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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전쟁의 상처, 통일의 염원이 함께하는, DMZ 여행
전쟁의 상처, 통일의 염원이 함께하는, DMZ 여행
  • 조용식 기자
  • 승인 2017.06.04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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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국토정중앙, 양구를 가다
강원 양구의 을지전망대에서 바라본 펀치볼 전경. 사진 / 조용식 기자

[여행스케치=양구] 군인들과 주민들의 발걸음만 오가며 살았던 DMZ(비무장지대) 지역이 DMZ 영화제, 걷기대회, 자전거 대회, 미술대회 등을 개최하면서 새로운 관광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을 맞아 다양한 ‘DMZ 여행’ 프로그램들이 소개되어 많은 사람이 ‘전쟁의 상처’와 ‘통일의 염원’이 공존하는 그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다양한 DMZ 여행 프로그램이 개발되면서, 전쟁의 상처와 통일의 염원이 공존하는 DMZ 여행이 새로운 관광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월간 <여행스케치>는 6월에 가볼만한 DMZ 여행지로 국토의 정중앙에 위치한 ‘양구’를 찾았다. 양구를 찾으면 10년이 젊어진다는 ‘청춘 양구’에는 펀치볼, 을지전망대, 제4땅굴, 박수근 미술관, 국토정중앙천문대 등을 추천한다.

해안분지의 수려한 모습에 반하는, 펀치볼

포격 소리가 종종 들려오는 양구는 언제나 긴장감이 감돈다. 특히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안에 있는 을지전망대, 제4땅굴 등을 방문하기 위해 출입신고를 할 때면, 분단국가임이 더욱 느껴지는 곳이다. 

전쟁기념관 내부의 모습. 사진 / 조용식 기자
양구 전쟁기념관. 사진 / 조용식 기자

출입신고를 하는 동안 북한의 생활용품과 사진 등이 전시된 양구 통일관과 바로 옆의 전쟁기념관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2000년 6월에 개관한 전쟁기념관은 도솔산 전투, 펀치볼 전투, 피의 능선 전투 등 양구 지역 9개 전투사를 재조명하고 있다. 

벽면과 기둥에는 폭탄과 총알 자국이 선명하며, 비스듬한 건물 형태는 전쟁 중에 폭격으로 쓰러져 가는 것을 형상화한 것이다. 기념관 안으로 들어가면, 투명한 유리 바닥 사이로 6.25 전쟁 당시 사용하던 총기가 전시되어 있다. 가운데는 삼각형 형태의 유리 전시관에 탄피 무덤에 세워진 총과 철모 그리고 군번줄(인식표)이 걸려있다.

을지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펀치볼은 움푹 패인 모습이다. 이곳의 지명은 한국 전쟁 당시 외국의 종군기자가 가칠봉에서 노을진 분지를 내려다보고는 칵테일 유리잔 속의 술빛과 같고, 분지의 모습이 화채그릇(Punch Bowl)처럼 생겼다고 해서 ‘펀치볼’이라고 불린다.

DMZ 여행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김대성 여행창작소 대표는 “양구에는 걷기 여행자를 위해 4개의 DMZ 펀치볼 둘레길 코스도 조성되어 있다”며 “그 가운데 난이도가 중간인 평화의 숲길(14km)과 오유밭길(21.12km) 등은 해안분지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DMZ 펀치볼 둘레길은 탐방 3일 전까지 예약이 가능하며, 단체(20인 이상)의 경우 오전 10시 30분까지 출발시간 조정이 가능하다. 이곳은 미확인 지뢰 지역과 인접된 둘레길이라 숲길체험지도사와 동반하지 않으면 탐방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군사분계선에서 1,028m 남침한, 제4땅굴

북한이 판 제4땅굴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입구에서 340m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제4땅굴 견학을 안내하는 병사는 “총 300개의 시추공 중 249번째가 제4땅굴을 관통하면서 그 존재가 드러났다”며 “제4땅굴의 총 길이는 2,052m이며, 군사분계선인 38선을 1,028m 남침해 왔다”고 설명했다.

제4땅굴로 들어가는 입구. 사진 / 조용식 기자
북한의 땅굴 견학으로 사용됐던 열차. 지금은 포토존으로 사용되고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강원도 양구의 백두산 부대 포병대대 군인들이 kh-179 견인곡사포 발사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땅굴의 크기는 가로·세로 1.7m인데, 이는 굴착 당시 북한군 평균 신장인 164m를 기준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제4땅굴이 처음 발견된 날짜는 1989년 12월 24일이며, 1990년 3월 3일 언론매체를 통해 알려지게 됐다.

제4땅굴을 견학하고 나오면서 만나는 ‘충견지묘’에는 제4땅굴 수색 당시의 상황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제4땅굴을 바라보고 있는 충견지묘. 사진 / 조용식 기자

‘적의 유독가스와 지뢰매설이 예상되는 가운데, 암흑 같은 갱도 내에서 수색팀은 군사분계선을 불과 330m 남겨 놓은 지점을 통과하고 있었다. 전방에 설치된 적의 장애물과 지뢰로 인해 수색팀이 일단 정지하자, 훈련된 군견은 지뢰의 위치를 알려주기 위해 앞으로 뛰쳐나갔다. 질척거리는 수렁을 통과하는 순간, 고막을 찢는 듯한 폭음과 함께 군견은 적이 묻어놓은 수중목함지뢰에 의해 산화함으로 대원들의 희생을 대신했다.’

당시 산화한 충견은 독일산 셰퍼드로 이름은 헌트, 나이는 4세였으며, 계급은 소위로 추서됐다. 

사내보에 소개된 미공개 박수근의 삽화를 만나다

‘빛과 소금 ; 박수근의 삽화와 스케치’라는 제목으로 2018년 4월 15일까지 특별기획전이 펼쳐지고 있는 박수근 미술관. 기획전에 출품된 100여 점 중 미공개 삽화 11점이 소개되어 더욱 화제다. 미공개 작품은 1964년 9월부터 한국전력 사내보에 실린 삽화의 원화들이다. 

박수근 미술관 마당에 있는 박수근 동상. 사진 / 조용식 기자
박수근 미술관에서는 내년 4월 15일까지 빛과 소금:박수근의 삽화와 스케치 특별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제1회 박수근 미술관 수상작가인 황재형 작품 전시도 함께 하고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또한, 제1회 박수근 미술상 수상작가 황재형의 개인전도 펼쳐지고 있다. 미술 활동을 중단하고 태백에서 광부의 삶을 살면서 탄광촌과 광부들의 막장 인생을 그렸던 황재형은 “막장에선 삶의 마지막 희망이 별처럼 빛난다”고 말했다. 요금은 성인 3000원, 학생 2000원이며, 개관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한 여름밤 양구의 하늘은 어떨까? 우리나라의 중심에서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양구의 국토정중앙천문대에서는 태양계 행성인 목성, 봄철 별자리, 오리온 대성운 등을 관측할 수 있다.

국토정중앙천문대의 모습. 사진 / 조용식 기자
천체투영실에서 펼쳐지고 있는 밤하늘 여행. 사진 / 조용식 기자

비가 오는 날이면, 지구 모형의 천체투영실에서 웅장한 음향을 곁들인 환상적인 가상의 밤하늘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요금은 성인 2000원, 군인/청소년/어린이 1000원이며, 관람 시간은 하절기 오후 3시부터 밤 11시까지이며, 동절기는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이다. 

식사 및 숙소 정보
청춘양구 농촌체험캠프

2012년 폐교된 학교(구, 팔랑분교)를 리모델링 및 신축. 숙박, 펜션, 시골밥상, 야영장 등의 시설과 떡메 체험, 곰취 찐빵 만들기 체험, 곰취 채취 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주소 강원 양구군 동면 바랑길 87
문의 033-481-8615

시래원

휴가철이면 번호표를 뽑아야 할 정도로 유명한 양구의 맛집이다. 단일 메뉴인 시래기 정식에는 시래기 밥과, 시래기 닭찜, 시래기 나물무침을 비롯한 각종 계절나물, 떡갈비, 튀김 등이 제공된다. 

메뉴 시래기 정식 1인 1만원.
주소 강원 양구군 남면 봉화산로 457 
문의 033-481-4200

양구 kcp 호텔

한국관광공사 베니키아 양구 kcp 호텔은 파로호 산책길 바로 옆에 있다. 아침이면 파로호를 따라 산책을 즐길 수 있다. 5층 건물로 2, 3, 5층은 객실로 사용하고 있으며, 한식당, 양식당, 커피숍, 연회장 등의 부대시설이 있다. 

주소 강원 양구군 양구읍 파로호로 993-19
문의 033-482-7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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