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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경북 울진 후포항... 붉은대게가 한창
경북 울진 후포항... 붉은대게가 한창
  • 조용식 기자
  • 승인 2017.01.25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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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에 떠나는 맛있는 제철여행
속살이 부드럽고 속이 꽉 찬, 붉은 대게. 사진 / 조용식 기자
붉은대게를 하선하고 있는 어선. 사진 / 조용식 기자

[여행스케치=경북] 겨울 바다에서 붉은대게를 만났다. 속이 꽉 차고, 속살이 부드러운 붉은대게 찜이 입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바다 향이 그대로 전해진다. 감칠맛이 느껴지는 짭짤함으로 대게를 향한 손이 멈추질 않는다. 경북 울진 후포항에서 붉은대게의 매력에 빠져보자.

오전 9시 30분. 후포항의 위탁 판매장에는 아침 햇살에 더욱 붉게 빛나는 ‘붉은대게’가 열을 맞춰 누워있다. 하늘을 향해 10개의 발을 오므렸다, 폈다를 반복하는 ‘붉은대게’의 경매를 시작하는 사이렌이 울리자 경매자 주위로 중매인들이 몰려든다.

“오늘 들어온 붉은대게는 양이 많지 않아 100~150마리 단위로 위탁 판매를 하겠습니다.” 경매자 주위로 몰려든 중매인들은 붉은대게 품질을 보고는 ‘후다’라고 부르는 나무판에 분필로 가격을 적기 시작한다.

아침 햇살에 더욱 붉게 빛나는 붉은대게. 사진 / 조용식 기자
후포항에 가면 살아있는 붉은대게를 대거 볼 수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경매가 끝난 붉은대게를 운반하고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껍질만 빼고 모두 먹을 수 있는, 붉은대게

경매자는 중매인들이 건네주는 ‘후다’를 열어 가격을 본 후 돌려준다. “또, 없어요?”라고 몇 번을 외치더니 가장 높은 가격을 적은 중매인에게 낙찰을 알린다. 붉은대게는 낙찰이 떨어지자마자 운반 바구니에 담긴다. 다른 한쪽에서는 빈 바닥에 붉은대게를 깔기 시작한다. 그렇게 20여 차례 경매는 1시간 만에 모두 끝났다.

이재운 전국붉은대게통발협회장은 “붉은대게는 7~8월인 금어기를 제외하고는 사철을 먹을 수 있다”며 “속살이 꽉 차 있는 겨울이 붉은대게의 제철”이라고 말했다. 그는 “붉은대게의 맛이 짭짤한 것은 수심 깊은 곳(450~2000m)에서 살기 때문”이라며 “온 몸통이 진홍색으로 붉어 ‘홍게’라고도 부른다”고 설명한다.

2차 가공된 제품은 80% 수출, 20%는 국내 유통된다. 사진 / 조용식 기자
붉은대게의 2차 가공. 사진 / 조용식 기자

붉은대게는 껍질만 빼고 모두 먹을 수 있다. 찜, 회, 탕, 국수, 그라탕, 튀김 등 먹는 방법도 다양하다. 그중에서 가장 일반적인 것은 찜, 탕, 회 등이다. 30년 넘게 경북 울진군 후포항에서 울진 대게를 판매하는 ‘바다마실’의 안지은씨는 “가장 맛있는 것은 역시 후포항에서 바로 찜으로 먹는 것”이라며, 집에서 붉은대게 찜을 하는 요령을 설명한다.

“대게는 반드시 죽은 후에 쪄야 합니다. 살아있는 대게를 바로 찌면 몸을 비틀게 되어 다리가 떨어지고, 몸통 속 게장이 쏟아지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살아있는 대게의 경우 수돗물에 3~5분 정도 담가 두었다가 찌면 됩니다.”

최대한 큰 솥을 준비한 후 채반을 넣어주고 대게가 물에 닿지 않을 정도로 부어준다. 이때 대게의 배가 하늘로 향하도록 뒤집어서 놓아야 한다. 가정에서는 처음부터 강한 불로 25~30분 동안 찐다. 이때 주의해야 할 사항은 찌는 도중에 뚜껑을 열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안지은씨는 “중간에 솥뚜껑을 열면, 몸통 속 게장이 다리 속으로 들어가 다리 살과 몸통이 검게 변하고 비린 냄새가 나니 절대 뚜껑을 열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그런 후에 불을 끄고 뚜껑이 닫힌 그대로 5분 정도 뜸을 들이면 맛있는 붉은대게 찜을 먹을 수 있다.

생물 대게는 냉동하면 절대 안 되며, 2~3일 후에 먹을 경우 반드시 쪄서 냉동보관을 해야 한다. 또한, 냉동보관된 대게를 먹을 때는 전자레인지에 돌리지 말고 자연적으로 해동을 시키거나 솥에 채반을 두고 물을 부어 5분 정도 데운 후에 먹어야 한다.

붉은대게 축제의 현장. 붉은대게 줄다리기. 사진 제공 / 울진군청
붉은대게 찜을 맛보고 있는 관광객. 사진 제공 / 울진군청

후포항에서 열리는 붉은대게 축제, 오는 3월 2~5일
 
붉은대게는 축제를 통해서도 만날 수 있다. 울진군은 지난 2000년부터 대게축제를 개최했다. 올해도 대게가 집중적으로 많이 생산되는 3월 2~5일에 ‘2017 울진대게와 붉은대게 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남효선 울진군 축제발전위원회 위원장은 “축제를 통해 울진의 고급 붉은대게를 직접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지난해에는 대게 크로켓, 대게 국수, 붉은대게 피자 등을 선보여 큰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붉은대게가 2차 가공을 통해 대게 그라탕, 대게 샐러드, 대게 냉체 등 다양한 요리의 주재료로 활용되고 있다. 붉은대게가 국내에 유통된 것은 불과 10년 전. 이전까지는 2차 가공을 통해 일본, 미국 등으로 100% 수출만 했었다. 지금도 전체 물량의 80%를 수출하며, 한해 수출액이 약 1억 달러(약 12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남효선 위원장은 “어촌체험마을에서 만든 붉은대게 피자는 어린이를 비롯한 젊은 층은 물론 중년들에게도 인기 만점이었다”며 “앞으로 2차 가공 산업을 통해 울진 대게의 상품을 더욱 고급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울진군 해양수산과 관계자는 “‘대게’란 이름은 몸체가 크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 아니라 몸통에서 뻗어 나간 다리의 모양이 ‘대나무처럼 곧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라며 “신증동국여지승람 기록에 의하면, 대개를 자해(紫蟹:붉은게)라고 표기하고, 당시 울진군 일원인 ‘평해군지’와 ‘울진현지’의 주요 토산품이라고 적혀 있다”고 말했다.

울진 후포항의 아침 일출. 사진 / 조용식 기자

대게는 우리나라 경북 이북의 동해안에 서식하며, 특히 함경북도 연안의 냉수역 지대에 많이 있다. 일본 서남해역, 오호츠크 해, 캄챠카, 베링 해 등에도 분포하나 자원량이 많지 않은 어종이다. 따라서 자원의 영속성을 위해 관리해야 하는 어종이다. 그러나 작년부터 연안어선들이 무분별하게 붉은대게를 잡기 시작하면서 자원이 고갈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재운 전국붉은대게통발협회장은 “붉은대게 자원을 망가트리는 데는 1~2년이 걸리지만, 회복을 시키기 위해서는 10년 이상이 걸린다”며 “대게 암컷(빵게)과 체장미달(9cm 미만)인 대개를 보호하고, 무분별한 포획을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게는 칼슘, 인, 청분, 라이신, 아트기닌 등이 함유되어 있어 ‘영양의 보고’라 부른다. 대게 축제장을 찾는 관광객은 속이 꽉 차고, 속살의 부드러움과 감칠맛이 좋은 붉은대게를 만나고 싶어 한다. 속살이 차지 않은 물게는 깊고 푸른 청정해역에서 좀 더 자랄 수 있게 보호해 주어야 할 것이다.

Tip 붉은대게 효능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며, 지방은 적고 맛이 담백하고 소화가 잘되기 때문에 회복기 환자에게도 좋다. 또한, 알코올 해독작용과 내장기능을 원활하게 하고, 뼈와 근육을 건강하게 해주는 작용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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