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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10월호
지오트레일로 만나는 무주ㆍ진안 국가지질공원
지오트레일로 만나는 무주ㆍ진안 국가지질공원
  • 노규엽 기자
  • 승인 2021.09.14 0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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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의 지오트레일 금강벼룻길을 걷다
진안 최고의 명소 마이산에서 만나는 신비로운 지형
지오트레일 외의 지질명소들도 방문가치 높
무주와 진안에는 마이산, 적상산 등 10곳의 지질명소들이 지정되어 있다. 사진은 마이산. 사진 / 조용식 기자
무주와 진안에는 마이산, 적상산 등 10곳의 지질명소들이 지정되어 있다. 사진은 마이산. 사진 / 조용식 기자

[여행스케치=무주, 진안] 호남지방의 지붕이라 불리는 진안고원에 자리 잡은 무주와 진안에는 신비로운 지질과 지형을 갖춘 장소들을 꼽아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해 놓았다. 대표적인 지질명소를 보다 편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만든 지오트레일을 통해 무주진안 국가지질공원을 만나본다.

무주진안 국가지질공원에는 총 10개소의 지질명소가 있고, 각각 2개의 지오트레일 코스를 만들어놓았다. 각 군별로 대표적으로 꼽고 있는 무주의 금강벼룻길과 진안의 마이산 지오트레일을 통해 신비롭고 아름다운 진안고원의 지질명소를 만끽해본다.

금강 물길을 따라 걷는 벼랑길
무주의 지오트레일 중 하나인 금강벼룻길은 무주군 향토문화유산 제1호이자 금강변 마실길에 포함되어 있는 대표적인 걷기 길이다. 벼룻길이란 강가나 바닷가 낭떠러지로 통하는 비탈길을 이르는 말로 무주 사람들은 보뚝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금강벼룻길 건너편인 대유리에서 본 벼룻길과 각시바위. 사진 / 노규엽 기자
금강벼룻길 건너편인 대유리에서 본 벼룻길과 각시바위. 사진 / 노규엽 기자
금강벼룻길에서는 바위와 식물이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금강벼룻길에서는 바위와 식물이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농수로를 만들면서 인공적으로 뚫은 동굴을 설명하고 있는 김진남 해설사. 사진 / 노규엽 기자
농수로를 만들면서 인공적으로 뚫은 동굴을 설명하고 있는 김진남 해설사. 사진 / 노규엽 기자
동굴을 지나 뒤돌아본 각시바위의 모습. 상승하는 형태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동굴을 지나 뒤돌아본 각시바위의 모습. 상승하는 형태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금강벼룻길은 성인 한 명이 지나다닐 수 있을만큼 길이 좁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금강벼룻길은 성인 한 명이 지나다닐 수 있을만큼 길이 좁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금강벼룻길은 부남면 굴암리 율소마을 강가에서 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시작한다. 길 시작점에는 낙석주의 안내판이 탐방객들의 주의를 요하고 있다. 내용은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금강변 마실길 1코스의 핵심노선이지만, 현재 낙석이 진행 중으로 통행을 제한하고 있다는 것. 낙석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나 벼룻길의 특성상 한계가 있어 통행할 때는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는 것이다. 그 안내문을 증명해주듯 벼룻길에 들어서면 이내 깎아지른 위아래 낭떠러지 사이로 성인 1명이 조심스럽게 걸어야할 정도로 좁은 길이 시작되어 이어진다.

길이 좁은 이유는 길의 탄생과 연관이 있다. 애초 이 길은 굴암마을 대뜰에 물을 대기 위해 일제강점기에 건설한 농수로였던 것. 이후 세월이 흐르면서 부남면 대소리와 율소마을을 이어주는 지름길로 이용되다가 도로 상황이 좋아진 다음에는 추억의 마실길로 유명해진 것이다. 벼룻길 초입에서 만나는 동그랗게 뚫어놓은 짧은 동굴에서 옛 농수로의 흔적을 볼 수 있다. 동굴 옆에 솟아있는 큰 암석이 각시바위라고 알려주는 김진남 무주군 지질공원해설사는 그에 얽힌 전설을 일러준다.

각시바위는 여인이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강 건너 대유리로 시집온 각시가 있었는데, 남편과 마을사람들 모두 칭찬할 정도로 착했지만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미워하여 괴롭혔답니다. 그럼에도 며느리는 시어머니를 위해 늘 기도했는데, 결혼한 지 삼년이 되어도 자식이 생기지 않자 시어머니는 노골적으로 나가 죽으라고 종용했죠. 결국 며느리는 절벽 위에 올라 죽기를 결심하고 바위를 오르자 구름이 몰려와 며느리를 태우고 하늘로 솟구치고 있는데, 며느리를 찾아 나선 시어머니가 그 모습을 보고 소리쳐 부르자 하늘로 솟아오르던 바위가 멈춰 며느리가 떨어져 죽고 말았답니다. 사람들은 한 많은 며느리가 죽은 장소라고 해서 각시바위라 부르게 되었죠.”

이 각시바위는 동굴을 지나서 걷다가 뒤돌아서서 보아야 전설의 내용에 맞는 상승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각시바위를 보고나면 약 1.2km의 벼룻길이 이어지는데, 길이 좁고 위험하다고는 하나 금강 물길과 나란히 이어지는 벼룻길의 풍경이 아름다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부남면소재지와 가까워지면서 캡슐공원의 데크 산책로를 걷게 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부남면소재지와 가까워지면서 캡슐공원의 데크 산책로를 걷게 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부남면소재지에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만석당. 사진 / 노규엽 기자
부남면소재지에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만석당. 사진 / 노규엽 기자
금강벼룻길 지오트레일 말미에서 만나볼 수 있는 대문바위. 사진 / 노규엽 기자
금강벼룻길 지오트레일 말미에서 만나볼 수 있는 대문바위. 사진 / 노규엽 기자

 

벼룻길을 지나 다양한 과실수가 심긴 과수원 길을 걷다보면 캡슐공원을 만난다. 캡슐처럼 작아서 이름 붙은 공원에는 데크가 조성되어 있어 편하게 걸으며 부남면소재지에 도착한다. 부남면에서 가장 먼저 마주치는 것은 만석당. 이곳도 무주의 향토문화유산이자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41호인 무주부남디딜방아액막이놀이를 전승하기 위해 건립된 방앗간 살림집이다. 디딜방아는 알곡과 가루를 내는 데 쓰이는 옛 농기구 중 하나로, 액막이놀이는 마을의 무병장수와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행해왔던 것이라 한다.

만석당을 지나 부남면소재지를 빠져나오면 걷기 길은 강을 건너 덤덜교로 이어진다. 하지만 대문바위를 보기 위해서 도로를 따라 부남터널 앞까지 직진한다. 담쟁이식물이 근사하게 몸을 치장해주고 있는 대문바위도 액막이와 관계된 전설을 지닌 곳으로, 바위를 닫아 잠그면 역병이 침입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시 길을 돌려 덤덜교를 건너면 덤덜이들을 지나 유평교를 건너고, 무주 반딧불이를 볼 수 있는 장소 중 하나인 도소마을에서 총 7km 길이 끝이 난다. 김진남 해설사는 금강벼룻길로 대표되는 지오트레일은 바위와 식물이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디테일하게 볼 수 있는 곳이라며 풍화작용과 박리현상 등의 지질 현상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한편, 금강벼룻길 지오트레일은 금강변 마실길 1코스에 포함되어 있으며, 금강변 마실길은 도소마을을 시작점으로 벼룻길을 지나 잠두마을까지 1코스, 서면마을까지 2코스로 이어진다.

Info 율소마을회관
금강벼룻길 시작점은 따로 주소가 없으므로 율소마을회관을 찾아오다가 마을로 들어서지 말고 강을 따라 율소교를 지나 도로 끝까지 이동하면 안내판을 찾을 수 있다.
주소 전북 무주군 부남면 율소길 31-8

진안 최고의 명소, 마이산 지오트레일
전북 진안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마이산일 것이다. 마이산은 이 일대가 2019년에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되기 전부터 수십 년 동안 한국인들이 관광 또는 등산을 위해 찾았던 곳이니 말이다.

마이산 북부에 있는 저수지인 사양제와 마이산의 두 봉우리. 사진 / 노규엽 기자
마이산 북부에 있는 저수지인 사양제와 마이산의 두 봉우리. 사진 / 노규엽 기자
마이산 두 봉우리 사이인 천왕문을 지나면 만나게 되는 은수사. 사진 / 노규엽 기자
마이산 두 봉우리 사이인 천왕문을 지나면 만나게 되는 은수사. 사진 / 조용식 기자
탑사로 내려서기 전에 암마이봉의 타포니를 놓치지 말고 봐야 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탑사로 내려서기 전에 암마이봉의 타포니를 놓치지 말고 봐야 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탑사의 유명한 포토존. 비가 많이 오는 날에만 생기는 폭포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탑사의 유명한 포토존. 비가 많이 오는 날에만 생기는 폭포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마이산 지오트레일의 종점인 대한이산묘. 사진 / 노규엽 기자
마이산 지오트레일의 종점인 대한이산묘. 사진 / 노규엽 기자
사당 옆 암벽에 새겨진 주필대, 마이동천 글씨를 찾아볼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사당 옆 암벽에 새겨진 주필대, 마이동천 글씨를 찾아볼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마이산은 백악기 역암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이야기되는데, 지오트레일은 두 가지 코스로 운영되고 있다. 시작점은 같다. 마이산관광단지 북부주차장 앞에 있는 지질공원 안내센터에서 말 귀를 닮은 두 봉우리를 향해 걷기 시작한다. 그대로 일반 등산로를 따라 가도 되지만, 지오트레일 코스는 왼쪽으로 길이 난 연인의 길을 따라 오른다. 연인의 길은 오르막 경사로에 숲이 우거져 있어 그늘과 함께 걷기 좋으며, 각종 조형물들을 구경하며 산책하기 좋은 구간이다. 연인의 길 중간에는 계단이 있는데, 이곳을 잠시 들르면 마이산의 두 봉우리를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전망대 포토존으로도 갈 수 있다.

다시 연인의 길을 따라 걷다보면 암마이봉과 숫마이봉 사이를 지나가는 천왕문을 지나 두 봉우리를 배경으로 자리 잡은 은수사가 창연한 모습을 드러낸다. 이어 아래로 내려가면 마이산에서도 특히 유명한 탑사로 이어진다. 탑사는 마이산 등산이 아니더라도 탑사만을 목적으로 찾는 관광객이 많은 곳이다. 심태형 진안군 지질공원해설사는 탑사로 내려서기 전에 암마이봉 타포니를 놓치지 말고 보기 바란다고 당부한다. 탑사의 돌탑들이 있는 장소로 내려서기 바로 전에 안내판이 하나 설치되어 있는데, 그 장소에서 암마이봉을 바라보면 구멍이 숭숭 뚫려 동굴처럼 만들어지고 있는 타포니들이 보인다. 풍화혈이라고도 부르는 타포니는 암석의 표면이 오랜시간 물과 바람 등에 깎여나가면서 만들어지는데, 마이산의 타포니처럼 큰 규모는 세계적로도 드물다고 한다. 심태형 해설사는 이 장소가 타포니를 가장 가까이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이라며 보통 사람들이 길만 보고 걸어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한다.

타포니를 보고 내려서면 탑사의 돌탑들이 자태를 드러낸다. 자연적인 지질 현상은 아니지만 한 사람이 꾸준히 쌓아올려 눈, 비가 와도 무너지지 않는다는 돌탑. 암마이봉을 병풍처럼 배경 삼은 풍경이 더해져 누구나 감탄할만한 포토존이 된다. 이 장소는 또 하나의 신기한 현상을 감추고 있다. 비가 많이 오는 날에 찾으면 암마이봉을 타고 빗물이 폭포처럼 쏟아지는 것이다. 순간적으로 많은 비가 내릴 때나 나타나는 현상이라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지만, 일부러 비가 오는 날에 마이산 지오트레일을 찾을 이유는 충분히 되는 것이다.

탑사 돌탑은 마이산 지오트레일의 2구간이 나뉘는 지점이기도 하다. 2구간은 산길을 올라 봉두봉과 성황당, 비룡대를 둘러보고 고금당에서 산을 내려와 마이산남부 매표소에 도착한다.

1구간을 이어나가면 금당사로 이어지는 숲길을 따라 곧장 마이산남부 매표소로 빠져나온다. 남부주차장 인근에는 식당들이 모여 있는 등갈비골목이 있어 식사를 할 수도 있다. 등갈비골목과 가장 가까운 주차장에 버스 정류장이 있지만, 시간 여유가 있다면 이산묘까지 걸어가 보아야 지오트레일 전 구간을 다 걷게 된다. 이산묘는 구한말 구국항쟁의 뜻을 기리는 사당으로 사당 왼쪽의 큰 암벽이 마이산군 특유의 모습을 하고 있고, 주필대, 마이동천 등의 글씨가 새겨진 것도 볼 수 있다.

한편, 심태형 해설사는 지질학적 가치가 있는 장소를 중심으로 만든 지오트레일을 걸으며 주변 경관 감상과 함께 지질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고 말하며, “고원지대에 있는 진안의 독특한 풍광을 즐기며 코로나로 인해 억눌렸던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Info 마이산북부관광안내소
주소 전북 진안군 진안읍 마이산로 130

무주진안의 나머지 지질공원 명소들
아름다운 풍경과 신비한 지질명소가 어우러진 길을 걸으며 지질과 생태역사문화 등을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지오트레일을 각 1곳씩 소개했지만, 무주와 진안에는 이보다 더 많은 지질명소들이 남아있다.

무주의 또 하나의 지오트레일 금강맘새김길 초입에서 만나는 질마바위. 사진 / 노규엽 기자
무주의 또 하나의 지오트레일 금강맘새김길 초입에서 만나는 질마바위. 사진 / 노규엽 기자
진안의 또다른 지오트레일인 운일암반일암 계곡을 도덕정에서 내려다본 풍경. 사진 / 노규엽 기자
진안의 또다른 지오트레일인 운일암반일암 계곡을 도덕정에서 내려다본 풍경. 사진 / 노규엽 기자
운일암반일암 계곡에서 대불바위를 찾아볼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운일암반일암 계곡에서 대불바위를 찾아볼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먼저 무주의 지질명소는 지오트레일로 걸은 금강벼룻길 외에 오산리 구상화강편마암과 적상산 천일폭포, 덕유산 외구천동지구(파회, 수심대)와 고원생대 화강편마암을 볼 수 있는 용추폭포가 있다. 무주읍과 가까운 후도교부터 시작하는 금강맘새김길도 지질공원 홈페이지에 또 하나의 지오트레일로 지정되어 있으니 걸어볼 만하다.

진안의 지질명소로는 마이산 지오트레일에 더해 백악기 화산암류로 형성된 운일암반일암 계곡에도 지오트레일이 마련되어 있다. 이곳도 코스에 따라 다양한 지질과 지형을 확인할 수 있는데, 꼭 길을 걷지 않더라도 운일암반일암 전망대로 불리는 도덕정을 찾아가면 가장 좋은 계곡의 전망과 대불바위를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도 구봉산 화산암경, 천반산 감입 곡류 지형, 운교리 삼각주 퇴적층 등도 진안의 지질명소로 지정되어 있어 여행 일정에 추가하면 무주진안 국가지질공원의 진면목을 더욱 다양하게 알 수 있게 된다.

본 기획 취재는 국가 지질공원과 함께 하는 사람들이란 주제로 자연과 인간의 지속가능한 공존을 위해 ()한국잡지협회와 공동으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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