. 이곳에 9경이 있다. 
 

안양 9경.
안양 9경 지도. 디자인 / 박혜주
숲길을 걷다가 마주한 베르트홀트 회르벨트의 〈안양상자 집-사라진(탑)에 대한 헌정〉이 나온다. 음료 박스를 재활용한 곡면의 집이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숲길을 걷다가 마주한 베르트홀트 회르벨트의 〈안양상자 집-사라진(탑)에 대한 헌정〉이 나온다. 음료 박스를 재활용한 곡면의 집이다. 사진 / 박상대 기자

멋진 예술작품이 들어선 옛 안양유원지
1경 안양예술공원

안양천 상류 삼성산 자락에 삼성천이 흐른다. 그 주변에 예술작품이 들어서 있다. 신라말 안양사가 있던 자리, 유유산업이 있던 자리에는 안양박물관이 있다.  

예술공원 맨 위쪽 서울대 수목원 앞에 있는 작품 '나무 위의 선으로 된 집'. 이 작품은 무대와 객석, 통로가 함께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예술공원 맨 위쪽 서울대 수목원 앞에 있는 작품 '나무 위의 선으로 된 집'. 이 작품은 무대와 객석, 통로가 함께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조각작품 해설을 들을 수 있는 파빌리온. 전시공간을 겸하는 작품인데 포르투갈 건축가 알바루 시자가 설계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조각작품 해설을 들을 수 있는 파빌리온. 전시공간을 겸하는 작품인데 포르투갈 건축가 알바루 시자가 설계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50여 조각작품과 아름다운 숲길 산책로
지하철 1호선 관악역 2번 출구에서 2km 이정표를 따라가면 2번 버스 종점이 나온다. 주차장 입구에 안양시 관광안내소가 있다. 안양예술공원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왼쪽으로 삼성산 줄기가 솟아있고, 오른쪽으로 수리산과 수암봉이 솟아있다. 이 골짜기에 맑은 물이 흐르고 지기(地氣)가 세다하여 작은 사찰과 무당들의 굿당이 많이 있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때 일제의 주도로 삼성산과 수리산의 깊은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맑고 깨끗한 물을 이용하여 야외 수영장을 만들었다. 경부선 철도를 개설할 때 이 일대에서 화강암을 채석하면서 유원지까지 만든 것이다. 

수도권에서 처음 유원지라 불린 이곳은 청춘남녀와 가족이 하루에 최고 4만 명이 다녀간 나들이 명소였다. 주차장 일대에 통일신라 말기에 안양사라는 사찰이 있었다. 고려를 건국하기 전 왕건이 안양사에서 기도를 했다는 전설과 조선 태조가 온양으로 온천욕을 가던 중 안양사에 들러 갔다고 한다. 그 시절의 안양사는 전란을 거치면서 소실 되었고, 지금은 안양박물관 자리에 주춧돌과 당간지주, 마애석종 등이 남아 있다. 지금 숲속에 자리하고 있는 안양사는 근대에 신축한 것이다. 어쨌거나 안양시의 이름을 사찰에서 빌려온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안양박물관 입구에 있는 옛 안양사의 옛이름인 중초사지 당간지주. 사진 / 박상대 기자
안양박물관 입구에 있는 옛 안양사의 옛이름인 중초사지 당간지주. 사진 / 박상대 기자
안양예술공원 초입에 있는 건축가 김중업의 작품이 전시된 김중업박물관. 사진 / 박상대 기자
안양예술공원 초입에 있는 건축가 김중업의 작품이 전시된 김중업박물관. 사진 / 박상대 기자
숲속에 있는 작품 〈전망대〉. 나선형의 작품에 오르면서 주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숲속에 있는 작품 〈전망대〉. 나선형의 작품에 오르면서 주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관악산둘레길과 만나는 숲길, 숲속의 예술작품들
안양유원지는 평촌 신도시가 개발되고, 인구가 늘면서 계곡의 수량이 줄어들었고, 유원지 기능을 상실했다. 안양시는 2005년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를 통해 예술공원을 조성했다. 예술공원은 5개 권역 길로 나뉘었고, 세계적인 예술작품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공원 여기저기에 유명 작가들의 조각 작품, 디자이너와 건축가의 작품들을 설치해 놓았다.

예술공원의 가장 큰 특징은 길과 하천변과 울창한 숲속에서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도시의 빌딩 옆이나 전시공간이 아닌 자연과 조화를 이룬 예술작품들은 앙증맞기도 하고, 우람하기도 하고, 상상을 초월한 창의력을 선보이는 등 특별한 감동을 안겨준다.

특히 숲길을 걷는 동안 소나무, 떡갈나무, 철쭉나무 등 다양한 수목을 감상하고, 풋풋한 흙냄새와 풀냄새를 맡을 수 있다. 

숲길을 오르면 안양사라는 사찰이 있고, 오솔길을 따라 걸으면 일대를 구경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 또한 조각작품이다. 전망대에 오르자 삼성산과 관악산, 수리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망대에서 다시 관악산 둘레길을 따라 걸으면 서울대 수목원 입구에 다다른다. 숲길을 걷는 동안 참새나 직빠구리, 산비둘기 등 산새들의 노래 소리가 귀를 흥겹게 한다.

예술공원 도로변에는 다양한 카페와 음식점이 자리하고 있다. 출출한 배를 채울 수도 있고, 차를 마시며 힐링이나 수다시간을 즐길 수 있다.
위치 경기 안양시 만안구 예술공원로 131 
 

병목안시민공원은 일제강점기부터 80년대초까지 골재를 파낸 채석장이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병목안시민공원은 일제강점기부터 80년대초까지 골재를 파낸 채석장이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흉물스런 채석장의 화려한 변신
8경 병목안시민공원

병목처럼 입구가 좁고 기다란 골짜기, 그리고 그 안에 자리한 마을. 경부선과 수인선 철길을 건설할 때 이곳 채석장에서 자갈을 생산했다. 채석장이 멋진 시민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산책로 곳곳에 인공터널이 있어 운치를 더한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산책로 곳곳에 인공터널이 있어 운치를 더한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쉼터와 생태체험장, 산책로와 캠핑장  
병목안시민공원은 안양에서 10년 남짓 산 사람도 잘 모르는 공원이다. 병목처럼 입구가 잘록하고 안이 더 넓은 곳을 이르는 이름이다. 병목 안에 깊숙한 골짜기가 있고, 마을이 있다.

시민공원 자리는 일제강점기 경부선철도와 수인선 철길을 건설할 때 돌을 파냈던 수리산 채석장 부지였다. 돌을 파내는 일이 중단되었지만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던 곳을 2006년 공원으로 조성했다. 인공폭포, 사계절 정원, 어린이놀이터, 잔디밭, 장미터널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주차장에서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건강한 사람도 숨이 찬다. 딱 숨이 차려는 지점에 넓은 광장이 있다. 광장에 쉼터와 잔디밭이 있고, 맞은편 절개지 절벽에는 소나무들이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서 있다. 

여름이면 절벽에선 인공폭포가 쏟아진다고 한다. 높이가 65m, 폭이 95m에 이르는 이 폭포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따라 쏟아지는데 여름밤에는 오색 경관조명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모습을 선보인다고 한다. 폭포수 아래로 작은 인공동굴이 있다. 어린이들은 마치 동굴을 탐험하는 듯 즐거워한다.

공원 사계절 광장 앞에는 시민들의 쉼터가 조성되어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공원 사계절 광장 앞에는 시민들의 쉼터가 조성되어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매점 뒤쪽에 캠핑장이 있다. 사전에 예약해야 한다.(안양도시공사 홈페이지 예약) 사진 / 박상대 기자
매점 뒤쪽에 캠핑장이 있다. 사전에 예약해야 한다.(안양도시공사 홈페이지 예약) 사진 / 박상대 기자
수리산둘레길에 있는 병목안 상징 돌탑. 사진 / 박상대 기자
수리산둘레길에 있는 병목안 상징 돌탑. 사진 / 박상대 기자

노약자와 어린이도 이용하기 편리한 공원
인공폭포 옆에 어린이놀이터와 원두막형 정자와 파고라가 여러 개 있다. 놀이터 뒤에는 작은 매점이 있다. 주차장에서 매점에 이르는 길에는 단풍나무와 벚나무, 이팝나무 등 활엽수 여러 종이 자라고 있다. 동행한 해설사는 “가을이면 날마다 변하는 수채화를 감상하는 기분”이라고 말한다.   

넓이 3,300㎡의 사계절정원에는 37종 5만3천여 꽃나무와 조경수 33만여 그루가 공원일대에서 자라고 있다. 매점 아래서 수리산 쪽으로 수리산둘레길이 조성되어 있다. 약간 비탈진 길이지만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중간에 나무데크가 깔려 있다. 데크길을 오르는 동안 쉼터도 있고, 포토존도 있다. 계곡에서 물일 흘러내리는 소리가 청량하다. 

데크길 끝에 병을 세원 놓은 듯한 돌탑 두 개가 서 있다. 그 사잇길로 수리산둘레길이 이어진다. 산책로 주변 캠핑장에 텐트를 치고 앉아 쉬는 사람들과 음식을 만들어 먹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온 가족이 콘크리트벽에 지내다 텐트를 짊어지고 올라와 숲속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가면 기분이 어떨까? 직접 해본 사람만 그 달콤함의 정도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위치 안양시 만안구 안양9동 산81-1번지
 

2경 안양천. 사진 / 박상대 기자
2경 안양천. 사진 / 박상대 기자

2경 안양천
안양천은 90년대까지 인근 공단에서 유출된 폐수와 주민들의 생활하수 때문에 하천오염이 심각했고, 중부지방에 폭우가 내리면 수해가 빈번했다. 2000년대 들어서 정부와 시민들이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하천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있었다. 지금 안양천은 다채로운 수생식물과 철새가 살고 있는 명품 생태하천으로 변신했다. 하천변에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가 조성되어 있다. 안양천생태이야기관에서는 실내‧외 생태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매일 09:30~17:30 관람할 수 있다. 
위치 안양천생태이야기관 - 안양시 만안구 석수로 320

3경 평촌중앙공원. 사진 / 박상대 기자
3경 평촌중앙공원. 사진 / 박상대 기자

3경 평촌중앙공원
평촌중앙공원은 수만 그루의 나무와 분수시설, 사계절 주제 정원, 각종 체육시설, 공공예술작품 등이 조성된 복합 힐링공원이다. 연중 다채로운 행사•축제는 물론 수도권 최대의 벼룩시장이 운영되고 있다. 4계절에 맞춘 다양한 종류의 꽃과 나무를 식재하여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고 있다. 쾌적한 도시환경으로 시민의 정서를 함양시키고 있다. 공원에서는 매주 토요일마다 평촌대로 212번 길을 차 없는 거리로 운영한다. 이 거리에서 알뜰벼룩시장이 열린다.
위치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4경 망해암일몰. 사진 / 박상대 기자
4경 망해암일몰. 사진 / 박상대 기자

4경 망해암일몰
안양에서 인천 앞 바다를 볼 수 있는 암자 망해암(望海庵). 안양2동 비봉산 항공무선지표소 아래쪽에 있다. 신라 원효대사가 창건하고 조선 순조 3년 정조대왕의 모친인 홍대비가 중건했다고 알려진 유서 깊은 사찰이다. 각박한 도시 일상을 벗어나 숲길을 산책하고, 아름다운 서해를 붉게 물들이는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주택가에서 2km 남짓 되는 거리에 있는데 산책하듯 오를 수 있고, 자동차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위치 안양시 만안구 임곡로 245

5경 안양일번가. 사진 / 박상대 기자
5경 안양일번가. 사진 / 박상대 기자

5경 안양일번가
안양일번가는 1905년 개통한 안양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안양의 대표적인 브랜드 가운데 하나다. 1970년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청춘남녀의 패션 성지였고 데이트코스였다. 금융센터나 대형쇼핑몰이 평촌신도시에 생겼지만 지금도 시민들은 이 거리에서 쇼핑, 외식, 문화생활 등을 한꺼번에 즐기고 있다. 거리에선 각종 행사나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또한 전통 재래시장인 중앙시장이 인접해 있어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식자재나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다.
위치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일대

6경 수리산성지. 사진 / 박상대 기자
6경 수리산성지. 사진 / 박상대 기자

6경 수리산성지
대한민국 두 번째 신부인 최양업의 아버지 최경환과 어머니 이성례가 병목안 마을에 살던 중 순교한 곳이다. 부부는 천주교 신자 수백 명을 처형한 기해박해 때(1839년) 모진 고문과 회유에 굴하지 않고 순교했다. 병목안시민공원 옆 수암천을 따라 수리산 방면으로 2km 남짓 가면 현대식 성당과 과거의 고택 성당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현대식 성당 앞에 최양업 신부 부모님 흉상이 있고, 고택 성당 앞 개천을 건너면 묘소가 있다. 지금도 끊임없이 성지순례객들이 찾고 있다.
위치 안양시 만안구 병목안로 394

7경 평촌일번가 문화의 거리. 사진 / 박상대 기자
7경 평촌일번가 문화의 거리. 사진 / 박상대 기자

7경 평촌일번가 문화의 거리
지하철4호선 범계역과 평촌역을 중심으로 문화의거리가 조성되었다. 안양일번가가 가족 단위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면 평촌일번가는 젊은 에너지가 넘쳐나는 곳이다. 범계역 광장에는 옛날 영화촬영 모습 조형물이 있는데 안양이 6, 70년대 영화산업을 주도한 도시였음을 증명하고 있다. 주말이면 신나는 각종 공연이 펼쳐지고, 젊은 관객들이 함께 한다. 일대에 수많은 음식점과 카페, 노래방 등이 모여 있어 수도권 젊은이들의 손꼽히는 만남의 장소다.
위치 안양시 동안구 범계동 1130번지 일대

9경 만안교. 사진 / 박상대 기자
9경 만안교. 사진 / 박상대 기자

9경 만안교
만안구 석수동 안양천에 있는 만안교(萬安橋)는 조선시대 다리다.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38호인 만안교에서 만안구라는 지명을 빌려왔다. 정조대왕이 아버지(사도 세자)의 능을 참배하러 다닐 때, 백성들도 편히 이용할 수 있도록 석조다리를 건축하게 했다. “만백성이 만 년 동안 편안하게”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 다리 옆에 다리를 세운 연유를 적은 만안교비가 있고, 다리 아래로 산책로와 자전거길이 개설되어 있다. 하천에는 오리들이 노닐고, 둔치에는 애기똥풀이 노랗게 피어 있다. 
위치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 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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