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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동해안에 메르스는 없더군요
동해안에 메르스는 없더군요
  • 박상대
  • 승인 2015.08.14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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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강원] 저는 지금 동해안 아주 한적한 포구에 앉아 있어요. 동해까지 오는 도로가 한산하여 여느 때보다 쉽게 도착했지요. 서울에 있는 그대는 지금 메르스 때문에 마음대로 외출도 하지 못하고 집에서 TV 채널을 돌리고 있을 겁니다. 내가 동해안에 바람 쐬러 가자고 했을 때, 그대는 “메르스 때문에, 괜찮을까?” 하며 주저했지요.

언론에서는 연일 메르스 때문에 외국여행객 몇 만 명이 한국여행을 취소했다고 떠들었습니다. 인간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때문에 목숨을 잃고, 사회는 공포분위기가 엄습했지요. 사람들은 행동반경을 줄이고, 급기야 학교가 쉬고, 영화관이 공짜표를 돌리고, 식당에도 안 가고, 사람들이 서로 말을 섞지 않는 사회를 보며 많은 생각이 교차했습니다.

진도의 한 음식점 주인은 “작년에는 세월호가 손님들을 못 오게 하더니 올해는 메르스가 손님들을 동작 그만 시키네요.” 하며 하소연을 하더군요. 강원도의 펜션 주인은 예약손님 80% 가 취소했다며 낙심해 있었습니다.

목숨을 걸고 여행을 할 수는 없겠지요. 그러나 뜻하지 않은 재해로 2년 연속 파리를 날리고 있는 바닷가 상인들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아립니다. 이제 와서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세상은 어차피 사람과 사람이 더불어 살아야 하는 거잖아요. 한 사람의 부주의, 한 병원의 교만 함, 한 정부조직의 폐쇄주의가 불러온 집단 불행을 확인할 수 있었으니 그나마 다행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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