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서울] 프랑스 최고 문학상인 공쿠르상, 메디치상, 고등학생들이 선정하는 공쿠르상을 수상한 '프랑스 유언'이 한국어 판으로 출간됐다.
'프랑스 유언'의 저자 안드레이 마킨은 러시아 시베리아 출신으로 프랑스로 정치적 망명을 한 뒤 프랑스어로 글을 썼다.
1995년에 쓴 그의 소설 '프랑스 유언'은 여름이면 시베리아 초원지대의 외할머니댁을 찾는 주인공 소년과 그의 할머니 샤를로트 르모니에의 삶에 관한 이야기이다. 격동의 역사를 살아온 샤를로트 할머니가 전하는 이야기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프랑스의 서정을 그려낸다.
샤를로트 할머니의 삶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프랑스 역사에 대한 증언뿐만 아니라 20세기 러시아 역사에 대한 증언까지 만나게 된다. 또한 작가의 자전적 요소가 많이 담겨 있는 이 소설은 화자에게 매혹의 대상이자 동시에 배척의 대상인 프랑스의 모습을 여실히 드러낸다.
저자는 "기억은 하나의 추억이 아니라 삶 자체"라고 말한다. 안드레이 마킨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결국 체험하지 않은 것을 기억하는 것이다. 그것은 시간의 경계를 파괴하고 과거로의 이동을 뜻하기도 한다.
그가 체험한 기억이 어떤 세계를 펼쳐 놓았는지 '프랑스 유언'을 통해 확인해 보자.
안드레이 마킨 지음, 이재형 옮김, 무소의 뿔 펴냄,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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