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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이제는 귀로 듣고 입으로 말하는 여행시대
이제는 귀로 듣고 입으로 말하는 여행시대
  • 박상대
  • 승인 2016.03.04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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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전남] 여기는 흑산도입니다. 흑산도는 그 이름답게 어둠이 빨리 온다는 느낌이 듭니다. 정약전과 최익현이 유배살이를 했던 섬, 70년대 초반까지 사계절 파시가 열렸다는 흑산도.

세상을 살면서 참 많은 여행을 하였습니다. 산으로 바다로 들로 도시로 많은 여행지를 다녀왔습니다. 여행지에서 아름다운 경치를 카메라에 담고, 흥미로운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지난겨울부터 이야기를 따라 걷는 여행을 하고 있답니다. <해안누리길>을 따라 걷는 여행이지요.

바닷바람을 따라가면 오솔길이나 신작로가 나오고, 그 길을 따라 걸어가면 바닷가마을이 있더군요. 사람이 살고 있는 마을마다 수많은 이야기가 꼬물꼬물 살아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때로는 빙그레 웃음 짓게 하고, 때로는 가슴이 찡하게 하더군요.

면암 최익현 선생이 유배살이를 하면서도 청년들에게 공부를 가르쳤다는 서당, 심청이가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해줄 효심으로 몸을 던졌던 인당수, 마당에 널어놓은 곡식이 소나기에 떠내려가는 줄도 모르고 공부만 했다는 선비마을, 신라시대 해상왕 장보고가 마셨다는 천년된 샘물 등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듣고 왔습니다.

이제는 눈으로 여행하던 시대를 지나 귀로 듣고 입으로 말하는 시대를 살아가야겠습니다. 먼 훗날 그대와 나도 어떤 전설 속의 주인공으로 살아남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그대에게 편지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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