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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slow travel] 강진군 ① 해안 길과 숲길의 속삭임이 있는, 가우도
[slow travel] 강진군 ① 해안 길과 숲길의 속삭임이 있는, 가우도
  • 조용식 기자
  • 승인 2016.11.07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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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의 심벌인 고려청자가 우뚝 서다

[여행스케치=강진] 전남에서 가장 가고 싶은 섬 중의 하나로 선정된 ‘가우도’. 섬의 둘레는 약 2.5km에 불과하지만, 섬을 가로 지르는 길과 전망대로 향하는 두 갈래의 길을 걸으며 사색하기에 좋다. 해안 길과 숲길이 있어 더 좋은 전남 강진군 가우도를 걸어본다.

푸른 하늘에 뿌려진 흰 구름과 강진만을 배경으로 여러 종류의 고려청자가 눈에 들어온다. 비치 파라솔를 지붕 삼아 테이블 전체를 차지한 고려청자의 모습이 이국적이면서도 한국적인 느낌이 교차한다. ‘가우도’로 들어서는 출렁다리 입구의 풍경이 ‘청자골 강진’의 여행임을 상기시킨다.

옥색의 고려청자에서 가우도의 전경을 바라보다

가우도의 전경과 함께 멀리서도 잘 보이는 대형 고려청자가 눈길을 끈다. 강진군이 최근에 세운 가우도 전망대로 고려청자를 그대로 재현해서 만든 것이다. 이 전망대의 이름은 ‘청자 타워’로 전망대 관람 이외에 1km에 달하는 짚트랙을 타고 강진만과 거우도를 한눈에 즐길 수 있다.

김채동 전 가우도 이장은 “출발을 할 때의 스릴감에 긴장하다가 중간쯤에서는 벨트를 놓고 만세를 부를 정도로 재미있는 시설”이라며 “처음으로 강진만 한 가운데서 가우도를 바라본 것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고 소감을 말했다.

짚트렉을 타고 내려오는 곳은 저두출렁다리가 있는 대구면이다. 438m의 저두출렁다리는 가우도까지 약 10분이면 도착한다. 입장료 없이 가우도를 둘러볼 수 있어 주차장에는 여행사들의 대형관광버스가 즐비하게 세워져 있다. 가우도를 방문하는 관광객은 하루에 약 2000명 정도라고 한다.

김채동 전 이장은 “츨렁다리라고 해도 흔들거림은 없다. 사장교인 저두출렁다리와 현수교인 망호출렁다리는 바람과 하중에 따라 주탑 간 경간이 흔들리는 것에 착안해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한다. 이제 가우도는 배를 타고 가는 섬이 아니라 걸어서 가는 섬이 된 것이다.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된 이후 지난해에 36만 명이 섬을 찾았다고 한다. 섬의 해안 길은 ‘함께해(海)길’로 부르며, 총 거리는 2.5km다. 대부분 1시간 정도 섬을 걸어보고 빠져나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가우도 트레킹은 ‘함께해길’과 숲길을 따라 전망대까지 올라가는 것이 좋다.

청정해역과 숲의 향기가 진하게 전해지는 트레킹 코스

가우도의 중간지점에 있는 저두출렁다리를 건너면 양쪽으로 트레킹 코스가 나온다. 어느 길로 가도 한 바퀴를 돌면 돌아올 수 있으므로 고민할 필요는 없다. 흙길을 만나고 싶으면 오른쪽으로 강진만을 더 가깝게 느끼고 싶다면 왼쪽으로 걸으면 된다.

왼쪽으로 가면 영랑나루 쉼터가 있다. 벤치에는 강진 태생의 영랑 김윤식 선생의 동상이 마련되어 있는데 가우도를 찾는 관광객들의 기념촬영 장소로 인기 만점이다. 다시 함께해길을 걸어가면 ‘청자 타워’로 향하는 전망대 길이 나온다.

청자 타워는 지난 10월 22일 개장을 했다. 청자 타워는 6층 전망대와 짚트랙을 이용할 수 있다. 전망대의 경우 이용요금이 1000원이며, 짚트랙은 성인 2만5000원이다. 짚트랙을 탈 경우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5000원 상품권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박도원 청자타워 짚트랙 부장은 “개장 이틀 동안 500명이 이용했으며, 평일에도 50여 명이 짚트랙을 이용했다”며 “가우도 하루 방문객의 10%가 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를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멀리 망호출렁다리(716m)가 보인다. 저두출렁다리보다 1.5배 이상 긴 망호출렁다리의 정 가운데에 서면 강진만의 바닷바람 세차게 불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망호출렁다리 옆으로 낚시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가우도 낚시터에는 돔이 많이 잡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새벽 낚시를 위해 가우도에서 머물며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낚시 입장료는 1만 원이며, 낚시대여, 카고, 낚시바늘, 봉돌 등을 판매하고 있다.

유배지에서 아들과 상봉하는 다산 정약용

가우도 주민들은 대대로 어업에 종사했는데, 그중에서도 가오리를 많이 잡았다고 한다. 예전에는 농사보다 소득이 많았지만, 지금은 한번 잡으면, 며칠 동안 가오리를 보기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소득사업보다는 명맥과 재미를 위해 배를 띄운다고 한다.

14가구가 모여 공동체 협동조합을 구성해서 마을의 식당과 낚시터 운영 등을 하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이색적인 것은 ‘황가오리빵’이다. 가우도 앞 바다에서 많이 잡히는 황가오리를 연상해 황가오리빵을 개발했다고 한다. 쌀과 호박으로 반죽 하고 그 안에 팥소를 넣어 만들 것이다. 오직 가우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간식으로 8개에 3000원이다.

그 옆으로 가우도 마을식당과 슈퍼가 있다.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시간에는 마을 주민이 직접 잡은 해산물을 즉석에서 회를 판매하기도 한다. 섬 주변으로 펼쳐진 갯벌에서 바지락, 석화, 꼬막, 낙지 등도 이들의 주요 수입원이다.

가우도에는 다산 정약용의 부자가 상봉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동상이 있다. ‘다산 정약용 쉼터’라는 안내판에는 ‘유배지에서 보낸 세월이 5년에 이르던 1805년 겨울, 장남 학연이 아버지를 찾아왔다’고 적혀 있다.

주민들이 사는 마을은 이제 펜션마을로 변해있다. 마을 옆으로 학교 분교가 있던 자리는 폐교가 되고 건물도 사라졌다. 지금은 운동장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골대와 주변의 모과나무만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가우도는 남도답사 1번지를 만든 대표적 관광지인 다산초당과 고려청자 요지를 잇는 여행 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지난해 군 단위에서 운영하는 시티투어로는 매주 매진되었던 오감통통 시티투어 버스는 도암면 다산초당을 들른 후 관광객들을 가우도에 내려놓고 바다 반대편 저두 출렁다리에서 기다리면 가우도 감성여행을 한 관광객들이 반대편 쪽으로 나와 고려청자 요지와 민화박물관까지 향한다.

가우도는 감성여행 1번지 강진의 대표 코스이기도 하다.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고 가는 여행이 아닌 농촌을 체험하고 힐링하는 강진 감성여행의 중심지이다. 가우도 주변의 하저, 서중 어촌체험마을과 농촌을 체험하는 푸소(FU-SO) 체험객들의 필수 탐방코스이자 가고싶은 섬으로 자리잡았다.

Info ‘가우도’ 지명 유래

강진의 지형을 전체적으로 보면 소의 형상과 닮았다. 강진읍 보은산이 소의 머리에 해당되고, 가우도의 생김새가 소의 멍에에 해당된다고 해서 ‘멍에 가(駕)’를 써서 ‘가우도(駕牛島)’라고 부르게 됐다.

Info 가우도 펜션
강진군 도암면 신기리 가우도길 2번지
요금은 방 2개 4인 기준으로 평일 8~10만원 주말 1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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