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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광주에서 땅끝 해남까지 버스로 모신다' 해남 한 바퀴 버스투어
'광주에서 땅끝 해남까지 버스로 모신다' 해남 한 바퀴 버스투어
  • 박상대 기자
  • 승인 2022.05.13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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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우수영과 진도타워 간에 운행중인 케이블카. 사진/ 박상대 기자

[여행스케치= 해남] 광주에서 해남까지 코로나로 중단했던 해남시티투어버스를 운행한다. 금·토·일 사흘간 각기 다른 코스로 버스를 타고 여행할 수 있다. 아름다운 경치, 싱싱한 지역특산물, 맛있는 음식, 이런저런 만들기체험, 흥미로운 인문학여행까지 편히 앉아서 골고루 체험할 수 있다.

 

한반도의 끝이자 시작인 땅끝전망대

송지면 갈두리. 돌고래를 닮은 땅끝전망대에서 다도해를 바라본다. 바다에는 김이나 전복양식장이 널려 있고, 땅끝포구에서 출항한 보길도 가는 여객선이 파란 바다에 하얀 포말을 일으키고 있다. 전망대에서 아래쪽으로 10분여를 내려가니 땅끝탑이 있다. 많은 젊은이들, 한반도를 종주하고 싶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인증샷을 촬영하고 힘찬 발걸음을 옮기곤 한다. 반대로 통일전망대에서 출발하여 이 곳에 다다른 뒤 국토종주의 1차 목표를 달성했노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전거여행의 작가 김훈, 걷기전문가 황안나, 여러 정치인이 그랬다.

단체 관광객이나 가족단위 관광객도 땅끝에 서서 사진 한 컷 남기고 싶은 소망 때문에 땅끝까지 왔노라고 말한다. 굳이 버킷리스트일 필요는 없다. 그러나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들, 실패를 딛고 재도전하거나 새 출발하는 사람들이 ‘되돌아 시작이 되는 땅끝’에서 새롭게 의지를 다지고 돌아선다.

멀리 땅끝전망대와 갈두항이 보인다. 사진/ 박상대 기자
땅끝마을에 해양자연사박물관이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해남시티투어버스는 광주와 해남을 3일간 3개 코스로 운행하고, 서울에서 해남까지 1박2일 운행한다. 사진/ 박상대 기자

땅끝전망대에서 땅끝탑까지 가는 길은 산속에 있는 오솔길이다. 가끔 데크나 계단이 있지만 걷기에는 부담이 없다. 바닷바람이 불고, 들꽃들이 피었다. 나무들이 밀어올린 새순에서 갖가지 향기가 난다. 힐링 여행을 제대로 한다는 소감을 쏟아낸다. 땅끝탑에서 돌아나오면 광장을 지나 땅끝항이 있고, 그 이웃에 해양자연사박물관이 있다. 이 박물관은 바다생물 실물표본과 화석 등 5만60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원양어선 선장 출신인 임양수 관장이 해외에서 화석과 어류·남극생물 등 실물표본을 수집한 것이다. 1층에 전시관 4곳, 2층엔 영상관·체험관·수장고, 3층엔 땅끝 바다를 볼 수 있는 전망대와 휴게실을 갖추고 있다. (땅끝탑은 지금 보강공사 중이라 바로 앞까지는 가지 못했다.)

달마산 서북쪽에 있는 천년고찰 미황사. 사진/ 박상대 기자
달마산 중턱에 있는 달마고도에서 휴식을 취하는 여행객들. 사진/ 박상대 기자

천년고찰 미황사와 달마산 달마고도

남도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수려한 명산 달마산 서쪽에 자리한 천년고찰 미황사. 신라 경덕왕 8년(749년)에 창건한 고찰이며, 한석봉의 현판이 걸려 있는 대웅전은 볼수록 아름답다. 대웅전을 받치고 있는 주춧돌이 감탄사를 내뿜게 한다. 명부전 앞에서 서해바다로 지는 화려한 낙조를 바라보며 흠뻑 취한 적이 있다.

소나무와 동백나무, 각종 활엽수가 우거진 달마산의 원시림은 아름다움을 뛰어넘는다. 가을에는 괘불재가 열리고, 종종 산사음악회가 열리곤 한다. 대웅전 마당을 내려오면 왼쪽에 맛있는 물이 흐르는 돌 수조가 있다. 한 계단을 더 내려오자 찻집이 있다. 코로나가 한창일 때는 닫혀 있었는데 손님을 맞고 있다. 오미자차 한 잔으로 더위를 식히고 절을 나서는데 오른쪽으로 달마산을 한 바퀴 도는 달마고도 가는길 이정표가 보인다.

달마고도는 달마산 중턱을 한바퀴 도는 18km짜리 산길이다. 이낙연 당시 전남지사와 당시 주지인 금강 스님이 만든 길이라고 한다. 산길에 철계단이나 나무 데크를 한 뼘도 사용하지 않은 자연친화적인 길이라고 한다. 금강 스님이 아무 생각없이 걸으면 더 좋은 ‘구도의 길’이라고 했는데…. 다음 여행길에는 달마고도를 꼭 걸어봐야겠다.

초호감농원에서 염색체험을 하고 있는 여행객들. 사진/ 박상대 기자
해남시티투어코스에는 염색체험, 김치만들기, 고구마빵만들기, 테라리움만들기 등 계절에 따라 다른 체험프로그램이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해남의 농촌마을 고샅길과 윤철하고택, 염색체험

송지면에서 현산면으로 가는 길목에 너른 들판을 앞에 두고 앉아 있는 현산 초호마을. 마을 앞에 아름드리느티나무와 팽나무, 버드나무가 줄지어 서 있다. 마을은 조용하다. 아이들이 골목에서 왁자지껄 떠들고 놀아야 하는데….

한적한 마을 고샅길을 걷는데 솟을대문을 한 집이 보인다. 국가민속문화재인 윤철하고택이다. 1906년에 지은 전통 한옥으로 본채와 사랑채, 대문이 있는 문간채까지 건강한 모습이다. 마당이 넓고 화단에 잘 생긴 나무들이 많이 있다. 윤철하고택 이웃에 초호감농원이 있다. 김이강·강귀순 부부가 운영하는 감나무농원. 이곳에서는 농사만 짓던 농촌에서 새롭게 변신하는 농촌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초호감농원 강귀순 원장. 7년 전에 부부가 이 마을에 귀농하여 체험농원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염색은 생활이고, 놀이이면서 예술입니다. 천연자원과 사람의 예술성, 창의적인 상상력이 동원된 작업이지요.” 

강귀순 원장의 설명이다. 염색체험·천연염색·자연염색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감이나 쪽, 치자 등 다양한 식물을 활용한 염색놀이를 하며, 손수건이나 스카프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들어 가져간다. 여행객들은 모두 스카프 만들기에 도전한다. 물감의 정도와 시간에 따라 색감이 다르게 드러나고 개성 있는 스카프를 만든다. 염색한 스카프가 마르는 동안 맛있는 찐감자를 내온다. 이 농장에서는 계절에 맞춰 고구마 캐기, 감 따기, 김치만들기, 골목길 걷기 등 여러가지 체험을 할 수 있다.

 

[토요일 코스]

흑석산 치유의 숲에서 체험 중인 여행자들. 사진/ 박상대 기자

흑석산 치유의 숲

계곡면 흑석산 자락에 조성된 치유의 숲. 치유센터를 비롯해 치유정원, 치유숲길 등이 있다. 치유숲길은 참나무 군락지 사이로 무장애 데크 길(740m)과 흑(黑)돌길(350m)이 조성돼 있다. 치유지도사가 다양한 숲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반려식물 분갈이도 한다.

해남공룡박물관

약 9천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 시대 하늘의 지배자였던 익룡. 세계 최대 익룡 발자국 화석(25-30㎝)이 있는 해남 우항리 공룡화석지와 공룡박물관. 천연기념물 394호. 공룡 화석지 일원 해안가 5㎞에 공룡발자국이 있고, 조각류 공룡관, 익룡조류관, 대형공룡관 등 3개 보호각이 있다.

우수영관광지

영화 <명량>을 낳은 명량대첩의 무대이고, 조선시대 서해를 지킨 수군의 우수영이 있던 울돌목. 진도대교를 건너기 전에 우수영관광단지가 있다. 명량대첩전승기념관에 여러 자료가 전시되고, 대교 아래에 울돌목의 상징인 회오리 모양의 스카이워크가 있다. 대교 위로 케이블카가 다닌다.

더라이스(고구마빵만들기)

해남은 쌀과 고구마로 유명한 고장. 해남 쌀과 고구마가 만나서 빵으로 태어났다. 쌀로 만든 빵 반죽에 고구마 앙고가 들어간 고구마빵. 대흥사 가는 길목 연동리에 있는 이 곳은 고구마빵과 차, 빵, 모시 송편 등을 판매한다. 이곳에서 관광객은 고구마빵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일요일 코스]

해월루

해월루는 저녁에 바다에 물이 들고 달이 뜨면 잔잔한 바다에 드리워진 달을 볼 수 있는 고풍스런 누각이다. 덩치나 규모는 작지만 왜구의 침략을 방어하기 위해 설치된 달량진의 수군책임자(만호)와 수군이 머물렀던 건물이다. 해월루에서 가까운 곳에 달량진성의 성곽이 있다. 남창의 동쪽 해안에 축조된 성곽인데 현재 약 50여m 성벽이 남아 있다.

싱싱한 우리 농수산물을 저렴한 값에 구매할 수 있는 남창오일장. 사진/ 박상대 기자

남창5일장

남창은 완도 가는 길목에 있는 어촌마을이다. 완도대교가 있기 전에는 완도와 제주 등 지로 오가는 뱃길의 포구였다. 남창마을에 5일장이 열린다(2, 7일). 인근 농어민들과 생활필수품을 가져온 상인들이 장터를 가득 채우고 있다. 장날이면 관광객도 제법 찾아온 다고 한다. 관광객은 싱싱한 우리 농수산물을 저렴한 값에 구매할 수 있다.

대흥사

대흥사는 신라말엽에 창건하여 조선시대 서산대사가 머무른 뒤 ‘삼재가 들어오지 않는 곳이요, 만세토록 파괴됨이 없는 곳’이라고 말하고,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자신의 의발(衣鉢)을 이곳에 전했다고 한다. 17세기, 표충사를 지어 서산대사 유물을 봉안하면서 중흥기를 맞이했다고 한다. 진입로 숲길과 부속 암자로 가는 숲길이 아름답다.

고산 윤선도 유적지

조선시대 문신인 고산 윤선도 선생이 머물렀던 곳. 600년 전통을 이어온 고택 녹우당이 있다. 입구에 오랜 역사를 말해주는 은행나무와 돌담이 여행객을 반긴다. 녹우당 앞에 고산유물전시관이 있다. 해남 윤씨의 손때 묻은 유물(4,600 여 점)이 전시중이다. 윤두서 자화상(국보), 해남윤씨 가문 고화첩(보물) 등이 관람객의 발길을 붙든다.

해남로컬푸드직매장

해남로컬푸드직매장은 해남읍내에 있다. 해남지역에서 생산했다는 지역농산물들이 먼저 눈에 띈다. 채소류와 과일류가 진열되어 있다. 그리고 진열대마다 가공, 수산, 반찬, 정육, 잡곡, 쌀 등 이름표를 달고 있다. 각종 소금, 식초, 기름 등 지역에서 가공한 제품들이 눈길을 끈다. 모든 제품이 신선하고 저렴하며, 신뢰할 수 있다. 한 여행객은 반찬을 사서 배낭에 넣는다.

카페 문가든 전경. 사진/ 박상대 기자

카페 문가든

문가든 카페는 흑석산 아래 오류제 저수지 옆에 있다. 50년 전 황폐지에 수목과 화초를 심었다가 이제 카페로 변신했다. 일회용 아이스컵을 화분삼아 다육식물 테라리움 만들기 체험을 하고, 여행객은 흐뭇한 미소와 함께 다육 테라리움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카페에서 마신 커피향도 그윽했다. 가족이나 커플용 캐빈도 있고, 온실과 산책로가 예쁘다.

 

INFO. 서울 - 해남 버스투어 

1박2일 코스 (144,000원)

09:00 양재역 ⇢ 고산 윤선도 유적지⇢ 대흥사 ⇢ 초호감농원(염색체험) ⇢현산마을 한바퀴 ⇢ 윤철하고택 ⇢숙소 ⇢ 땅끝관광지 ⇢ 해양자연사 박물관(중식) ⇢ 우수영관광지(스카이워크/케이블카) ⇢ 더라이스(고구마빵 체험) ⇢ 해남로컬푸드직매장 ⇢16:00 해남 출발 ⇢ 21:30 양재역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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