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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새별오름에서 안덕계곡까지
새별오름에서 안덕계곡까지
  • 박경하 객원기자
  • 승인 2017.09.07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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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의 봉우리가 별 모양으로~
5개의 봉우리가 별 모양을 이루고 있는 새별오름의 억새밭 풍경. 사진 박경하 객원기자

[여행스케치=제주] 10월의 제주도. 변덕이 심하다는 제주도 날씨도 이때쯤이면 잠잠해지고 그 어느 때보다 파란 하늘과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새별오름과 푸른 물빛의 원앙폭포, 그리고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안덕계곡까지 가을의 제주도 속으로 사브작사브작 걸어가 보자.

하얀 억새가 눈부신 새별오름
제주도에는 360여 개에 달하는 오름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거문오름, 다랑쉬오름, 용눈이오름이 동부에 있다면 서부 애월읍에는 새별오름이 있다. 새별오름은 멀리서 보면 그 모양새가 완만해 보이는 오름 같지만, 막상 올라보면 언덕으로 이어져 있어 5개의 봉우리가 별 모양을 이루고 있다.

‘저녁 하늘의 샛별과 같이 외롭게 서 있다’하여 붙여진 새별오름은 최근 예능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이효리가 3년 전 트위터를 통해 “제가 제일 좋아하는 오름은 새별오름”이라고 말해 더 빛을 발한 곳이다. 약 30분을 걸어 오르면 도착하는 정상과 그곳에서 바라보는 제주의 전망이 아름다워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새별오름의 정상은 지상높이 119m로 비교적 낮으며 등산로는 어느 방향으로 올라가든 한 바퀴를 되돌아오는 코스이다. 따라서 여행자마다 자신의 발길 닿는 데로 길을 걷는다. 다만 서쪽 코스의 경우 짧지만 가파른 경사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좋다. 반면에 동쪽 코스는 완만한 코스가 펼쳐져 편안하게 걸어 오를 수 있다.

새별오름은 최근 예능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수 이효리씨가 가장 좋아하는 오름이라고 말해 인기가 많아졌다. 사진 박경하 객원기자

정상에는 다른 오름과는 달리 굼부리(분화구)가 없으며, ‘새별오름 519m’라고 적힌 돌비석만이 구슬땀을 흘리는 여행자를 맞이한다. 오름 능선을 따라 펼쳐지는 마을과 목장 그리고 시원하게 펼쳐진 목초지의 광활한 풍경이 아름다운 곳. 날이 좋으면 한라산과 비양도가 한눈에 들어오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가을에 오르는 새별오름의 매력은 하얀 억새밭과 마주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바람과 빛에 따라 흰색으로, 은색으로 혹은 황금색으로 변하는 억새를 보기 위해 정상을 오르면서도 자주 뒤를 돌아보게 된다. 저녁 무렵이면 일몰의 아름다움과 별과 달을 보기 위해 오르는 여행자를 만날 수 있다.

가을 억새를 즐길 수 있는 새별오름의 전경. 사진 박경하 객원기자

Tip 새별오름
새별오름 들판은 고려말 최영 장군의 부대가 묵호의 난을 평정한 격전지이기도 하다. 제주의 대표 축제인 <제주들불축제>가 매년 정월 대보름에 개최된다. 제주국제공항에서 차로 약 35분 거리이며, 자가용 1만여 대가 동시에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있다.
주소 제주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산 59-8번지
현황 표고 519.3m 비고(지상 높이) 119m

청량감을 더해주는 안덕계곡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국내 여행지의 하나인 제주도 안덕계곡은 새별오름에서 약 14km 떨어진 곳에 있다. 안덕계곡 입구에 세워진 돌하르방의 코를 어루만지는 여행자를 지나쳐 수천 년 세월이 멈춘 듯 우거진 곳으로 들어선다.

병풍처럼 둘러있는 기암절벽과 바닥 암반 사이에서 솟아나는 맑은 물이 흐르는 안덕계곡. 깊은 골짜기에 물이 흐르고, 넓은 암반과 주변에 빼곡히 들어서 있는 나무들과 수풀 사이로 마치 산신령이 나타날 것만 같은 분위기다.

잘 가꾸어진 산책길을 따라 들어가면 계곡 양쪽으로 구실잣밤나무, 참식나무, 호박나무, 보리장나무 등 다양한 상록수림이 자리하고 있으며, 절벽 아래에는 각종 고사리류가 자라고 있다. 산책길을 따라 푸른 빛이 감도는 물이 흐르고, 시원한 가을바람과 새소리가 들려와 청량감을 더해준다.

기암절벽으로 둘러싸인 안덕계곡. 사진 박경하 객원기자

계곡을 따라 들어가면 선사시대의 주거지로 추정되는 ‘바위 그늘집터’가 보인다. 이곳은 제주의 야외정착 주거지로 육지부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주거유형이다. 바위 그늘집터 안내판에는 ‘입구 직경 6.5m, 입구 높이 2.8m, 굴 입구에서 안쪽까지 깊이 3.4m에 이르며 전체적인 입구 형태는 아치형 그늘 형태를 취하고 있다’고 적혀있다.

산책길이 끝나는 지점에서는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계곡을 만난다. 조면암으로 된 수직 절벽을 배경으로 울창한 숲 주변에는 맑은 물이 흘러나오는 암반수가 흐르고 그 위로 낙엽들이 하나둘씩 떨어져 있어 운치를 더한다. 드라마 <구가의 서> 촬영지로 알려진 안덕계곡은 무더운 여름에도 단풍이 물든 가을에도 흰 눈이 쌓인 겨울에도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한다.

이 아름다운 경치에 추사 김정희를 비롯해 제주로 유배를 온 많은 학자가 머물렀다는 안덕계곡은 나무데크로 길이 조성되어 누구나 부담 없이 걷게 되는 길이다.

Info 안덕계곡
천연기념물 제377호인 안덕계곡은 안덕면 화순리와 중문관광단지 사이의 일주도로변에 있다.
입장료 무료
주소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일주서로 1524(안덕가든)

푸른 물빛, 시원한 물줄기가 매력인 돈내코 원앙폭포
안덕계곡에서 차로 25km를 달리면 돈내코 유원지가 나온다. 돈내코 유원지는 예로부터 멧돼지가 많이 출몰했던 곳이다.

원앙폭포로 가는 산책로. 사진 박경하 객원기자

‘돗’은 돼지를 가르치고, ‘내코’는 내, 하천의 입구라는 뜻으로 돈내코란 멧돼지가 물을 먹었던 내의 입구를 뜻한다. 물론 지금은 멧돼지의 출연은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돈내코 유원지 주차장에 주차하고 원앙폭포 표지판을 따라 나무데크 위를 10여 분 정도 걸으면 우거진 수풀 사이에 푸른 물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곧이어 시원한 물소리와 함께 두 개의 폭포가 나란히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 모습이 마치 한 쌍의 원앙같이 보기 좋다고 하여, 혹은 그 물빛이 원앙의 깃털 색과 비슷하다 하여 원앙폭포라고 불린다.

주변은 마치 오래된 화석처럼 깎이고 모양이 변형된 바위들이 둘러싸고 있어 경관이 수려하고, 15~17도로 유지되는 수온 덕분에 한여름이면 피서지로도 각광을 받는 곳이다. 더군다나 겨울이면 도리어 수온이 10도 정도로 유지되어 마을 사람들은 겨울에도 이곳을 즐겨 찾는다고 한다.

한 쌍의 원앙을 상징하듯 사이좋게 흘러내리는 원앙폭포. 사진 박경하 객원기자

위에서 한번 고이고 다시 폭포를 이룬 다음 아래에서 한 번 더 고이는 형태로 그 물이 맑아 언뜻 보기에는 수심이 얕아 보이지만, 깊은 곳은 4m 이상인 곳도 있으니 특히 물이 불어나는 시기에는 주의해야 한다.

매년 음력 7월 15일 백중날이 되면 제주 여인들이 여름철 물맞이 장소로 많이 찾는다. 아름다운 자연경치를 배경으로 웨딩 사진을 촬영하는 신부의 모습도 볼 수 있다.

Tip 돈내코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나무데크를 따라 700m 정도 들어가면 원앙폭포를 만날 수 있다.
입장료 무료
주소 제주 서귀포시 돈내코로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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