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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누이 좋고 매부 좋네… 서로 힘 보탠 개별여행 ‘인기’
누이 좋고 매부 좋네… 서로 힘 보탠 개별여행 ‘인기’
  • 박정웅 기자
  • 승인 2021.07.12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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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코로나 속 단체관광 지원? 대안 없나 ③
‘협업 모델’ 발 벗고 나선 지자체, 어디인가 봤더니 
전남도가 코레일과 협업한 ‘가고 싶은 섬 기차여행’의 한 대상지인 여수의 낭도 해변. 사진 / 조용식 기자
전라남도가 코레일과 협업한 ‘가고 싶은 섬 기차여행’의 한 대상지인 여수의 낭도 해변. 사진 / 조용식 기자

[여행스케치=서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국내여행은 개별여행 중심으로 꾸준한 수요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조사(전국 성인 남녀 1000명) 결과, 전체 응답자의 67.2%는 ‘요즘 국내여행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조사(57.2%)보다 늘어난 수치다. 개별여행객이 주로 찾는 온라인 여행사(OTA)의 예약률은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백신 접종이 확대되는 가운데 여름 휴가철이 맞물리면서 국내여행 수요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개별여행객을 유인하려는 각급 지방자치단체(지자체)의 움직임은 분주하다. 이 중 방역지침 내에서 유연한 관광정책을 운용하는 지자체가 주목된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단체 위주로 지원했다면 이젠 개별여행에 방점을 찍은 것. 방식과 형태에도 변화를 꾀한다. 여행사를 직접 지원하는 것에서 탈피해 여행객을 간접 지원한다. 특히 유관기관과 협업 상품을 적극 개발하는 노력을 마다하지 않는다.

본지는 지자체의 개별여행 지원책에 초점을 맞춰 기획취재(코로나 속 단체관광 지원? 대안 없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호(코로나에도 '단체'만… ‘진흙속 진주’ 강진·전북 개별여행 지원책)에서는 자체적인 프로그램에 주목했다. 이번호에서는 다른 유관기관과 협업한 사례를 짚어본다. 대표적인 사례는 전라남도와 강원도, 경북 영주시의 프로그램이다.   

그림 액자로 단장된 전남 여수의 낭도 거리. 사진 / 조용식 기자
그림 액자로 단장된 전남 여수의 낭도 거리. 사진 / 조용식 기자
낭만낭도 둘레길 안내도. 사진 / 조용식 기자

‘가고 싶은 섬 기차여행’… 전남, 코레일과 개별여행 지원

전라남도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섬 개별여행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지난 4월 28일 첫선을  보인 ‘가고 싶은 섬 기차여행’은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는 개별여행 지원책의 하나다. 수도권·부산권 등 원거리 지역 여행객에게 교통 편의를 제고하고 섬별 특색 있는 여행 콘텐츠를 제공한다. 

그동안 섬 여행은 교통편이 불편한데다 여객선과 숙식 등을 직접 예매하는 불편한 점이 많았다. 전라남도의 ‘가고 싶은 섬 기차여행’이 빛을 보게 된 이유이다. 상품은 저렴한 여행 경비와 KTX역 출발로 편리한 섬 여행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 핵심.

총 6개 섬을 대상으로 각각 1박 2일의 상품이 나왔다. 패키지 상품은 여수 낭도, 고흥 연홍도, 강진 가우도, 신안 반월·박지도다. 자유여행은 여수 손죽도와 신안 기점·소악도다. 주요 일정은 트레킹과 섬 밥상 체험이다. 섬 주민으로 구성된 섬코디네이터의 해설이 곁들여진다.

전라남도는 1인당 인센티브로 패키지는 6만원, 자유여행은 4만원을 지원한다. 상품가는 인센티브에다 열차비 할인 지원 등이 추가된다. 용산역을 기준하면 11만2000원~23만8000원이다. KTX 왕복 열차비, 여객선비, 입장료, 숙박과 식사비가 모두 포함된 가격이다. 상품은 코레일 홈페이지 또는 광주여행센터를 통해 판매된다. 

전라남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의 치유와 휴식을 위해 안전한 섬 여행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강릉 심곡부채길. 사진 / 조용식 기자
강원도가 야놀자와 협업 프로그램을 내놓은 가운데 강릉지역 여행 명소인 강릉 심곡부채길을 드론으로 촬영한 모습. 사진 / 조용식 기자
강릉 심곡부채길. 사진 / 조용식 기자
강릉 심곡부채길. 사진 / 조용식 기자

코로나 이후 첫 민관협력, 강원도·야놀자 ‘맞손’
민간기관과의 협력 모델이 눈에 띈다. 강원도는 여가 플랫폼 야놀자와 모바일 강원상품권을 지난 4월 1일 도입했다. 강원상품권은 강원도가 소상공인 지원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출시한 지역 전용 상품권이다. 이번 협업은 개별여행객이 주요 고객인 야놀자 앱에 모바일 강원상품권을 신규 결제 수단으로 추가한 것.

두 기관의 협업에 따라 야놀자는 앱 내 강원상품권 제휴 숙박 상품 이용 시 사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신규 결제 시스템 도입을 기념해 지난 4월 한달 동안 펼친 프로모션은 큰 관심을 끌었다. 지난 4월 1~11일(예약일 기준, 같은 요일 비교) 앱 내 강원도 숙박 예약건수는 전년 대비 52%, 전월 대비 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강원도는 코로나19 발발 직후 기민한 여행 지원책으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4월 6일~5월 31일 ‘강원도X야놀자 안심여행 프로젝트’를 전개했다. 안전한 여행 환경을 조성하고 관련 정보와 프로모션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였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여행업계 최초의 민관 협력 사례로 평가받았다.

프로젝트는 성과를 거뒀다. 프로젝트 기간 야놀자 앱에서 강원도 지역 상품의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3.1% 증가했다. 전국 평균인 37.6%와 비교해도 3.3배 이상 높은 수치다. 지난달 3일 야놀자를 찾은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이번 프로젝트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실의에 빠져 있던 강원도민들과 지역 업체들의 위기 극복에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면서 “이를 계기로 전 세계에서 강원도와 대한민국을 찾을 수 있는 선진적인 여행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영주 부석사 안양문을 오르는 여행객들. 사진 / 조용식 기자
영주 부석사 안양문을 오르는 여행객들. 사진 / 조용식 기자
부석사에서 바라본 전경. 사진 / 조용식 기자
부석사에서 바라본 전경. 사진 / 조용식 기자

‘내게와 영주’… 영주시, 관광공사·코레일과 협업
인기 드라마를 패러디한 협업 상품도 눈길을 끈다. 경북 영주시가 한국관광공사·코레일과 개별여행 상품인 ‘내게와 영주’를 내놓은 것. 지난 4월 1일 출시한 이 상품은 올해 초 개통한 중앙선 KTX와 렌터카를 연계했다. 

‘내게와 영주’는 영주역에서 내린 뒤 렌터카를 이용해 지역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고 관광두레 주민사업체에서 체험을 하는 일정이다. 당일 코스(매주 화~일)와 1박 2일 코스(매주 화‧목~토)로 나뉜다. 1박 2일 코스는 인근의 봉화지역 관광지를 포함한다.

세 기관이 힘을 모은 만큼 할인 혜택이 많다. 영주시는 지역사랑상품권(1인당 5000원)을, 관광공사 경북지사는 관광두레 체험비 전액을, 코레일은 KTX-이음 이용료를 각각 지원·할인한다. 해당 상품은 다양한 플랫폼에 내놓으면서 개별여행 고객의 접점을 넓혔다. 코레일 홈페이지, 티몬, 네이버여행, 현대몰, G마켓, ㈜여행공방 등이다.

영주시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개별여행 수요 증가와 KTX-이음 개통을 활용해 협업 상품을 고민했다”면서 “여행객들의 안전을 위해 철저한 방역시스템을 마련했고 전통시장과 지역 사업체 방문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지자체와 유관기관의 협업 모델은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유익하다. 여행객은 보다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고 각 기관은 정책 목적 달성에 도움이 돼서다. 때문에 위드 코로나 시대에 되새겨 볼 의미가 있다. 

이에 심상진 경기대 관광학부 교수는 “이 같은 협업은 공동의 관심사에 대해서 네트워크를 구축해 문제를 해결하는 거버넌스의 좋은 예다. 국내여행 수요가 증가하는 기회에 여행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당장의 이해득실을 떠난 지혜가 필요하다”면서 “큰 틀에서 지자체를 비롯한 유관기관들의 보다 탄탄한 네트워크 구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정웅 기자 sutra@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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