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글둥글 주먹 닮은 남한산성 '주먹손두부'

3대를 이어온 두부 명가...숙성 간수가 비법

2016-05-25     김다운 기자

[여행스케치=광주] "옛날에 동네에서 장이 서면 저희 조부모님이 도토리묵을 파셨어요. 그러다가 저희 어머니께서 두부를 같이 만들기 시작하셨고, 이때 본격적으로 주먹손두부를 만들게 됐죠."

70년 전 동네 장터의 작은 도토리묵 집이 2대 강춘자 할머니와 3대 박인준·정승요 부부의 손을 거쳐 두부 명가로 자리 잡은 남한산성의 '주먹순두부'. 주먹순두부는 각진 모판에 넣지 않아 동글동글 주먹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박인준 씨는 "두부를 만드는 데에 좋은 콩을 선별하는 일만큼 중요한 것은 바로 간수(바닷물을 농축시켜 소금을 채취하고 난 나머지)를 더 하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이름난 맛집이 수십 곳 모여 있는 남한산성에서 '주먹손두부'라는 두부 하나로 존재감을 떨치는 것도 바로 간수로 염 들이는 정성 때문이다. 

주먹손두부의 비법은 석모도에서 구해온 간수를 그늘진 곳에 숙성시키는 데 있다. 간수를 잘 숙성시키면 씁쓸한 맛이 달콤하게 바뀌고, 두부도 더 부드러워진다는 것이다.

"두부를 만들 때는 언제나 '염 들이는 일'에 신경을 많이 쓰죠. 두부는 습도와 온도에 아주 예민하고, 또 누가 염을 들이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 때문이지요."

오랜 숙성을 거친 간수로 감히 따라 할 수 없는 두부를 만드는 박인준·정승요 부부는 두부 공정 과정 특허 2개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열정적이다.

숙성 간수를 이용해 두부 맛을 한 차원 높인 것은 박인준 사장의 아이디어. 

주먹손두부의 맛에 반해 단골이 된 손님들은 "두부가 갈수록 맛있어지느냐"는 칭찬과 함께 예전엔 이 자리에 대청마루가 있었는데"라며 오랜 추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주먹순두부는 두부전골, 두부철판, 두부김치 등으로 다양하게 변신한다. 특히 버섯, 새우, 낙지 등을 넉넉하게 넣고 끓인 두부전골은 얼큰한 국물로 어른들의 입맛을, 프라이팬을 휘휘 저어가며 튀기는 두부철판은 고소한 식감으로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엄지 척'하며 손가락을 치켜드는 두부김치는 특유의 시큼한 맛을 없애기 위해 김장 양념을 일일이 닦고 새 양념을 입힐 정도로 정성을 쏟아 완성한다.

 

Info 주먹손두부

메뉴 두부전골 中 2만5000원, 大 3만원, 두부철판·두부김치 1만3000원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8시
휴무 매달 첫째 주 수요일
교통 소설악휴게소 정류장에서 도보 10분 이내
주소 경기 광주시 중부면 불당길 22-36
문의 031-748-86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