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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숨이 멎은 듯… 연천 재인폭포의 선계(仙界)
숨이 멎은 듯… 연천 재인폭포의 선계(仙界)
  • 박정웅 기자
  • 승인 2021.07.23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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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 한탄강 유네스코 세계질공원 여행
재인폭포·좌상바위, 협곡에 펼쳐진 지질명소
또 찾고 싶은 푸르내마을의 인심
한탄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대표적인 지질명소인 연천 재인폭포. 사진 / 박정웅 기자
한탄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대표적인 지질명소인 연천 재인폭포. 사진 / 박정웅 기자

[여행스케치=연천(경기)] 내륙에서 현무암 주상절리를 잘 볼 수 있는 곳 가운데 하나가 경기 연천 지역이다. 연천에는 한탄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 펼쳐져 있다. 연천의 지질명소는 재인폭포, 베개용암(조망), 백의리층, 좌상바위, 은대리판상절리와 습곡구조, 전곡리유토층 등이다. 연천 지질여행의 거점을 전곡읍(전곡역)으로 잡으면 재인폭포, 베개용암, 좌상바위를 두루 볼 수 있다.

연천의 지질여행은 농촌체험을 통해 더 풍성해진다. 좌상바위와 가까운 청산면 푸르내마을을 찾아보자. 푸르내마을은 지오마을로서,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지질자원과 생활문화를 연계한 일종의 체험마을이다. 지질해설은 기본에 알찬 농촌체험이 이뤄진다. 때문에 가족단위 여행객 방문이 잦다. 

하늘에서 본 재인폭포. 드론촬영 / 이준휘 여행작가
하늘에서 본 재인폭포. 드론촬영 / 이준휘 여행작가

 

현무암 주상절리가 잘 드러나 있는 재인폭포. 사진 / 박정웅 기자
현무암 주상절리가 잘 드러나 있는 재인폭포. 사진 / 박정웅 기자

지질명소라면 이쯤 돼야… 재인폭포의 위용
재인폭포는 한탄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으뜸 지질명소로 꼽힌다. 지장봉에서 흘러내려온 물이 약 18m 높이에 달하는 주상절리 절벽으로 떨어져 내리는 장관을 연출한다. 수량이 많을 경우 폭포 소리는 웅장하다. 대규모의 현무암질 용암이 분출돼 형성한 용암호가 냉각된 후 하천에 의한 풍화·침식작용이 계속되면서 절벽과 폭포가 형성됐다. 현재에도 풍화·침식작용이 계속되고 있어 폭포의 위치가 이동하고 있다는 점은 특이하다. 

검은 현무암으로 이뤄진 좌상바위. 마을의 수호신으로 여겨진다. 사진 / 박정웅 기자
검은 현무암으로 이뤄진 좌상바위. 마을의 수호신으로 여겨진다. 사진 / 박정웅 기자
하늘에서 본 좌상바위. 드론촬영 / 이준휘 여행작가
하늘에서 본 좌상바위. 드론촬영 / 이준휘 여행작가

좌상바위는 한탄강변에 약 60m 높이로 우뚝 솟은 현무암이다. 중생대 백악기 말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현무암으로, 마그마가 지표로 분출하는 구멍인 화구나 마그마가 지표로 올라오는 길인 화도에서 삐져나온 용암이 분출되면서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을의 왼쪽에 있어 좌상바위라 불린다. 지역민들은 좌상바위를 마을 오른쪽 장승과 함께 마을 수호신으로 여긴다.

옛날 베개 옆구리 모습(바위 하단)처럼 몽글몽글한 모양의 베개용암. 사진 / 박정웅 기자
옛날 베개 옆구리 모습(바위 하단)처럼 몽글몽글한 모양의 베개용암. 사진 / 박정웅 기자
하늘에서 본 베개용암. 오른쪽 영평천이 왼쪽 한탄강과 만나는 아우라지에 있다. 드론촬영 / 이준휘 여행작가
하늘에서 본 베개용암. 오른쪽 영평천이 왼쪽 한탄강과 만나는 아우라지에 있다. 드론촬영 / 이준휘 여행작가

베개용암(천연기념물 제542호)은 한탄강과 영평천이 만나는 아우라지(두물머리)에 있다. 포천에 속하며 연천에서는 정연로에서 아우라지길 샛길로 빠져나간 한탄강변에서 조망할 수 있다. 베개용암은 용암이 물속에서 급속히 식으면서 형성된 과정을 증명한다. 냉각과정에서 동글동글한 모양을 이뤘는데 마치 옛날 베개의 옆구리 모습을 닮아 이름 지어졌다. 베개용암 상부에는 주상절리가 발달한 절벽이 위용을 드러낸다.  

재방문 높다는 푸르내마을, 인기 비결 봤더니
좌상바위가 바라보이는 한탄강 협곡 언덕에 푸르내마을이 있다. 한탄강과 영평천이 만나는 아우라지에 푹 안겨있는 마을이어서 조망이 빼어나다. 왼쪽으론 좌상바위, 오른쪽으론 베개용암이 지척이다.

한탄강 협곡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는 양갑숙 푸르내마을 사무국장. 사진 / 박정웅 기자

푸르내마을은 팜스테이 체험마을을 지향한다. 마을에서 재배하는 농산물을 활용한 농촌활동과 게임, 야외 탐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좌상바위와 잇댄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보물찾기이다. 지질해설사 자격을 갖춘 주민이 좌상바위에 얽힌 전설과 구성 암석에 관한 이야기를 간단한 놀이 형식으로 들려준다. 이후 모래사장 곳곳에 숨겨진 보물을 찾은 뒤 좌상바위 주변의 트레킹 코스를 걷는 체험이 이어진다. 

푸르내마을은 오이 등 청산 지역 농산물을 적극 활용한 여행 이벤트를 전개한다.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는 지혜를 모았다. 성과도 냈다. 일례로 지난해 11월 농협 주관 ‘제3회 깨끗하고 아름다운 농촌마을 가꾸기 경진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양갑숙 푸르내마을 사무국장이 오이 캐릭터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박정웅 기자
양갑숙 푸르내마을 사무국장이 오이 캐릭터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박정웅 기자

마을 자랑에 흠뻑 빠진 양갑숙 푸르내마을 사무국장을 만났다. 특산물인 오이부터 지질명소 관련 프로그램까지 푸르내마을 자랑을 한보따리 풀어놨다. 양 사무국장은 “현무암에 포함된 다양한 광물이 오랜 세월 풍화된 토양에서 자라고 일교차가 적당해 오이를 비롯한 이곳의 농산물은 특별하고 맛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체험마을 숙소에서 머물며 지역의 제철 식재료로 차린 시골밥상과 참 맛에 반해 다시 찾아오는 이가 많다”고 귀띔했다. 아름다운 지질경관에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엮은 덕분에 푸르내마을 재방문율이 높다는 것이다. 

푸르내마을은 최근 오이를 활용한 제품을 출시했다. 마을에서 재배한 오이를 이용해 오이 미스트, 오이 비누, 오이 손 세정제 등을 내놓은 것. 양 사무국장은 “마을 사람들의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고민한 결과”라면서 “넉넉한 인심만큼 맛있는 농산물과 지질경관이 아름다운 푸르내마을을 널리 알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정웅 기자 sutra@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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