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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7월호
그대 가슴에도 봄꽃이 피었나요?
그대 가슴에도 봄꽃이 피었나요?
  • 박상대
  • 승인 2015.01.04 1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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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입춘과 경칩이 지났는데도 아침저녁으로 바깥 공기가 쌀쌀합니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남도의 바닷가에는 봄기운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습니다. 동백꽃은 벌써 땅바닥에 떨어져 뒹굴고, 숲 속에선 양지꽃이 노란 자태를 뽐내고, 진달래도 꽃망울을 키우고 있습니다. 보리꽃이 서로 키 자랑을 하고, 밭둑에선 쑥이 쑥쑥 자라고 있습니다.

논두렁 너머로 드넓은 바다가 펼쳐진 어촌에 왔습니다. 창문을 내리자 바다 향이 차 안에 가득 찹니다. 바다는 은빛이며 아주 작은 파도를 만들어 육지로 보내는 중입니다. 잔잔한 파도에 봄바람을 실어 은빛 사연을 전하는 ‘착한 바다’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착한 바다가 손끝에 잡힐 만큼 가까운 도로변에 차를 세웠습 니다. 갈매기들이 갯벌 위를 선회하다 바위 절벽에 내려앉고, 갯벌에선 게들이 어깨동무를 한 채 쉬고 있네요. 봄이 오는 모습을 눈에 담으면서 확인했습니다. 봄은 모진 한파를 밀어내며 부드러운 몸짓으로 다가온다는 사실을!

바구니에 꼬막을 가득 담은 아낙네들이 뭍으로 오릅니다. 아낙네의 잘 익은 구릿빛 얼굴에도 봄꽃이 피었습니다. 봄을 맞는 그 아낙네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이미 알고 있는 길을 물었는데 할미꽃보다 더 굽은 허리를 펴며 두 손으로 가르쳐주시네요.

차에 오르면 서 그대에게 물었습니다. 그대는 봄이 오는 것을 어떻게 느끼는지? 가만히 앉아 있는 가슴에도 봄꽃이 피었는지? 아직도 겨울 코트의 옷깃을 여미고 있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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