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거리의 시작점에서 커피를 배우다, 부산커피박물관

부산 전포카페거리에 자리한 '부산커피박물관' 약 430여 점의 커피관련 물품 전시되어 있어 17~18C의 커피 수집품 관람하며 들을 수 있는 도슨트

2019-09-09     김세원 기자

[여행스케치=부산] 커피향이 솔솔 나는 부산의 전포카페거리에는 커피에 대해 좀 더 깊이 알 수 있는, 커피의 역사를 들을 수 있는 ‘부산커피박물관’이 자리해 있다. 주말이면 방문객이 500명에 달하는 이곳에는 약 430여 점의 커피 관련 물품이 전시되어 있다. 

한국에 있는 커피 박물관 11개 중 ‘부산커피박물관’은 오래된 공구상과 작은 카페들이 모인 전포카페거리에 자리를 잡은 곳이다. 전포역 7번 출구에서 1분 거리에 있는 이곳에서는 1600년대부터 1800년대 의 커피 그라인더와 추출기들을 시작으로 김동규 관장의 수집품인 커피잔까지 커피와 관련된 물품들을 관람할 수 있다. 

전시장이 있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원두나 커피콩을 볶는 사진 등을 걸어 갤러리처럼 꾸며 놓았다. 안내판을 따라 들어가면 18세기에 사용되었던 빨간 커피 로스터기가 관람객을 반긴다. 

“카페 가서 커피 한 잔 마실래” 뜻은? 
6세기경 에티오피아의 염소를 키우던 목동 칼디가 발견한 붉은색 열매는 각성효과가 있어 발견된 후부터 꾸준히 사랑받았다. 아프리 카에서 아랍으로, 다시 터키로 넘어가면서 ‘카베’라는 이름이 붙은 커피는 중국에선 ‘가베’가 되었고 유럽으로 넘어가면서 드디어 우리 에게 익숙한 ‘카페’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커피의 역사를 설명하던 김동규 관장은 “‘카페 가서 커피 한 잔 마실 래?’하는 표현은 ‘커피 가서 커피 한 잔 마실래?’라고 하는 것과 같 다“며 웃음 짓는다. 부산커피박물관에는 도슨트 한 명과 김동규 관장이 돌아가며 커피의 역사와 전시품들에 대한 해설을 진행한다. 입구부터 시작되는 해설은 약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진행된다. 

바닥에 그려진 화살표를 따라가면 제일 처음 눈에 띄는 것은 한쪽 벽에 열을 맞춰 장식된 벽걸이 그라인더. 1800년대에 주로 사용한 크고 작은 벽걸이형 그라인더가 한곳에 모여 있어 예술작품을 보는 듯하다. 

벽을 지나면 박물관 내에서 가장 오래된 수집품인 독일에서 1600년대에 만들어진 맷돌형 나무 그라인더가 눈에 들어온다. 그 옆으로는 절구형 그라인더도 함께 있어 그라인더의 초기 형태를 한 번에 관람할 수 있다. 반대편 유리관에는 세계 최초로 대량으로 그라인더를 생산한 푸조사의 커피 그라인더가 종류별로 있어 흥미를 끈다. 

박물관 곳곳에는 사진 찍기 좋은 포토존도 마련되어 있다. 고풍스러운 의자와 테이블 그리고 찻잔이 놓인 포토존에서는 이미 다른 관람 객들이 잔을 들고 커피 마시는 포즈를 취하는 등 서로 사진을 찍어 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마지막쯤에 다다르면 커피콩을 갈아주는 기계와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 머신, 가정에서 사용하던 소형 추출기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