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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입 안에서 톡톡 터지는 괴산 대학찰옥수수의 맛
입 안에서 톡톡 터지는 괴산 대학찰옥수수의 맛
  • 노규엽 기자
  • 승인 2021.06.10 0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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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 장수밥상으로 만나는 옥수수떡갈비정식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진 수옥폭포의 시원한 풍광
아이와 함께 찾으면 더욱 좋은 꿀벌랜드
괴산의 옥수수를 활용한 밥상을 먹을 수 있는 김우연한정식의 옥수수떡갈비정식. 사진 / 노규엽 기자
괴산의 옥수수를 활용한 밥상을 먹을 수 있는 김우연한정식의 옥수수떡갈비정식. 사진 / 노규엽 기자

[여행스케치=괴산] 여름이 오면 생각나는 추억의 간식이 있다. 옥수수다. 푹 쪄낸 옥수수 하나를 손에 들고 하모니카 불듯이 뜯어먹는 그 맛. 선풍기 바람에 의지해 옥수수를 먹는 맛은 여름의 추억 그 자체다. 대학찰옥수수의 원산지인 괴산으로 옥수수정식을 판매하는 식당을 찾아가봤다.

노랑찰옥수수, 초당옥수수, 대학찰옥수수 등 옥수수는 맛과 당도, 질감 등에 따라 다양한 품종이 있다. 그중에서 많이 들어본 이름으로 세 손가락 안에 들 대학찰옥수수는 껍질이 얇고 찰진 맛이 특징이며, 신장염과 당뇨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웰빙 간식으로 많이 이용되는 옥수수다.

쫄깃하고 감칠맛이 풍부한 대학찰옥수수
지금은 국내 곳곳에서 대학찰옥수수를 재배하고 있지만, 원산지는 괴산군 장연면이다. 괴산 대학찰옥수수는 농학박사인 최봉호 전 충남대 교수가 고향의 땅과 기후에 맞는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를 한 결과물이다. 최 전 교수는 모내기를 한 뒤 기를 작물이 없어 일손을 놓고 사는 고향 주민들을 위해 옥수수 개발에 성공했고, 이후 장연면 일대는 대학찰옥수수마을로 변모해 지금도 원조대학찰옥수수를 재배하며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다. 공식적인 품종 이름은 연농1이지만, 장연면 주민들은 대학교수가 개발했으니 대학찰옥수수라 부르게 된 것이 우리들에게까지 알려진 것이다.

대학찰옥수수가 식탁에 차려지는 곳
보통 간식으로 여겨지는 옥수수를 밥상으로 옮긴 맛은 어떨까? 괴산의 옥수수를 만나러 가기에 앞서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니 괴산군이 지역 대표 농특산물을 활용해 개발한 메뉴인 장수밥상이라는 브랜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장수밥상은 지역 주민과 괴산을 찾는 외지인들에게 지역 농특산물을 알리기 위해 만든 메뉴로, 옥수수정식과 배추정식, 고추정식 등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찾아간 곳은 괴산 장수밥상 메뉴 중 옥수수정식을 취급하는 식당인 김우연한정식이다.

옥수수를 넣은 밥과 옥수수전 등 옥수수를 활용한 밥과 반찬들이 차려진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옥수수를 넣은 밥과 옥수수전 등 옥수수를 활용한 밥과 반찬들이 차려진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떡갈비 안에도 옥수수가 들어있어 씹히는 맛이 더 좋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떡갈비 안에도 옥수수가 들어있어 씹히는 맛이 더 좋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괴산 장수밥상 식당 중 한 곳인 김우연한정식 외관. 사진 / 노규엽 기자
괴산 장수밥상 식당 중 한 곳인 김우연한정식 외관. 사진 / 노규엽 기자

 

김우연한정식에서 만드는 옥수수 메뉴는 옥수수떡갈비 정식이다. 옥수수 알갱이들이 장식으로 얹어진 떡갈비를 메인으로 옥수수와 호박 등을 함께 부쳐낸 옥수수전이 나오고, 두부조림과 밥에도 옥수수를 넣고 만들었다. 식전에 먹는 죽은 호박죽이 나오는데, 죽에도 옥수수가루를 넣어 찰진 맛을 더했다고.

비주얼만 보면 옥수수정식이란 구색을 갖추기 위해 밥과 반찬에 옥수수를 장식한 것 같지만, 이 장수밥상의 진면목은 직접 입 안에 넣고 맛을 봐야 알 수 있다. 먼저 밥을 한 술 뜨면 쌀알과 함께 톡 톡 씹히는 옥수수의 쫄깃한 식감이 밥에 대한 미각을 더 풍부하게 해준다. 밥은 천천히 씹어 먹어야 건강해진다는 말도 있으니 장수밥상에도 어울린다. 옥수수전과 떡갈비는 다른 재료와 섞여있다 보니 옥수수만의 달달한 감칠맛은 알기 어렵지만, 씹히는 식감이 남달라 음식을 먹는 재미도 배가된다. 떡갈비 안에도 옥수수 알갱이가 들어있어 더욱 좋다. 나머지 옥수수와 관련이 없는 반찬들도 대체로 맛이 좋다. 간이 짜지 않아 건강하게 차려진 한 상을 싹싹 비우고 나면 포만감과 함께 한 끼를 아주 잘 먹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신선한 상차림을 잘 먹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니 괴산 장수밥상 메뉴로 탄생한 옥수수정식은 건강한 밥상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김우연한정식에서 옥수수떡갈비 정식을 맛보려면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Info 김우연한정식
메뉴 옥수수떡갈비정식 15000(2인 이상 주문 가능, 예약 필수)

주소 충북 괴산군 감물면 충민로덕운리길 15-12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진 수옥폭포
옥수수정식과 함께 즐길 괴산의 여행지 첫 번째 코스는 수옥폭포다. 조령산의 북쪽자락에 있는 깃대봉 아래에 자리한 수옥폭포는 조령3관문에서 흘러내린 계류가 20m 절벽 아래로 떨어지면서 3단으로 이루어진 폭포다. 폭포 상류에는 두 곳의 깊은 소를 이루고 있는데, 상류 2단에서 떨어지는 깊은 소는 조선 숙종 때 연풍현감을 지낸 조유수가 사람을 시켜 물을 모아 떨어지도록 파놓은 것이라 한다. 1711년에는 폭포 언덕진 곳에 조유수가 청렴했던 삼촌 조상우를 기리기 위해 정자를 짓고 수옥정이라 이름 지었다고 하는데, 1757년 제작된 <여지도서>지금은 없어졌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현재의 수옥정은 현대에 들어 복원한 것이다.

수옥폭포관광단지의 안내판. 사진 / 노규엽 기자
수옥폭포관광단지의 안내판. 사진 / 노규엽 기자

 

은밀한 풍경을 지녀 여러 드라마의 촬영지가 되었던 수옥폭포. 사진 / 노규엽 기자
은밀한 풍경을 지녀 여러 드라마의 촬영지가 되었던 수옥폭포. 사진 / 노규엽 기자
물이 20m 절벽 아래로 떨어지면서 3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물이 20m 절벽 아래로 떨어지면서 3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진 / 채동우 사진작가
수옥폭포 위에 있는 원풍저수지 풍경. 사진 / 노규엽 기자
수옥폭포 위에 있는 원풍저수지 풍경. 사진 / 노규엽 기자

 

마을 경관도 정자도 모두 바뀌었지만 수옥폭포만은 300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깎아지른 석벽이 삼면에 둘렀고, 절구질하듯 돌 항아리에 그대로 쏟아진 폭포수는 조그마한 못을 이루었다는 기록과 지금의 풍경이 흡사하고, ‘못가에는 판판하고 널찍한 반석이 있어 마치 궁중의 무대 같고 족히 백여 명은 앉을 수 있다는 기록에 걸맞은 넓은 바위도 남아있다.

수옥폭포는 은밀하고 빼어난 풍경으로 인해 <다모>, <여인천하>, <선덕여왕> 등 각종 드라마 촬영지로도 알려졌다. 마을 입구에 자리한 주차장에서 폭포까지의 왕복 시간은 10여 분에 불과하지만, 좀 더 시간을 들여 폭포수가 떨어지는 절경을 보며 여유롭게 쉬어가기에는 아주 그만이다.

Info 수옥폭포관광단지
주소 충북 괴산군 연풍면 원풍리 275

아이들 교육과 놀이를 동시에~ 꿀벌랜드
기껏 일정을 잡아 가족여행을 떠났는데 비를 만난다면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여름에는 그런 일을 마주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이런 난처함을 피할 수 있을만한 장소로, 괴산읍 서쪽 사리면에 자리한 꿀벌랜드를 추천한다.

꿀벌랜드는 꿀벌이 살기 좋은 환경을 지닌 충북 중부 4(괴산, 증평, 진천, 음성)을 중심으로 양봉인들의 편익 증진과 교육을 위해 만들어진 체험관이다. 이곳에 있던 화곡초등학교 폐교 자리를 활용해 탄생한 꿀벌랜드는 운동장이 그대로 남아있어 아이들이 뛰어놀기 좋으며, 체험건물 2층에 마련된 꿀벌전시관을 관람하며 벌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꿀벌랜드가 가족여행지로 더욱 즐거운 이유는 전시관 옆에 마련된 꿀잼랜드의 존재에 의해서다. 에어하키 기기를 비롯한 각종 VR게임들이 마련되어 있어 아이들이 가장 신나하는 공간이며, 어른들도 어린 시절로 돌아가 아이와 함께 땀 흘리며 놀기 좋다.

여행 중 갑자기 비를 만났을 때 찾기 좋은 꿀벌랜드. 사진 / 노규엽 기자
여행 중 갑자기 비를 만났을 때 찾기 좋은 꿀벌랜드. 사진 / 노규엽 기자
1층 로비에서 양봉에 관련된 자재들을 볼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1층 로비에서 양봉에 관련된 자재들을 볼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2층 전시실에서 꿀벌에 관한 지식들을 배울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2층 전시실에서 꿀벌에 관한 지식들을 배울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전시실 한쪽으로는 종이접기로 만든 작품들도 볼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전시실 한쪽으로는 종이접기로 만든 작품들도 볼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전시실 옆 꿀잼랜드에는 각종 VR 게임을 할 수 있어 아이들과 방문하면 더욱 좋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전시실 옆 꿀잼랜드에는 각종 VR 게임을 할 수 있어 아이들과 방문하면 더욱 좋다. 사진 / 노규엽 기자
1층 카페에서 쉬며 꿀이 들어간 음료 등도 맛볼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1층 카페에서 쉬며 꿀이 들어간 음료 등도 맛볼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카페에 문의하면 당일 체험이 가능한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카페에 문의하면 당일 체험이 가능한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1층에는 양봉에 관련된 자재들이 비치되어 있어 꿀을 얻는 과정에 대해서도 알아볼 수 있고, 랜드 카페에서 음료와 디저트를 즐기며 쉬기도 좋다. 미리 예약을 한다면 케이크와 와플을 만들어보는 체험도 준비되어 있어 다양한 활동으로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갑작스런 일정 변경으로 예약을 하지 못했다 해도 꿀벌종이접기, 천연꿀비누 만들기 등은 바로 카페에 문의해 체험할 수 있고, 키트로 제작되어 있어 구매 후 집으로 가지고 갈 수도 있다.

꿀벌랜드 협동조합 관계자는 도심에서 벗어나 마음 놓고 뛰어놀 수 있는 자연친화적인 놀이터로 아이들이 있는 가족이 와서 편하게 놀고 갈 수 있다운동장 옆의 수령 오래된 나무들과 벌들이 꿀을 채취하는 장면을 보며 편안하고 안전하게 쉬다 갔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 말처럼 괴산 여행 중 맑은 날이든, 궂은 날이든 찾아와 볼만한 곳이다.

Info 꿀벌랜드
운영시간 오전 10~오후 5(매주 월요일 휴무)
주소 충북 괴산군 사리면 모래재로 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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