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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맛'시장 '멋'골목① 시장할 땐 대인시장으로
'맛'시장 '멋'골목① 시장할 땐 대인시장으로
  • 김샛별 기자
  • 승인 2016.12.06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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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에서 육전까지 먹거리가 한가득

[여행스케치=광주] 시장 인심이 후하다곤 하지만 이리저리 기웃거리는 객지 사람을 알아보곤 이리로 오라 손짓하며 홍어삼합 한 입부터 떠먹여주는 곳. 광주 동구에 자리한 대인시장이 오는 이들을 반기는 방식이다.

홍어에 삼겹살, 김치를 얹어먹는 홍어삼합을 권하는 김해경 동해식품 대표. 사진 / 김샛별 기자

시장하세요? 시장하세요!

오전 장사를 끝내고 잠시 손님이 없는 시간, 홍어, 삼겹살, 김치를 야무지게 구워 주변 상인들과 먹는 자리에서 “홍어 먹을 줄 안당가?” 물으며 젓가락부터 쥐어준다.

알싸한 홍어 맛과 기름진 삼겹살, 여기에 젓갈맛이 강한 김치가 깔끔하게 맛을 감싸주고 깔끔한 소주 한 잔을 곁들이면 이게 바로 광주의 맛이다 싶어 무릎을 치게 된다. "홍어 한 점 더 하고 가쇼"라는 말에 사양 대신 젓가락을 움직인다.

김해경 동해식품 대표는 시계를 보더니 갓 구워진 뜨끈뜨끈한 전을 맛보자며 손을 잡아끈다. "이리로 쭉 들어가소. 전집이 있응게 내 가리쳐주께. 육전 한번 맛보고 가야쓰지 않것소?"

그 자리에서 바로 부친 전을 먹는 재미가 있다. 사진 / 김샛별 기자

건어물을 파는 곳을 지나 모퉁이에 있는 전 가게에선 노릇노릇하게 전이 익어간다. 아침부터 밤까지 전만 부친다는 사장님은 부치고 있던 꼬치를 맛보라고 하시고, 육전도 먹어보란다. 닭고기로 만든 것도 있고 소고기로 만든 것도 있다. 1개 1000원.

마음먹고 가게에 들어가 육전을 먹으려면 가격대가 꽤 비싸지만, 시장에서 먹으면 바로 부친 육전을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

5분이면 오징어 꽃이 완성된다. 사진 / 김샛별 기자

시장 구경의 백미인 먹거리로 전라도의 ‘맛’을 느꼈다면 곳곳에 살아 숨쉬는 전통문화도 눈을 돌려볼 차례.

“전국에서 오징어 꽃을 젤로 이쁘게 맹든 양반이여, 저 양반이.” 남현조 정가듬 대표를 두고 한 말이다. “대통령상도 받은 집”이라며 문병남 대인시장 상인회 회장 역시 말을 받는다.

길게 자른 오징어 몸통 위에 잘게 가위집을 주어 예쁘게 오린 폐백음식인 오징어 오림(어물새김)을 만들던 그는 칭찬에 손을 내젓는다.

그러나 옆으로 전국에 택배로 보내기 위해 고운 보자기에 쌓여 있는 폐백 용품들이 쌓여 있는 걸 보니 그 명성을 짐작케 한다.

부부가 함께 정성들여 폐백음식을 준비한다는 이곳의 정체성을 지켜나가기 위해 대인시장 ‘별장’에서는 찾는 이들이 오징어 오림 체험도 할 수 있도록 체험 코너를 마련해놓기도 했다.

Info 대인시장
90년대 이후론 대부분의 시장이 그렇듯 대인시장도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밀려 한동안 부침을 겪었다. 이후 2008년, 시장의 빈 점포를 작가들의 작업실로,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며 예술시장으로 변화를 꾀해 대인예술시장이 되었다.
주소 광주 동구 제봉로194번길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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