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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6월호
따뜻한 온돌방을 기억하시지요?
따뜻한 온돌방을 기억하시지요?
  • 박상대
  • 승인 2015.01.13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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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전남] 나는 지금 남해안 어느 바닷가 마을을 여행하고 있어요. 들녘에는 아직 거둬들이지 않은 배추가 하얀 눈을 뒤집어쓰고 있네요.

바람이 거칠다고 하여 미리 온돌방을 잡았습니다. 주인이 온돌방에 이부자리를 펴놓았더군요. 슬그머니 이불 속에다 손을 밀어 넣는데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이 났습니다. 모진 바람이 불던 날, 바깥에서 친구들과 뛰놀다가 돌아온 나의 꽁꽁 언 손을 이불 속에다 넣어주던 할머니. 온돌방 아랫목이 수십 년 잊고 살았던 할머니를 떠올리게 하는군요.

어렸을 때, 쇠죽을 쑤느라고 많은 불을 지폈던 온돌방, 아랫목에 장판이 검게 누른 흔적이 남아 있는 운치 있는 온돌방, 윗목에 기다란 통나무 시렁을 만들고 그 위에 메주를 대롱대롱 매달아놓은 온돌방은 아닙니다. 그래서 옛시절의 운치는 엿볼 수 없지만 그 시절의 추억이야 어디 가겠습니까? 나의 추억창고에는 그 시절의 여러 이야기들이 살아서 꿈틀대고 있지요.

쇠죽을 끓인 후 아궁이에 넣어둔 고구마를 꺼내다 먹었던 일, 어느 친구네 닭서리를 누가 하러갈 것인지 내기 장기를 두던 일, 눈 덮인 배추를 캐다가 갈치젓갈에 쌈을 싸먹던 일 등등 함께했던 동무들은 없지만 추억은 함께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꼭 이런 여행을 많이 하고 싶습니다. 새로운 것을 눈에 담는 것도 좋지만 기억창고에 잠들어 있는 추억을 꺼내서 손으로 만져보고, 볼에 비벼보고 싶습니다. 그 여행길에 그대가 함께할 수 있다면 참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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