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5월호
[출사지⑫] 남도 정원의 극치, 담양
[출사지⑫] 남도 정원의 극치, 담양
  • 박민우 기자
  • 승인 2016.06.12 13: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금도 선비들이 찾아 올 것만 같은 '식영정' vs '소쇄원'
'그림자가 쉬고 있는 정자'라는 뜻의 식영정. 광주호를 굽어보는 소박한 정자다. 사진 / 박민우 기자

[여행스케치=담양] 조선시대 낙향한 선비들이 누각과 정자를 짓고 모순된 정치와 세상을 등지고 살며, 가사문학을 꽃피웠던 담양. 그래서 담양에는 선비들의 올곧은 정신을 대변하듯 대나무가 많은 것일까?

조선 중기부터 꽃을 피워 약 700여년을 이어온 시문학은 빼어난 풍치를 간직한 담양의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주옥같은 시상을 떠오르게 한 정원과 정자들이 간직한 정취. 이번 출사지인 식영정과 소쇄원에서 그 답을 찾아보려 한다.


광주호를 굽어보는 소박한 정자

식영정(息影亭)은 ‘그림자가 쉬고 있는 정자’라는 뜻으로 16세기 중반인 1560년(명종 15년)에 김성원(金成遠)이 스승이자 장인인 석천 임억령(林億齡)을 위해 지은 정자로 2009년 국가문화재 명승 제 57호로 지정되었다.

송강 정철과 함께 임억령, 김성원, 고경명을 '식영정 사선'이라 불렀다.

 

돌계단을 오르면 경치 좋은 위치에 낡고 소박한 집 한 채가 덩그러니 놓여있다. 단청은 거의 사라지고 낡은 현판과 방금이라도 불을 지폈던 흔적이 남은 아궁이가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고 있는 작은 집. 이곳이 바로 식영정이다. 임억령을 비롯한 제자 김성원, 고경명, 정철 이 네사람을 일컬어 사람들은 ‘식영정 사선’이라 불렀는데 이들이 지은 시들이 추후 정철의 ‘성산별곡’의 토대가 되었다. 

지금은 광주호를 굽어보고 있지만 광주호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지금보다 더 절경이 펼쳐져 있었을 것으로 추측되는 풍광이다.

소박한  식영정과는 달리 작은 연못 위에 지어진 ‘부용당’은 1970년대에 지어져 식영정에 비해 화려한 모습을 보여준다. 주변으로는 아름드리 노송과 배롱나무, 연못과 부용당 등이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가사문학관.
식영정 일대를 넓게 보고 부용당과 연못을 넣어 촬영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해의 방향을 잘 맞춰 촬영 시간대를 선정하면 부용당과 연못의 어울림을 멋지게 담을 수 있다. 그러나 식영정은 광주호와 함께 담아보려 해도 앞에 울창한 나무들이 가리고 있어 사진으로는 그리 예쁘지 않다. 식영정 일대를 넓게 보고 부용당과 연못을 넣어 촬영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식영정 바로 옆에는 조선시대 가사 문학의 산실임을 기념하고자 ‘가사문학관’을 설립해 2000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가사문학관의 정원 경치도 빼어나다. 

Info 식영정
입장료 무료
주소 전남 담양군 남면 가사문학로 859

자연을 거스르지 않은 인공미, 소쇄원

식영정에서 차로 약 5분도 걸리지 않는 곳에 ‘소쇄원’이 자리하고 있다. 식영정이 탁 트인 조망을 확보하려 했다면 소쇄원은 계곡 안에 다소곶이 들어앉은 수줍은 모습이다.

대숲 사이로 오솔길을 따라 잠시 걸어 올라가야만 모습을 보여주는 소쇄원.

대숲 사이로 오솔길을 따라 잠시 걸어 올라가야만 모습을 보여주는 소쇄원은 크게 담장 안의 내원(內園)과 담장 밖의 외원(外苑)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일반적으로는 내원의 모습만을 소쇄원으로 알고 있다.

조선 중기 양산보에 의해 조성된 소쇄원은 ‘맑고 깨끗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내원에는 주인이 기거하며 독서를 하던 누각인 ‘제월당’과 계곡 위에 지어져 방문객과 풍류를 읊었을 ‘광풍각’이 있다. 

소쇄원은 민간 원림으로는 대표적인 곳으로 꽃이 만발하는 봄과 짙은 녹음이 우거지는 한여름의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소쇄원은 촬영 포인트도 중요하지만 촬영 시간도 중요하다.

관람객들의 입장이 시작되는 9시 즈음에는 그래도 괜찮지만 오후가 되면 본격적인 관광객들이 단체로 방문하기 때문에 촬영은 거의 할 수 없다고 봐야한다.

따라서 가급적이면 전날 한 번 둘러본 후 포인트를 보고 다음날 출입이 시작되자마자 촬영을 하는 것이 좋다. 숲이 우거져있어 오후에도 빨리 어두워지므로 유의해야한다. 

광풍각을 바라보고 오른편의 계곡물이 내려오는 곳에 놓인 계단으로 내려가 물이 떨어지는 계곡을 촬영해 보자.

주요 촬영 포인트는 광풍각을 마주볼 수 있는 작은 수로가 있는 곳으로 광풍각의 위치가 생각보다 높기 때문에 위치는 걸어온 길 가장자리가 좋다.

다른 포인트로는 광풍각을 바라보고 오른편의 계곡물이 내려오는 곳에 놓인 계단으로 내려가 물이 떨어지는 계곡 바로 앞이 되겠다. 물의 흐름을 촬영해야 하기 때문에 화창한 날씨라면 ND필터를 준비하자.

좀 더 다이내믹한 결과물을 얻고 싶다면 비가 그친 직후 해가 나올 때 촬영하는 것이 가장 좋다. 광량도 적당하고 공기중에 수분이 있어 아름다운 빛이 올라온다. 특히 약간의 안개가 올라오기 때문에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주의할 점은 이렇게 계곡 촬영의 경우 밝은 곳과 그늘진 곳의 노출 차이가 심하여 애를 먹기 쉬우니 강조하여 촬영할 부분을 미리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Info 소쇄원

개방시간 오전 9시~오후 6시(연중무휴)
입장료 성인 2000원, 청소년?군인 1000원, 어린이 700원
주소 전남 담양군 남면 소쇄원길 17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