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안내] 신정일 시집 『꽃의 자술서』

사단법인 '우리 땅 걷기' 이사장 신정일 첫 신작 시집 출판

2019-09-03     유일한 객원기자

[여행스케치=서울] '눈이 바람에 녹아 흐르듯 시간 속을 흘러 가슴 안에서 다 타지 못한 날들이 초롱초롱 밤하늘에 반짝이는구나'(「별, 다 타오르지 못한」 전문)

문화사학자이자 도보여행가 신정일의 첫 번째 신작 시집 『꽃의 자술서』가 출간됐다. 시집은 4부로 나뉘어져 있고 총 65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세상을 자유롭고 순수한 눈으로 바라본 시인의 삶 이면에는 깊은 슬픔이 묻어있다. 그는 "너무 걱정하지마, 길은 어딘가로 이어질 거야"라고 어린 시절 자신에게 했던 위로의 말을 이제 독자에게 건낸다. 

시인은 자서(自序)에서 "길을 걷다가 무심코 만나는 어떤 대상이나 사물을 통해 섬광처럼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이 있었다"며 "하루에도 수십 번씩 다가온 생각의 실체를 찾기 위해 글을 썼다"고 말한다.

신정일

표제작인 「꽃의 자술서」에도 그의 인생역정과 절절한 고독 그리고 해답 없는 질문들이 화두처럼 짙게 배어 있다.

'아무리 캐도/더 나올 것 없는/지고 싶어도/더 질 것이 없는/살아온 생을/남김없이 썼다' (「꽃의 자술서」 부분)

우리나라의 옛길과 강을 걸어왔던 신정일 시인에게 길은 시이자 인생 자체였다. 

그는 250여 년 전 실학자 이중환 선생이 두 발로 국토를 걸으며 20년에 걸쳐 썼던 『택리지』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의 땅 구석구석을 걸으며 『신 택리지』 11권을 펴낸 바 있다. 

도종환 시인은 "신정일 선생은 이 땅의 산천이 길이자 책이었고 길에서 만난 모든 사람과 사물이 나의 스승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이다"라며 "오늘도 멈추지 않고 길을 나서는 그는 '길'의 시인이다"고 말했다. <신정일 지음, 도서출판 작가 펴냄, 1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