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5월호
[트레킹 여행 3 · 갈맷길] '자연의 소중함, 친환경 여행의 중심', 바다·숲·야경이 멋진, 부산 갈맷길
[트레킹 여행 3 · 갈맷길] '자연의 소중함, 친환경 여행의 중심', 바다·숲·야경이 멋진, 부산 갈맷길
  • 조용식 기자
  • 승인 2021.06.08 14: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원한 바다 풍경이 보이는 암자 위로 용왕단이 세워져 있는 오시라아 해안 산책로. 부산관광공사는 갈맷길 구간 중 오시리아 해안 산책로를 비롯해 모두 5개 구간을 선정, '부산 5대 트레킹 챌린지'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여행스케치=부산] 유난히 비 소식이 많았던 5월, 부산의 하늘은 빠르게 이동하는 구름 덕분에 푸른 하늘을 간간이 만날 수 있었다. 바람 불어 더 걷기 좋은 날, 지금 부산은 ‘안전하고 즐거운 부산(Safe & Fun Busan)’에서 갈맷길을 걸으며 친환경 여행을 통한 부산 ‘5대 트레킹 챌린지’ 에코 트레킹이 한창이다.

예전 같으면 걸어서 부산을 여행하는 일에 큰 관심을 두지 않던 20~30대 여행자들이 부산 갈맷길을 찾는다. 이들은 갈맷길을 걸으며 아름다운 숲과 바다를 만나면서 힐링을 만끽한다. 트레킹 이후에는 부산의 야간 명소, 감성 카페, 영화 촬영지, 주요 관광지 등을 찾아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다음은 어느 코스를 걸을까?", 즐거운 선택을 주는 갈맷길  

갈맷길을 걷는 젊은 여행자가 많아진 것은 지난해 처음 진행한 ‘부산 5대 트레킹 챌린지’ 캠페인 덕분이다. 코로나19로 홀로 여행하는 비대면 여행과 ‘혼산’(혼자 산행)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지속가능한 관광을 실천하는 방법으로 친환경 여행(도보여행)을 위해 부산관광공사가 기획한 ‘부산 5대 트레킹 챌린지’ 캠페인은 원래 20~30대를 겨냥했었다. 

대변항을 오가는 선박들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등대. 드론 촬영 / 조용식 기자
오시리아 해안 산책로 안내도. 사진 / 조용식 기자
잔잔한 바다로 보이지만, 오랑대 부근에서는 하얀 포말로 부서지는 파도를 만날 수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이들이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네이버 블로그 등을 통해 ‘부산 5대 트레킹 챌린지’ 캠페인을 알리면서, 트레킹을 좋아하는 50~60대 참여자도 크게 늘었으나 올해에는 모든 연령층의 참여가 기대된다.

부산 5대 트레킹 챌린지 중에서 가족이나 연인이 이국적인 풍경을 감상하며 편히 걸을 수 있는 오시리아 해안 산책로(갈맷길 1코스 2구간)를 찾았다. 이 코스에는 멸치 축제로 유명한 대변항이 있다. 시원한 바람과 배들이 오가는 방파제 사이로 선박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등대가 보인다. 여느 항구 같으면 빨간 등대, 하얀 등대만 보이는데, 이곳에는 노랑 등대가 눈길을 끈다.

원래 등대는 선박이 항구를 들어올 때를 기준으로 빨간 등대는 왼쪽으로 들어오라는 신호이며, 하얀 등대는 오른쪽으로 들어오라는 신호이다. 노란 등대는 인근에 장애물이 있으니 주변 해상을 주의하라는 뜻이다. 참고로 녹색 등대는 주위에 암초가 있으니 근처에 오지 말라는 표시이다.

등대에 빼앗겼던 시선은 다시 해안 산책로 안내판으로 옮겨진다. 총 2.1km 구간의 오시리아 해안 산책로에서 만날 수 있는 용왕단, 오랑대, 거북바위, 그리고 아난티코브 리조트와 힐튼 호텔 부산, 동암 마을이 소개되어 있다.

오랑대 공원 입구에서 해안가로 이어지는 산책 코스. 사진 / 조용식 기자
오랑대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도보 여행자들. 사진 / 조용식 기자
중년 부부가 다정스럽게 길을 걷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은 오시리아 해안 산책로. 사진 / 조용식 기자
이국적인 풍경을 그려내는 리조트 풍경과 오시리아 해안 산책로. 드론 촬영 / 조용식 기자

‘S’자 형태로 조성된 오시리아 해안 산책로는 푸른 하늘과 구름 덕분에 영화 속 주인공이 등장할 것만 같은 풍경을 보여준다. 파도가 출렁이는 바다에는 촛대 바위 위로 흰색 지붕을 한 암자가 시선을 끈다. 바로 해광사 용왕단이다.

1900년대 초 모진 풍랑에 목숨을 잃은 어민들의 원혼을 달래고, 부처님께 의지하여 극락왕생을 발원했던 해광사 용왕단은 바닷길 안전과 무사 귀환을 기도하던 기도처였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용왕단을 찾아 기도하는 사람들이 간간이 보인다. 다시 길을 걸어 오랑대로 이동한다. 

기암절벽 사이로 파도가 부딪치며, 하얀 포말을 일으키는 오랑대는 한적하고 시원한 바다 풍경이 매력적이다. 기암괴석에서 추억의 사진을 남기는 사람들, 말없이 두 손 꼭 잡고 걸어가는 중년 부부의 발걸음에서 사랑스럽고 여유로움이 함께 느껴진다.

거북바위를 지나면 해안 산책로와 함께 아난티코브 리조트와 힐튼 호텔 부산이 나란히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푸른 하늘과 바다와 조화를 이루고 있는 하얀색의 리조트를 보는 것만으로도 이국적인 정취가 느껴진다. 

부산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금정산성 고당봉
고당봉 정상에서 부산의 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금정산성(갈맷길 7코스 1, 2구간)은 등산 복장을 챙겨서 방문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부산 시민들은 범어사가 있는 북문으로 걸어 금성산의 정상인 고당봉에서 부산의 전경을 감상한 후 먹거리가 풍부한 금성동으로 내려간다. 

부산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갈맷길. 사진 / 조용식 기자
금성산성 북문으로 오르는 길은 돌길로 이어져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북문 근처에 조성된 데크. 사진 / 조용식 기자
아담한 모습의 금정산성 북문. 사진 / 조용식 기자
성벽은 금정산 정상인 고당봉 근처인 금샘 부근까지 이어져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범어사에서 시작되는 금정산성 코스는 사찰을 지나면서 커다란 바위가 즐비한 돌길이 시작된다. 범어사 돌바다(암괴류) 안내판에 기록된 내용을 보면 ‘폭이 70m 정도이며, 산사면 방향으로 길이 2500m가 족히 넘어 보이는 바위들이 많이 쌓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길을 걸으면 계곡과 돌 밑으로 물이 흐르는데 땀을 흘리며 올라가는 여행자에게 청량감을 전해준다. 돌계단과 데크 그리고 범어사 은행나무를 지나 약 2.5km를 올라가면 금성산성의 북문이 보인다. 

금성산성 북문은 4문 가운데 가장 투박하고 거칠다고 적혀 있는 안내문의 문구처럼, 아치형 장식도 없고 성문이나 팔각지붕이 작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문의 성벽은 마치 금성산 정상의 고당봉까지 이어진 형세이다.

금정산 정상인 고당봉(사진 왼쪽 정상 자리)과 인근에 있는 김해의 풍경. 드론 촬영 / 조용식 기자
금정산 정상인 고당봉에서 본 부산 전역. 시야가 탁 트인날은 더 선명하게 보인다. 사진 / 조용식 기자
금정산 정상의 고당봉. 사진 / 조용식 기자

금성산성의 성벽은 금샘 부근에서 끝이 나고, 이 부근부터 ‘똑바로 서 있는 돌탑’인 토르(Tor)가 성벽의 역할을 한다. 사람이 쌓아 올린 성벽과 풍화작용 때문에 대자연이 만든 성곽이 조화롭게 어울리는 금성산은 북문에서 약 0.9km 거리의 정상에 올라가면 더 아름다운 비경을 선물한다. 

조금은 가파른 느낌을 주지만, 그늘과 바람, 그리고 신록의 빛깔이 오르는 걸음에 힘을 실어준다. 해발 801.5m 정상의 고당봉은 금정산의 주봉으로 부산 전경은 물론 김해와 부산 앞바다를 모두 감상할 수 있다. 한참을 앉아 부산의 전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정상에서의 행복한 시간을 꼭 가져보기를 권한다. 

신현진 부산관광공사 매니저는 “올해 선정한 5개의 갈맷길은 해변을 따라 편하게 걸을 수 있는 코스가 대부분이며, 부산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금정산성이 중급의 등산 코스 수준이어서 여행자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걸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INFO 부산 5대 트레킹 챌린지
올해 선정된 ‘부산 5대 트레킹 챌린지’ 코스는 광안리와 수변공원, F1963로 이어지는 갈맷길 2코스 2구간, 힐튼 호텔 부산 앞 산책로와 오랑대(오시리아 해안 산책로)를 잇는 갈맷길 1코스 2구간,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그린 레일 웨이로 이어지는 갈맷길 2코스 1구간, 다대포 해수욕장에서 다대포 생태 탐방로를 걷는 갈맷길 4코스 3구간, 금정산성 고당봉 정상에서 부산과 김해를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갈맷길 7코스 1, 2구간 등이다. 행사기간은 오는 8월 7일까지.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