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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10월호
오를수록, 먹을수록 온몸이 뜨거워진다
오를수록, 먹을수록 온몸이 뜨거워진다
  • 유은비 기자
  • 승인 2016.11.03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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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 오서산 등반 & 어죽
안개 끼지 않을 때의 오서산 전망. 사진 / 여행스케치DB

[여행스케치=충남]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12월. 앞으로 다가올 추위에 대비해 ‘보온’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발열’을 하면 보다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지 않을까? 함께 충남 홍성으로 떠나보자. 서해의 최고봉이라 불리는 오서산을 오른 후, 뜨끈한 어죽으로 몸의 온도를 후끈 달궈보자.

충남 홍성의 오서산은 시작부터 오르막길이다. 초입부터 경사가 심한 아스팔트길이 펼쳐지니 산행 전에 반드시 준비운동을 하고 출발하는 게 좋다. 오서산을 오르는 코스는 다양하지만 이번 산행은 상담주차장에서 출발하여 정암사를 찍고 오서산 전망대와 정상에 오르는 코스를 선택했다. 가장 빠르게 오를 수 있는 길이지만 ‘1600개의 계단’이 버티고 있는 산길이다.

상담마을을 지나 가파른 아스팔트길을 오르면 정암사 범종루를 볼 수 있다. 사진 / 유은비 기자
정암사 극락전 모습. 사진 / 유은비 기자

발밑에서부터 차오르는 뜨거운 온기
1600개 계단을 넘어 정상으로

키 작은 나무들이 무수히 우거진 터널을 뚫고 들어가 숲길을 지나면 곧 나뭇잎 사이로 정암사 범종루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오서산 중턱에 자리 잡은 정암사는 작지만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지닌 사찰이다.

백제성왕 5년, 담욱율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질 뿐, 그 외의 자료는 남아 있지 않은 상태다. 정암사의 범룡 주지스님은 “정암사는 기가 강한 곳에 자리 잡았다”며 “오서산 줄기가 보령을 거쳐 광천까지 뻗어나가며 산줄기들이 마치 부챗살처럼 한곳으로 모이는 곳이 정암사”라고 설명한다. 극락전 맞은편에 세워진 사리탑 뒤로 상담마을의 전경이 펼쳐진다.

사리탑 뒤로 펼쳐진 광천읍의 모습. 사진 / 유은비 기자

정암사 범종루를 나서면 정상부근까지 계단이 이어지는 ‘1600개의 계단 길’이 있다. 숫자로 명시된 이름에서 왠지 계단 수를 세어보고 싶은 충동이 인다. 하지만 힘차게 출발하고도 계단 100개가 넘어가면 숫자 세는 것을 관두게 된다.

1600개 계단 길의 시작점. 정암사 범종루 옆으로 계단길이 나있다. 사진 / 유은비 기자
가파른 계단길이지만 중간중간 쉬었다 갈 수 있는 의자가 놓여있다. 사진 / 유은비 기자

계단길을 오르다보면 자칫 땅만 보고 산을 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의자가 군데군데 마련되어 있으니 그 구간에서는 허리를 펴고, 고개를 들어 주변 풍경을 감상하자.

가파른 산세가 여지없이 드러나며 그 사이사이 막바지 단풍이 보인다. 그리고 가파른 계단 한 고비를 넘기면 걷기 좋은 길이 펼쳐진다. 그 길 위에서 뭉친 종아리를 잠시 풀어주고 다시 계단을 오르자.

계단이 끊어지는 지점마다 몇 개의 계단을 지나고 있는지 나타내는 표지가 있다. 이와 함께 무릎에 무리가 간다면 계단 옆 자연등산로를 이용하라는 내용도 적혀있다.

‘540단 지점’을 지나 ‘1066단 지점’을 넘어서면 등산객들의 쉼터가 되는 널찍한 나무데크가 나온다. 나무데크에 올라서면 광천읍이 한눈에 들어온다. 잠시 당겨오는 종아리를 풀어주며 쉬었다 가자.

계단을 오르며 마주한 풍경. 오서산의 가파른 산세를 볼 수 있다. 사진 / 유은비 기자

정상에서 보는 광활한 오서산
안개 너머 황해를 만나다

1600개 계단길에도 끝이 보인다. 계단이 끝나면 정상부근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 길부터는 걷기 좋은 능선길이다. 오서산 전망대와 정상석이 있는 곳까지 능선길이 이어진다.

정상에 가까워지는 지점의 오서산 풍경. 사진 / 유은비 기자
오서산 정상 부근의 억새군락지. 사진 / 유은비 기자

오서산 전망대 자리에는 원래 오서정이 있었지만 2010년 9월에 태풍 곤파스로 파손되어 사라졌다. 대신 지금은 널찍한 쉼터를 조성해 놓았다.

오서산 전망대에서 거대한 오서산 줄기가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장엄함을 느껴보고 그 너머 푸른빛을 뿜어내는 황해의 풍경을 눈에 담아보자. 안개가 낀 날씨에는 바다의 작은 섬들이 잘 보이지 않지만 안개를 뚫고 느껴지는 푸른 바다의 기운이 느껴진다.

오서산에는 두 개의 정상석이 있다. 하나는 홍성군 광천면에서 세운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데크전망대을 지나 헬기장 너머에 있는 보령시에서 세운 정상석이다. 오서산의 경우 홍성군과 보령시, 청양군까지 세 곳에 걸쳐져 있다.

오서산 전망데크. 사진 / 유은비 기자
광천방면 오서산 정상석. 사진 / 유은비 기자

정상에서 지역경계가 나눠질 때 이처럼 정상석을 두 개를 세우기도 한는데, 이는 등산객의 혼란을 가중시킨다. 하지만 어느 쪽의 정상석이든 해발 791m를 오른 사실 만은 변하지 않으니 정상석을 발견한 즉시 기념사진을 찍어 뿌듯한 기분을 만끽하자.

하산 길은 상담마을, 성연주차장, 오서산자연휴양림 방면 등 여러 갈래로 나뉜다. 성연주차장 방면과 오서산자연휴양림 방면은 보령시로 넘어가는 산길이니 홍성군으로 돌아가야 한다면 올라왔던 길인 상담마을 방면으로 하산하자.

같은 길로 되돌아가기가 심심한 경우 전망대와 정상, 헬기장을 지나 갈림길에 들어섰을 때 동쪽 내원사 방면으로 접어들면 1600개 계단길 대신 문화숲길을 걷게 된다. 여기에는 백제 말기의 무장이었던 복신(福信)이 백제부흥을 꿈꾸며 은거했던 쉰질바위(복신굴)가 있다.

Tip 오서산 교통 및 주차정보

고속버스 : 센트럴시티터미널 → 홍성종합터미널 → 120(홍성,주공,광천)(홍성터미널)승차 → 광천버스터미널 하차 → 711(광천,상담)(광천버스터미널)승차 → 상담 정류장 하차.

기차 : 용산역에서 광천 행 새마을호 열차 탑승 → 광천역 하차 → 711(광천,상담)(광천버스터미널) → 상담 정류장 하차.

주차 : 광천방면에서 산을 오를 경우, 상담마을 오서산 산촌마을센터 옆에 공용 주차장이나 중담마을 공용주차장을 이용하자.

Info 오서산 등산로

코스 1
충남 보령시 청라면 장현리 방면 : 오서산자연휴양림 → 명대계곡→ 월장사 → 능선 쉼터 → 정상. 오서산자연휴양림에서 정상까지 2.8㎞이다.

코스 2
충남 보령시 청소면 성연리 방면 : 성연주차장 → 시루봉→ 오서산 억새 능선 → 정상. 성연주차장에서 정상까지 3.7㎞이다.

코스 3
충남 홍성 광천읍 담산리 상담마을 방면으로 : 상담주차장 → 정암사 → 오서산 전망대 → 정상. 상담마을 주차장에서 정상까지 4.5㎞이다.

광천 원조 어죽 식당모습. 사진 / 유은비 기자

호박먹인 미꾸라지 보양식
광천 원조 어죽

충남 홍성에 왔으니 이 지역의 향토 음식을 맛봐야하지 않겠는가. 빈속을 따뜻하게 채울 국물과 몸을 보양할 수 있는 음식을 찾았다. 충남지역의 대표적인 향토음식인 어죽이다.

광천 원조 어죽집을 찾아 갔지만 간판에는 ‘원조 식당’으로 표기되어 있다. ‘원조 식당’은 김동춘씨가 30년 가까이 운영한 식당으로 이제 그의 아들인 엄기중씨가 대를 이으면서 ‘광천 원조 어죽집’으로 이름을 바꾼 것이다. 간판만 아직 바뀌지 않았을 뿐 실내 메뉴판에는 광천 원조 어죽집이라고 적혀있다.

단촐하지만 정갈한 밑반찬. 사진 / 유은비 기자
향긋한 깻잎이 들어간 어죽. 진득한 국물이 입맛을 돋운다. 사진 / 유은비 기자

밑반찬은 김치 두 종류가 올라온다. 빛깔 좋은 깍두기와 열무김치가 정갈하다. 한 상이 차려지고 끌어 오르는 어죽을 기다리다가 숟가락으로 살짝 국물 맛을 본다. 미꾸라지와 신선한 야채를 갈아 만든 어죽에는 알맞게 익은 중면과 찹쌀이 함께 들어가서 진득한 국물을 내고 깻잎과 들깨가루로 구수한 맛을 낸다.

흙냄새가 올라와 민물고기를 먹기 꺼려하는 사람들도 이 어죽은 맛있게 즐긴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집의 미꾸라지는 전부 국내산이며, 특이하게도 호박을 먹인다.

호박을 먹는 미꾸라지. 사진 / 유은비 기자

엄기중씨는 “미꾸라지들이 호박을 파먹다보면 나중에는 노랗게 변해요. 호박이 미꾸라지 몸속에 가득 차거든요.”라고 말하며 미꾸라지가 담긴 커다란 통을 보여준다.

주인장의 밭에서 직접 수확한 늙은 호박을 통째로 넣었다. 호박을 두 동강 내어 담가놓으면 미꾸라지들이 호박 안쪽의 부드러운 살을 파먹는단다. 이 덕분에 진득하고 은은한 호박향이 풍기는 어죽을 끓여낼 수 있다고 한다.

고소함과 짭짤함이 어우러진 미꾸라지 튀김. 사진 / 유은비 기자

어죽의 국물을 쫙 빨아드려 통통해진 면을 건져 먹고 나중에는 밥까지 비벼 먹으면 풍족한 한 끼 식사가 된다. 더불어 어죽집에서 빠지지 않는 별미인 미꾸라지 튀김도 맛봐 보자. 바삭하게 잘 튀겨진 미꾸라지 튀김을 한 입 베어 문 순간 입 안 가득 고소함과 짭짤함이 맴돈다.

Info 광천 원조 어죽

주소 충남 홍성군 광천읍 광천로 329번길 24
가격 어죽 6000원(2인 이상), 미꾸라지 튀김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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