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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인터뷰] "현지인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즐겁다"
[인터뷰] "현지인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즐겁다"
  • 박민우 기자
  • 승인 2016.05.27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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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여행가 홍민기
꽃밭에서 촬영 삼매경에 빠진 홍민기씨. 사진 제공 / 홍민기

[여행스케치=서울] 어느 날 페이스북에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은 몇 장의 사진들이 타임라인에 올라왔다. 이후 거의 매일 전국 각지의 주옥같은 사진들이 마치 사진일기를 쓰듯 올라오는데 심지어 장소도 제각각이다. ‘과연 이 사람은 매일 이런 곳들을 찾아다니는 걸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지금도 이 작업은 페이스북에서 ‘현재진행형’이다. 

자신의 행복에 투자하세요!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어느덧 정년을 앞둔 낭만여행가 홍민기씨. 그는 여행작가나 사진작가로 알려진 인물은 아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에서는 그의 관점에서 촬영한 주옥같은 사진들로 화두를 던져 자연스럽게 댓글을 달게끔 하는 숨은 여행 고수다. 

부안 솔섬의 낙조. 사진 제공 / 홍민기
고창 청보리밭. 사진 제공 / 홍민기

사회 초년시절 오토바이와 자동차로 여행을 다니기 시작한 그는 결혼을 한 후에도 시간만 나면 가족들과 함께 전국으로 여행을 떠났다. 박봉을 쪼개어 할부로 카메라를 구입해 여행사진을 찍으면서 틈틈이 아이들의 사진을 찍어 각각 5권씩의 성장앨범을 선물할 정도로 사진에 조예가 깊었다.

처음에는 이 사진들로 가족 블로그를 운영했었고, 요즘에는 페이스북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문화예술을 좋아하는 홍씨는 사진뿐만 아니라 글재주도 수준급이어서 ‘전북수필문예지’를 통해 정식으로 등단한 작가이기도 하다. 홍씨는 자신에게 과감히 투자할 줄 아는 몇 안 되는 사람에 속한다. 

많은 사람들이 사업이나 목표를 위해서는 투자를 많이 하지만 정작 자신을 위한 투자에는 인색한 것이 사실이다. 그는 자신의 삶을 즐기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하라고 말한다. 인생에서 진정한 목표는 ‘행복’이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3년만 미쳐보세요. 그러면 그 분야에 전문가가 됩니다. 그런 다음에는 또 다른 목표를 정하고 이뤄나가는 것이지요. 이렇게 하다보면 지속적으로 새로운 것을 접해볼 수 있답니다.”

여행은 일상탈출이자 새로운 시작

홍민기씨는 ‘여행은 질리도록 구속해온 삶의 고루한 일상에서 탈출하는 탈출구이자 자유’라고 말한다. 여행의 즐거움은 그 일탈의 기쁨을 가슴에 송두리째 받아들일 수 있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 

목적지에서 보고 듣는 것만이 아니라 여행을 하는 과정에서 보는 산과 들, 개울과 강, 바다, 펼쳐진 구름들을 보고 스치는 바람의 느낌과 향기를 맡는 모든 것이 여행의 즐거움을 구성하는 요소들이기 때문이다. 

“여행은 새로움에 도전하는 고난의 행군일 때 즐거움과 보람은 배가 됩니다. 일상에서 보는 것과 다른 모습, 문화, 음식과 생활환경 모두가 새로움이 되는 것이지요. 그런 새로움의 감동은 많이 걷고 현장에 가깝게 다가가며, 그곳에 사는 사람들과 만나 대화하는 교류를 통해 더욱 진하게 가슴속에 추억으로 새겨지는 것입니다.”

‘집 떠나면 개고생’이란 말은 그에게 통하지 않는다. 여행이 휴양이라고 생각한다면 편안함은 있을지라도 즐거움과 보람은 없다는 것이 홍씨의 지론. 여행길에서 많이 걷고 많은 땀을 흘리는 만큼 즐거움은 비례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식사를 거르기도 하고 이른 새벽, 일출을 보기 위해 눈가에 밀려오는 졸음을 참아내면서 감동은 더 진하게 새겨진다. 역사적인 장소에 멈추어 그 때의 사실을 상상해보며 생각에 잠겨보는 여유로움, 지나쳐가는 길과 주변풍경을 찬찬히 음미하고 어느 바닷가 카페에서 커피한잔을 들며 스멀스멀 다가오는 외로움을 만끽해보는 그 자체로도 낭만이 된다.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람'

홍민기씨가 여행을 함에 있어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은 풍경이나 사물을 보는 것 못지않게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여행지의 풍습을 접해보고 현지인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에서 더 큰 즐거움이 있다. 

가능하면 한마디 말이나 손짓발짓의 몸짓을 통해서라도 느낌을 공유해보는 것은 그에겐 큰 수확이고 달콤한 샌드위치가 된다. 사진가들 사이에 가장 어려운 것이 ‘인물사진’이라고 한다. 당연히 여행사진의 백미는 현지인들의 모습을 찍는 것. 

그 지역 색이 강할수록, 표정과 표현이 색다를수록 감동은 강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그의 사진에는 다양한 모습의 현지인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여행지에서 그곳만의 독특하고도 색다른 것을 찾는 것이 중요하며 그곳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보는 것은 더 중요합니다.”

홍씨에게는 여행지를 선정할 때 한 가지 규칙과도 같은 기준이 있다. 산과 강, 바다와 섬이 함께 어우러지는 곳을 선정하며, 선정된 여행지로 오가는 길은 서로 다른 길을 택해 가급적이면 많은 곳을 들를 수 있도록 코스를 짠다. 

특히, 거쳐 가는 곳들의 특산물은 되도록 먹어볼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그는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한다고. 아는 만큼 더 많이 보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그가 그동안 터득한 노하우다.

“6월은 전국 어디를 가도 여행하기 참 좋은 계절이지요. 특히 이 시기에는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남해안의 섬들을 여행해보세요. 색다른 절경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올해로 36년의 직장생활을 마감하는 그는 내년 봄 미국에 사는 동생과 한 달간 미국 전역을 여행하기로 계획해놓았다. 또 수년전부터 퇴직 후 70세가 되기 전에 세계 70개국을 여행하기로 한 계획을 실천해 나갈 생각이다. 

돈이 많은 것도, 영어 등 외국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지만 여행의 기본적인 것만 숙지하고 무작정 떠나려는 것이다. 후회 없는 미래를 위해서 그는 또 다른 세상으로의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이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무엇을 성취하고 즐기는 것. 그것이 바로 여행이자 인생이라고 말하는 그는 인생을 제대로 여행하고 있는 낭만여행가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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