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테마여행] 동심 속 힐링, 미각 여행, 옹기 수집까지, 김제의 특별한 여행

2020-10-06     조용식 기자

[여행스케치=김제] 푸른 지평선 아래로 살랑살랑 흔들리는 가을 들녘은 노을이 질 즈음이면 황금 물결로 출렁인다. 지평선의 고장, 김제와 마주하는 첫인상은 이처럼 풍요롭다. 자연과 더불어 떠나는 김제의 여행지는 동심을 발견하고, 미각을 즐기며, 가정의 식탁까지 풍요롭게 해주는 매력을 담고 있다. 

“어릴 적 꿈이 있었어요. ‘톰 소여의 모험’처럼 마을 전체가 보이는 커다란 나무 위에다 나만의 집을 만들어 하루고, 이틀이고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런 꿈이...”

어릴 적 꿈 많은 소년·소녀가 되는, 미즈노씨네 트리하우스 
어린아이에게는 나무로 만들어진 왕국처럼 느껴지는 트리하우스는 이 카페의 주인장인 미즈노씨의 작품이다. 그저 바라보는 ‘장식용 트리하우스’가 아니라 엄마·아빠의 손을 잡고 올라간 아이가 마치 자기 집처럼 신나게 뛰어노는 공간이며, 친구나 연인이 다정하게 손잡고 동심으로 돌아가 소년·소녀가 되어 꿈을 키우는 곳이다.

트리하우스로 들어서는 문은 한 사람 정도만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작고 아담하다. 안으로 들어서면 두 개의 나무 사이로 지어진 트리하우스의 실체를 만날 수 있다. 오른쪽으로는 트리하우스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고, 왼쪽에는 나무로 만든 흔들의자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되어 있다. 

나무 계단을 따라 올라간 2층에는 원형 테이블 사이로 햇빛과 바람을 막아주는 원두막이 있으며, 나무 의자가 여럿 놓여있어 누구나 편안히 쉬고 갈 수 있게 꾸며져 있다. 트리하우스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통나무집이다. 

몇 개의 계단을 딛고 올라간 나무집에 누워보니 지붕 사이로 하늘을 볼 수 있게 창을 만들었다. 벽면에도 사방으로 창문을 만들어 쉴 수 있는 공간임과 동시에 전망대 역할을 하고 있다.

미즈노 마사유키 씨는 “트리하우스를 찾는 모든 분이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고, 잊고 있던 동심을 찾는 계기가 되어 그동안 미뤄왔던 꿈이 시작되는 곳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트리하우스’를 지었다”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트리하우스에 머무르는 동안은 소년·소녀가 되고, 어릴 적 향수를 끄집어내게 되니, 저절로 행복한 미소를 짓게 된다. 이것이 바로 힐링, 그 자체이다. 

‘씨 없고, 껍질까지 먹는 포도’를 맛보다, 로컬랜드
지난해에는 5만여 명이 김제 로컬랜드에서 ‘포도를 맛보며 세계 여행’을 즐겼다고 한다. 30여 개 나라의 100여 종의 포도를 직접 맛보며, 포도에 대한 역사도 직접 전해 듣는 이 프로그램은 38년 역사의 로컬랜드에서 운영하는 ‘포도로 세계여행’이다. 

포도 체험장에 들어서서 길게 펼쳐진 포도나무 사이로 잘 익은 포도송이가 주렁주렁 매달린 풍경만 보더라도 군침이 넘어갈 정도이다. 

재배를 시작한 지 5000년이 넘는 머스켓 오브 알렉산드리아, 중동 레바논의 품종인 대추 포도, 유럽과 미국의 교잡종으로 벌꿀향이 난다는 골드 핑거 등 다양한 포도를 직접 따서 맛볼 수 있다. 한국에서 가장 흔하게 접하는 캠벨 포도는 미국 품종으로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에 들어왔다고 한다. 

예전에는 포도 시장의 70~80%를 차지했던 캠벨 포도가 지금은 40%로 줄어들었는데, 그 이유는 껍질과 씨가 있기 때문이다.

이대훈 로컬랜드 대표는 “요즘은 씨가 없고, 껍질까지 먹는 포도를 선호한다. 샤인 머스캣, 홍주 씨들리스, 골드핑거 등이 그것”이라며 “일본 품종인 샤인 머스캣이 강남에서 유행하면서 재작년에는 중국에서, 지난해에는 베트남에서 불티나게 팔렸던 수출용 포도”라고 말했다. 

샤인 머스캣은 1송이당 가격이 1만5000원이며, 올해에는 재배 농가가 많아 국내 시장으로도 많이 유통되고 있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포도의 이야기를 들으며, 세계의 포도를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는 로컬랜드는 포도밭 숙박, 와인 스파, 찜질방, 커피숍 등의 부대시설이 있어 연중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음식 담으면 좋은 실생활 옹기를 만나다, 안시성 옹기
도심에서는 많이 볼 수 없는 항아리를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김제 부거리 옹기가마에서는 예전보다는 작지만, 일상생활에 실용적인 항아리가 주문 제작되는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가마로 역사적인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08년도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403호로 지정되어 있어 더욱 정감을 느낄 수 있다. 

구릉지 경사면에 만들어진 22.5m 길이의 부거리 옹기가마를 따라 올라가면 20여 개의 구멍이 보인다. 구멍을 통해 불을 땜으로써 가마 전체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옹기가마는 조선 후기에 천주교 박해를 피해 이주한 신자들이 포교와 생계를 위해 옹기를 빚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원래 6개의 옹기가마가 있었으나 현재는 1개의 가마와 작업장만이 남아 있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53호 부거리 옹기장인 안시성씨는 “가마가 있었다는 것은 주위에 황토와 나무가 풍부했다는 의미”라며 “도자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흙, 유약, 불 등 세 가지 요소가 필수적이다. 옹기는 모래와 같은 굵은 입자가 섞인 옹기토를 사용하며, 잿물 유약을 발라 1200도에서 구워 만든다”라고 설명한다.

최근 옹기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안시성 옹기를 직접 주문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옹기는 음식을 담는 식기와 접시 등 식생활 용기로 많이 쓰이며, 약을 달일 때도 옹기를 사용한다. 

또한, 간장·된장 항아리로도 인기가 많다. 그 이유는 옹기가 공기가 통하는 통기성이 좋으며, 보관한 음식이 잘 썩지 않는 방부성, 그리고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환원성에 있기 때문이다.

오는 7일부터 제22회 김제지평선 온라인 축제 열려
코로나19로 인해 매년 진행하던 김제지평선 축제는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오는 7일부터 11일까지 5일간 진행되는 제22회 김제지평선 온라인 축제에서 눈여겨 볼만한 프로그램으로 ‘라이브 미팅’, 지평선 경매 ‘행운을 잡아라’, ‘개막식 지평선 별빛 드론 쇼’가 있다.

먼저, TV로만 볼 수 있었던 가수 등 연예인의 공연과 입담을 즐기는‘라이브미팅’이 있다. 유튜브 양방향 스트리밍 화상으로 접속한 이들은 대형 스크린에 띄워져 실시간으로 대화도 하고 여러 가지 퀴즈와 댓글 이벤트도 실시해 축제의 현장감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라이브 미팅은 10월 9일 금요일 오후 7시부터 시작하니 유튜브 김제지평선축제 채널에 접속하여 만나볼 수 있다.

눈에 띄는 프로그램으로 지평선 경매 “행운을 잡아라”가 있다. 지평선 무형문화재 장인들이 만든 공예품인 안시성 옹기 세트, 장동국 도예 세트와 김제 특산품인 한우 세트, 가시오가피 등을 실시간 경매로 판매한다.

저렴한 가격으로 품격있는 상품들을 낙찰할 행운의 주인공이 누구일지는 10월 10일, 11일 이틀간 오후 5시 실시간 유튜브 라이브(youtube live)를 통해 볼 수 있다. 유튜브 실시간 댓글을 통해 진행하며, 나도 행운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또한, 수익금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기금으로 쓰인다고 하니 낙찰의 기쁨을 2배 누려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기대되는 프로그램은 개막식 지평선 별빛 드론 쇼이다. 지평선 밤하늘을 수놓는 별빛처럼 수백 대의 드론이 선사하는 화려함으로 개막식 인기가수 공연 못지않은 즐거움과 황홀함을 느낄 수 있다. 

개막식 기획공연인 지평선 별빛 드론 쇼는 지평선 온라인축제 시작일인 10월 7일 저녁 8시에 유튜브 김제지평선축제 채널에서 시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