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5월호
숲에는 더불어 사는 사회를 보고 있습니다
숲에는 더불어 사는 사회를 보고 있습니다
  • 박상대
  • 승인 2016.09.04 14: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행스케치=일본] 저는 지금 일본 후쿠시마 현에 있는 오제국립공원의 숲길을 걷고 있습니다. 오제는 본래 숲보다 늪으로 더 유명한 곳입니다. 늪지대에 다양한 수생식물과 습지생물들이 살고, 봄부터 가을까지 아름다운 꽃들이 피기 때문에 120년 전부터 일본 사람들이 찾아다닌 멋진 곳이지요.

오제국립공원의 숲길을 걸으면서 많은 것을 보았고, 또 다시 걸으며 많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한국의 숲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한국의 백두대간에서 보아왔던 것들을 이곳에서 다시 마주하게 된 게지요.

숲은 모든 생명의 근원입니다. 생명의 근원이 물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바가 아닙니다. 숲에서 나는 물이 계곡을 따라 흘러 바다로 모이고, 강과 바다에서 많은 생명이 탄생하지요. 강과 바다의 수증기가 하늘을 날다 숲에 내리고, 숲은 다시 계곡으로 물을 내려 보냅니다.

숲에서는 물만 순환하는 것이 아닙니다. 많은 동식물들이 태어나서 자라다가 죽습니다. 키나 몸집의 크기가 크거나 작을 뿐 어느 날 세상에 태어나서 한평생을 살다가 사라지는 것이지요. 생명을 다했을 때는 거름이 되어, 다시 태어난 생명의 자양분이 됩니다.

살아 있는 동안에는 때때로 서로 치열한 경쟁을 하지만 서로 의지하고, 서로 보듬고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요. 나란히 햇빛을 받고, 힘을 합쳐 바람을 막고, 어두운 밤을 함께 보내며 밝은 아침을 기다립니다. 우리들의 모습도 그렇지 않은 가요? 무더운 여름날 온 가족이 숲으로 여행을 떠나보시길 권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