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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숲은 풍성, 바다는 넘실, 360˚ 조망까지
숲은 풍성, 바다는 넘실, 360˚ 조망까지
  • 노규엽 기자
  • 승인 2017.04.05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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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찾아가는 완도 명소 한바퀴
완도타워에서 내려다 본 완도읍. 시가지와 동쪽 바다, 그리고 주도의 모습도 확인된다. 사진 노규엽 기자
남도에서도 최남단의 섬들을 거느리며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한 영역을 보유하고 있는 전남 완도. 크고 작은 섬들이 둥둥 뜬 바다와 파도소리 정겨운 해변, 그리고 전복ㆍ김ㆍ미역 등 먹을거리도 풍성한 완도는 여행 만족도를 확실히 채워주는 곳이다.

2017국제해조류박람회가 4월 14일부터 5월 7일까지 완도에서 개최된다. 거리가 멀어 미루기만 했던 완도 여행을 감행해보기 좋은 핑계. 박람회부터 완도의 힐링 명소들까지 둘러볼 수 있는 걷기 여행 코스를 짜보았다.

큰산 등산로를 지나 편백숲 산림공원으로 들어가는 입구인 송가저수지. 사진 노규엽 기자

걸어서 즐거운 완도의 숲길
완도공용버스터미널은 모든 완도 여행의 출발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제해조류박람회의 주무대인 완도항과 해변공원이 인접해 걸어갈 수 있고, 완도읍 외부의 명소들을 찾아가는 버스들도 터미널에서 탈 수 있다. 또한 완도군청에서 추천 받은 완도의 숲길 걷기도 터미널을 기준 삼아 찾아갈 수 있다.

터미널에서 멀지 않은 완도중앙초등학교와 완도고등학교 뒤편으로 주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큰산’ 등산로가 있다. 높이가 100m 내외에 불과한 곳임에도 ‘큰산’이라는 명칭이 붙어 재밌는 곳. 등산보다는 산책로로 이용되는 곳이라 이정표는 딱히 없지만, 입구가 여러 곳에 있어 아무 입구나 찾아가면 된다. 스마트폰 지도를 보며 찾기 쉬운 길은 완도군민회관 뒤쪽의 산책로를 찾아가 걷다가 자연스럽게 산길로 들어서면 된다.

큰산 등산로는 길이가 길지 않은 산책로이다. 큰산으로 오른 후 언덕을 서너번 더 오르내리다 보면 숲길을 빠져나온다. 숲길을 빠져나온 지점에서 작은 저수지를 볼 수 있다면 제대로 길을 찾은 것. 바로 완도군에서 조성한 편백숲 산림공원의 입구인 송가제이다. 한지영 완도군청 관광마케팅 팀장은 “지난해에 조성이 끝나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숲속을 걸으며 힐링하기 좋은 곳”이라며 “다양하게 조성된 숲을 내키는 대로 걷고 조망쉼터에도 꼭 올라볼 것”을 추천했다. 앞서 큰산 등산로를 이용한 이유는 도로를 걷지 않고 이곳에 이르기 위함이었다. 숲에 들기 전에 작은 주차장이 있는 입구의 안내판을 보고 편백숲 산림공원의 대략적 윤곽을 파악하면 도움이 된다.

산림욕 효과가 좋다고 알려진 편백숲을 걸으며 힐링을 해보자. 사진 노규엽 기자

저수지를 끼고 산 쪽으로 들어서면 큰 키를 자랑하는 편백나무들이 하늘에 닿을 듯 말 듯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편백나무의 산림욕 효과는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편백숲에서 잠시 앉아만 있다가도 힐링이 될 장소다. ‘숲속교실’ 이정표를 따라 향기숲, 야생화숲 등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거닐고 돌아와도 좋고, 편백나무숲 위쪽의 전망쉼터로 바로 올라도 된다.

전망쉼터는 앞서 지나온 큰산의 능선이나 공설운동장, 완도읍 방면을 내려다보기 좋은 장소. 조망을 즐긴 후에는 아래로 보이는 임도로 내려가 오른쪽으로 걸어가면 산림공원을 벗어나 소가용리마을회관이 있는 동네에 내려선다. 잠시 마을길을 걸어 내려가면 공설운동장의 끝머리인 야구장을 만나고, 그 길을 따라 완도공용버스터미널로 돌아가면 된다.

수평과 수직으로 보는 완도의 모습

완도국제해조류박람회에서 해조류 이해관으로 운영되는 해조류센터의 모습. 사진 노규엽 기자

버스터미널에서 바닷가 방향으로 10분 정도만 직진해 걸어가면 해변공원과 해조류센터를 만난다. 완도국제해조류박람회의 주무대이자 평소에도 바다내음을 맡으며 걷고 쉬기 좋은 곳이다.

특히 타워형으로 지어진 해조류센터는 박람회 기간 외에도 전시관을 운영하니 들러볼 이유가 충분하다. 해조류센터를 바라보는 기준으로 왼쪽으로 가면 완도의 각종 수산물을 맛볼 수 있는 음식특화거리가 조성되어 있으며, 오른쪽으로 향하면 완도타워가 있는 완도항으로 향한다.

완도항으로 향하다보면 점점 가까이 보이는 섬 하나가 있다. 동그란 구슬 모양을 하고 있어 주도(珠島)라는 이름이 붙여진 섬으로, 포구와 아주 가까이 있어 섬의 나무 한그루까지도 육안으로 보인다.

해조류센터에서 완도항 방면으로 걷다보면 마주치는 주도. 섬의 상록수림까지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사진 노규엽 기자

청산도는 물론 제주도까지도 운항하는 완도연안여객선터미널에 이르면 도로 건너편에 완도타워로 가는 길이 있다. 오르는 길이 어지간한 등산로보다 가팔라 다리 힘을 꽤나 써야했던 곳이지만, 이제는 완도타워 앞까지 모노레일이 완성되어 노약자와 어린이들도 쉽게 완도 조망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한편, 이곳의 정식명칭은 다도해일출공원으로 메인 전망대인 완도타워를 비롯해 장미터널, 느티나무쉼터 등 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어 운동 삼아 천천히 오르내려도 좋은 곳이다.

원형으로 지어진 완도타워 전망대는 한 바퀴 돌며 360˚ 파노라마 조망을 볼 수 있는 곳. 완도읍을 비롯해 고금도-신지도 방면과 청산도 방면, 보길도ㆍ노화도ㆍ소안도가 모여 있는 제주도 방면까지 두루 즐겨볼 수 있다.

청해진 유적지에서 장보고를 만나다

통일신라 당시 청해진이었던 장도의 모습. 물때에 맞춰야 드나들 수 있던 곳이었지만, 현재는 다리를 통해 언제든 들어가볼 수 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편백숲길과 완도타워의 조망만으로 여행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다면 청해진유적지를 찾아가보기를 권한다. 완도터미널에서 동부행 버스에 올라타서 약 10분 거리에 있는 장보고기념관에서 하차하면 된다.

‘해상왕 장보고’로 익히 알려진 장보고는 통일신라시대 인물로 중국과 일본을 넘어 아라비아 상인들과도 교역을 한 무장이자 무역상. 외교적인 능력뿐 아니라 군사력도 갖추어 청해진에 해상기지를 세우고 외적의 침입을 감시하며 동서양 문화교류에도 업적을 남긴 이야기를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볼거리가 많은 장보고기념관. 당시의 역사를 재미를 느끼며 알아갈 수 있게 꾸며놓았다. 사진 노규엽 기자

청해진 유적지에서 볼거리는 크게 세 곳이다. 먼저 해상기지 청해진이었던 장도로 들어서면 기지 역할을 했던 성문들과 초소 역할을 했던 감시터들을 둘러볼 수 있다. 다음으로 장보고기념관에 들어서면 그의 업적과 청해진 발굴 유적, 시대 상황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보여주기식 유물 진열이 아닌 장보고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동선이 꾸며져 있고 군데군데 재미의 요소도 찾아낼 수 있다.

동쪽 바다를 향해 기상을 펼치고 있는 장보고 동상의 모습. 사진 노규엽 기자

마지막으로 장도에서부터 먼발치로 보였던 장보고 동상을 찾아갈 수 있다. 완도 동쪽 바다를 향해 팔을 뻗고 있는 우람찬 기상의 장보고 동상은 건물 자체가 전망대. 장보고 동상의 발치에서 동상의 시선과 똑같은 바다 풍경을 볼 수 있다. 단, 장보고기념관과는 거리가 있어 도로를 따라 20분 정도 걷는 일을 감수해야 한다.

한편, 한때 유행했던 국도 걷기 느낌으로 도로를 따라 걸을 의향이 있다면, 애초 청해진 유적지를 출발점으로 삼아 편백숲길이 있는 송가제로 연결할 수 있다. 13번 국도가 생긴 이후 차량 이동은 많지 않으며, 장보고동상에서 송가제까지 1시간 정도 걷는다.

※ 이 기사는 하이미디어피앤아이가 발행하는 월간 '여행스케치' 2017년 5월호 [slow travel] 코너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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