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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산너머 저쪽' 옥천, 향수호수길의 '쉼표'
'산너머 저쪽' 옥천, 향수호수길의 '쉼표'
  • 박정웅 기자
  • 승인 2021.05.24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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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에서 바라본 옥천 향수호수길. 일부 구간은 잔도처럼 아찔한 데크길로 이뤄졌다. 사진 / 박정웅 기자(촬영협조 CK레저)
대청호에서 바라본 옥천 향수호수길. 일부 구간은 잔도처럼 아찔한 데크길로 이뤄졌다. 사진 / 박정웅 기자(촬영협조=CK레저)
물비늘 전망대(오른쪽 아래)와 대청호 전경. 사진 / 박정웅 기자
물비늘 전망대(오른쪽 아래)와 대청호 전경. 멀리 육지 속 섬이 된 오지마을인 오대리를 오가는 도선이 보인다. 사진 / 박정웅 기자

산너머 저쪽에는 
누가 사나?

뻐꾸기 영 우에서
한나절 울음 운다.

산너머 저쪽에는 
누가 사나?

철나무 치는 소리만
서로 맞아 쩌 르 렁!

산너머 저쪽에는 
누가 사나?

늘 오던 바늘장수도
이 봄 들며 아니 뵈네. <정지용의 ‘산너머 저쪽’>

향수호수길의 시작인 날망마당에서 흙길이 시작된다. 사진 / 박정웅 기자
물비늘 전망대. 과거 옥천읍에 상수도를 공급하던 취수탑 시설이었다. 현재는 아름다운 금강의 물비늘을 조망하는 핫스폿이다. 사진 / 박정웅 기자
물비늘 전망대. 과거 옥천읍에 상수도를 공급하던 취수탑 시설이었다. 현재는 아름다운 금강의 물비늘을 조망하는 핫스폿이다. 사진 / 박정웅 기자
물비늘 전망대부터 데크길이 이어진다. 사진 / 박정웅 기자
쉼터가 있는 데크길. '산에서 온 새' 등 정시용 시인의 아름다운 시도 감상할 수 있다. 사진 / 박정웅 기자

[여행스케치=옥천(충북)] 충북 옥천(沃川)의 물과 산은 맑고 푸르다. 대청호와 금강, 청정 자연에 둘러싸여서 지친 심신을 달랠 데가 많다. 옥천의 옛 중심인 구읍(舊邑) 너머 대청호가 펼쳐진다. 푸르른 호수를 옆구리에 끼고 걷는 향수호수길에 일상의 쉼표가 찍힌다.

향수호수길에는 옥천의 상징 인물인 정지용 시인의 ‘향수’와 대청호의 자연경관이 깃들어 있다. 생태문화 탐방로(날망마당-물비늘 전망대-황새터-용댕이 쉼터(황룡암)-주막마을 약 5.6km, 흙길 2km·데크길 3.6km)로 2019년 조성됐다. 앞으로 뿌리깊은나무에서 장계관광지까지 이어질 계획이다. 

향수호수길의 기점은 옥천선사공원이다. 공원 주차장 맞은편 도로를 건너면 맑고 푸른 세계로 들어간다. 흙길과 데크길을 걸으면 흙냄새와 피톤치드에 심신이 정화되는 느낌이다. 나무 사이로 대청호가 얼굴을 내민다. 특히 물비늘 전망대에서의 파노라마뷰는 두 눈을 시원하게 한다. ‘산너머 저쪽’ 등 정지용의 시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게 이 길을 걷는 또 다른 묘미다.

향수호수길에 앞서 이 일대는 대청호를 조망하는 등산로로 유명했다. 마성산(409m)-이슬봉(454m)-참나무골산(419m)을 잇는 약 10km 능선길이다. 다시 말해 향수호수길은 이 같은 등산로를 대청호 바로 옆으로 내려놓은 것이니 빼어난 경관이야 두말할 필요가 없겠다.

올해에만 벌써 1만7000여명이 다녀갔다. 팬데믹 여파와 일부 구간 폐쇄라는 악재에도 많은 이들이 찾은 것. 향수호수길은 지난여름 집중호우에 따른 낙석사고로 황새터-주막마을 약 2.3km가 폐쇄됐고 현채 재단장이 한창이다. 그럼에도 접근이 허용된 날망마당-황새터 구간을 걸으려는 이들이 많다. 탐방객들이 왕복 2~3시간을 기꺼이 할애하는 이유를 향수호수길 곳곳에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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