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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젓갈의 고향’ 부안에서 맛보는 풀치와 젓갈
‘젓갈의 고향’ 부안에서 맛보는 풀치와 젓갈
  • 노규엽 기자
  • 승인 2021.08.10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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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3대항 곰소항에서 만나는 풀치백반과 젓갈백반
'허영만의 백반기행' 부안편에 출연한 집
개암사와 적벽강 등 명소 탐방도 함께 해
배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곰소항 전경. 사진 / 노규엽 기자
배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곰소항 전경. 사진 / 노규엽 기자

[여행스케치=부안] 산들바다의 고장이라는 별명처럼 산과 들판, 바다와 섬을 골고루 다 갖춘 부안에는 다양한 특산물이 풍족하다. 바다에서 난 백합죽과 바지락죽, 들판에서 생산된 쌀과 오디를 이용한 소소한 먹을거리들이 여행객들을 반긴다. 그중 이 계절에 찾아간 맛은 짭조름한 바다향으로 차려지는 백반이다.

20204월에 방영된 <허영만의 백반기행> 부안 편에 곰소항 인근의 풀치백반이 소개된 바 있다. 염전으로도 유명한 곰소는 질이 좋은 소금이 생산되는 곳으로, 덕분에 젓갈시장이 활성화 된 곳이기도 하다. 부안 변산반도의 남쪽에 자리한 곰소에서 풀치백반과 젓갈을 맛본다.

곰소항 어디서나 젓갈과 풀치를 만날 수 있어
전북 부안군 진서면에 위치한 곰소항은 규모는 자그마하지만 서해안 어업의 전진기지 역할을 했던 전북에서 세 번째로 큰 어항이다. 1970년대만 해도 변산반도 서쪽의 섬 위도 앞바다에 있는 칠산어장이 조기 파시로 유명해 곰소항에도 조기잡이 배를 비롯한 어선들이 몰려 성시를 이루었던 수산물집산지였다. 지금은 조기 파시의 명성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다양하게 어획되는 수산물들과 전국 3대 젓갈시장으로 불리는 젓갈단지로 유명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젓갈백반과 함께 차려지는 각종 밑반찬에 생선구이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젓갈백반과 함께 차려지는 각종 밑반찬에 생선구이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가게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젓갈백반에는 10가지 내외의 젓갈이 다양하게 제공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가게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젓갈백반에는 10가지 내외의 젓갈이 다양하게 제공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풀치조림이 제공되는 풀치백반도 곰소항에서 맛봐야 할 메뉴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풀치조림이 제공되는 풀치백반도 곰소항에서 맛봐야 할 메뉴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어린 갈치인 풀치는 뼈만 잘 발라내면 딱 밥 한숟갈에 알맞은 크기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어린 갈치인 풀치는 뼈만 잘 발라내면 딱 밥 한숟갈에 알맞은 크기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곰소항 어디에서나 풀치를 말리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곰소항 어디에서나 풀치를 말리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곰소항 젓갈이 유명해지게 된 계기에는 곰소염전의 역할이 크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곰소항 젓갈이 유명해지게 된 계기에는 곰소염전의 역할이 크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젓갈시장에 들려 신선한 젓갈을 2~3종류 사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이 되어준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젓갈시장에 들려 신선한 젓갈을 2~3종류 사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이 되어준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곰소항 인근의 식당들은 젓갈백반 또는 젓갈정식으로 불리는 메뉴를 판매하는 곳들이 상당하다. 곰소항과 변산 사이에 자리한 곰소염전에서 만들어내는 소금으로 곰소항에 집산된 각종 수산물들을 염장해 맛이 깊고 풍부한 젓갈류를 만들어내기 좋은 환경을 지닌 덕분이다. 그래서 타 지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음식 메뉴인 젓갈백반이 이곳에서는 인기 있는 식사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리고 외지인의 눈에 또 하나의 생소한 메뉴가 풀치백반이다. 매콤하게 양념한 풀치조림이 나오는 메뉴인데, 풀치는 어린 갈치를 부르는 용어이다. 갈치가 칼 같이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면 어린 갈치인 풀치는 풀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어린 갈치 자체를 풀치로 지칭하는 것이지만, 풀치를 염장하여 굴비처럼 엮어 말린 것도 풀치라 부른다. 곰소항의 생선집 혹은 젓갈집 앞에서 풀치를 걸어놓고 말리는 모습을 보는 것은 흔하다.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나왔다는 식당에서 풀치백반을 맛본다. 무와 감자, 양파 등을 넣고 빨간 양념으로 졸여먹는 냄비가 나온다. 비주얼은 갈치조림과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주인공이 풀치다. 어린 갈치도 어른 갈치와 큰 맛 차이는 없지만, 이곳의 풀치는 말려서 가공한 것이기에 살이 더 단단한 맛이 있다. 젓갈의 고장답게 명란젓과 갈치속젓 등을 함께 내놓아 풀치조림과 함께 젓갈백반을 먹는 기분도 낼 수 있다.

풀치도 갈치인지라 뼈를 발라먹기 귀찮은 점이 걸린다면 젓갈백반을 맛보는 것도 좋다. 가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명란젓, 청어알젓, 낙지젓, 가리비젓 등 10가지 내외의 젓갈들을 깔끔한 반찬들과 함께 차려준다. 여러 젓갈들을 하나씩 맛보는 사이 밥 한 그릇이 뚝딱 사라진다. 한 그릇을 다 비우고도 젓갈이 남은 것이 아까워 공기밥을 추가하게 만드는 메뉴가 곰소항의 젓갈백반이다.

Info 곰소항수산물종합시장
주소 전북 부안군 진서면 곰소항길 76-1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을 만나는 고요한 사찰
변산반도의 사찰은 내소사가 익히 유명하지만 변산 동쪽 자락에 자리한 개암사도 그에 못지않은 이름값과 운치를 지니고 있는 사찰이다. 지난 69일 절 뒤편에 솟아있는 부안 우금바위 일원이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되어 더욱 방문가치가 높아졌다.

변산반도의 조용한 사찰 개암사. 뒤편에 보이는 우금바위 일원이 명승으로 지정됐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변산반도의 조용한 사찰 개암사. 뒤편에 보이는 우금바위 일원이 명승으로 지정됐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보는 각도에 따라 모습이 달라지는 우금바위의 모습. 사진 / 노규엽 기자
보는 각도에 따라 모습이 달라지는 우금바위의 모습. 사진 / 노규엽 기자
개암사와 주차장을 오가면서 걷는 전나무 숲도 좋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개암사와 주차장을 오가면서 걷는 전나무 숲도 좋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개암사의 연혁에 대해서는 확실하지 않지만, <부안향토문화지>에는 백제 무왕 35(634)에 묘련왕사가 변한의 궁궐을 절로 고쳤다고 기록하고 있다. 보물 제292호로 지정되어 있는 개암사 대웅전은 기록과 같은 해인 634년에 묘현스님이 처음 지었으며,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조선 인조 때 다시 지었다고 전한다. 대웅전 외에도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123호인 청림리 석불좌상 등 볼거리가 있다.

개암사의 첫 인상은 주차장에서 절로 향하는 길목에서 만나는 전나무 숲이다. 평균 수령 15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키 큰 나무들이 절로 들어서는 기분을 말끔하게 씻어 내준다. 사천왕문을 지나 경내로 들어서면 2층 누각 형태의 보제루가 모습을 드러내고, 보제루를 지나면 개암사 대웅전을 비롯한 사찰 뜰과 뒤편 산에 우뚝 솟은 우금바위가 빼어낸 경치를 자아낸다. 이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개암사를 찾은 목적은 충분히 이루어진다. 우금바위까지 갈 수 있는 등산로도 조성되어 있는데, 이정표상 700m 거리다.

Info 개암사
주소 전북 부안군 상서면 개암로 248

지구의 속살을 직접 밟아보는 적벽강
산과 바다를 보유한 부안은 채석강, 적벽강, 솔섬, 모항, 위도, 직소폭포 등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 명소들이 많다. 바다와 파도의 침식작용으로 만들어진 해식절벽과 해식동굴이 잘 형성된 채석강 일대는 격포해수욕장의 인기와 더불어 가장 많이 찾게 되는 곳이지만, 채석강과 멀지 않은 적벽강도 최근 들어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다.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격포와 그 너머로 펼쳐진 채석강의 모습. 사진 / 노규엽 기자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격포와 그 너머로 펼쳐진 채석강의 모습. 사진 / 노규엽 기자
채석강과 가까운 적벽강도 꼭 들러봐야할 지질명소 중 하나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채석강과 가까운 적벽강도 꼭 들러봐야할 지질명소 중 하나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물 때를 잘 맞춰 적벽강을 찾으면 지구의 속살을 걷는듯한 기분을 느껴볼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물 때를 잘 맞춰 적벽강을 찾으면 지구의 속살을 걷는듯한 기분을 느껴볼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변산 앞바다의 수호신 개양할머니를 모시는 수성당도 방문객이 늘고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변산 앞바다의 수호신 개양할머니를 모시는 수성당도 방문객이 늘고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천연기념물 제123호인 후박나무 군락이 있는 연안으로부터 용두산을 돌아 절벽과 암반이 펼쳐지는 약 2km의 해안선을 적벽강이라 하는데, 중국의 적벽강만큼 경치가 뛰어나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채석강의 끝인 죽막마을을 경계로 북쪽이 적벽강이고, 남쪽이 격포해수욕장을 포함한 채석강이라 한 번에 둘러보기도 좋다.

적벽강은 붉은색을 띤 바위와 절벽으로 해안이 이루어져 있어, 석양 무렵 햇빛을 받아 바위가 진홍색으로 물들 때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무엇보다 채석강과 적벽강의 매력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물때를 파악해놔야 한다. 물이 가장 많이 들어와 있을 때인 만조 시기에는 국내 해안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해안절벽에 불과해 보일 수 있지만, 물이 빠져나간 시간대에 이곳을 찾으면 왜 이곳들이 지질명소이며 명승인지 단박에 알 수 있다. 특히 적벽강은 해안으로 내려가 걸어보면 각기 다른 지질의 암석들이 서로 다른 모습으로 침식작용을 받은 것이 한 눈에 보여, 지구라는 행성의 속살을 걷는 듯한 신비함도 느낄 수 있다.

한편, 적벽강이 있는 일대는 변산반도 앞바다를 수호하는 개양할머니 전설이 남아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개양할머니를 바다의 수호신으로 모시고 제사를 지니는 수성당 일대도 가볍게 돌아볼 수 있다.

Info 수성당
주소 전북 부안군 변산면 적벽강길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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