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5월호
통일이 되면 어디부터 여행할까요?
통일이 되면 어디부터 여행할까요?
  • 박상대
  • 승인 2015.10.07 14: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행스케치=서울] 며칠 동안 휴전선 부근에서 긴장감이 조성되더니 갑작스레 화해 분위기로 바뀌었습니다. 금방 통일이 눈앞에 온 듯 한 착시현상이 벌어지고 있네요. 남북대표단의 합의 이후 여러 사람이 묻습니다. 통일이 되면 가장 먼저 어디를 가고 싶은지? <여행스케치>에서는 어디를 먼저 소개할 것인지?

통일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저는 연길에 있는 그대를 생각합니다. 20년 전에 제가 처음 중국 땅을 밟고, 백두산에 갔을 때 그대는 ‘조선족’ 가이드였습니다. 그대는 서울에서 온 기자를 위해 참으로 많은 준비를 했고, 많은 것들을 보여 주었고,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지요. 백두산 아랫마을에서 잠을 자고, 이른 아침에 백두산 천지를 보고 싶다는 기자를 위해 그대는 공권력을 동원해 눈을 다 치웠습니다.

6월 초순이지만 아직 하얀 눈에 덮여 있던 천지를 보며 기자는 감격했지요. 바람소리도 들리지 않는 고요한 천지 앞에서 그대는 말했지요. “눈 덮인 천지를 사진기에 담은 사람은 첨 봅니다.” 유감스럽게도 저는 그 귀한 사진을 지금 소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통일이 되면 가장 먼저 하얀 눈이 덮인 천지를 여행하고 싶습니다. 통일이 되기 전에는 서울이든 평양이든 가지 않겠다던 그대여. 여전히 건강하신지요? 20년 전처럼 백두산 오르는 길에 쌓인 눈을 치워줄 수 있는지요? 통일이 되면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 함께 여행하자던 그 약속을 지킬 수 있는지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