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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7월호
구름이 감싸면 사라지는, 몰운대
구름이 감싸면 사라지는, 몰운대
  • 조용식 기자
  • 승인 2017.11.21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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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길과 오솔길로 걷기 좋은 해안누리길 남해 코스

[여행스케치=다대포] ‘흰 구름이 하늘을 감싸면 시야에서 사라진다’는 몰운대의 아침 풍경은 옅은 안개 속에서 점차 세상으로 나오려는 듯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부산 다대포 생태체험학습장 주변에는 늦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갈대숲이 바람에 흩날리고 있다.

다대포 생태체험학습장의 데크를 따라 걷다 보면, 몰운대로 이어지는 해솔길을 만난다. 해솔길을 따라 고우니 생태길과 다대포 낙조분수를 지나 몰운대로 들어선다.

몰운대는 16세기 몰운도라는 섬이었다가 낙동강에서 내려오는 흙과 모래가 퇴적되어 다대포의 육지와 연결되면서 몰운대라고 불리고 있다. 몰운대길은 1300리 해안누리길 남해 코스의 하나로 부산 사하구에 위치하며, 갈맷길 4-3코스이기도 하다.

1300리 해안누리길을 4주 동안 걷는 사람들
몰운대 안내소를 지나 제일 먼저 만나는 것은 몰운대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동래 부사 이춘원의 시가 적혀있는 ‘몰운대 시비’. 이 곳에서 조금 위로 걸어가면 ‘다대포 객사’가 보인다. 이 객사는 조선 시대 관아 건물의 하나로 임금을 상징하는 전폐를 보관하고, 고을의 수령이 초하루와 보름에 대궐을 향하여 망배를 드리던 곳으로 사신의 숙소로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솔밭길을 따라 왼쪽으로 걸어가면 해안경비 초소의 흔적과 함께 전망대가 보인다. 전망대의 오른쪽으로 무인도인 동섬, 쥐섬, 동호섬 등이 반짝거리는 바다와 함께 여행자를 맞이한다. 왼쪽으로는 모자섬, 자갈마당과 화손대가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는 두 개의 아름다운 절경이 있다. 몰운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몰운관해(沒雲觀海·몰운대에서 바라보는 바다의 아름다운 경관)와 화손대에서 감상하는 화손낙조(花孫落照·화손대에 깔려드는 저녁노을의 빼어난 아름다움)가 바로 그것이다.

해안누리길 대종주에 참여한 참가자들. 사진 / 조용식 기자
조선 시대 관아 건물 중 하나였던 다대포 객사. 사진 / 조용식 기자

몰운대 전망대에서 만난 정해석씨(62)는 “지난 10월 23일부터 백령도를 시작으로 서해, 남해, 동해를 잇는 해안누리길을 걷고 있으며, 오는 20일 강원도 고성을 끝으로 4주 동안 1300리 해안누리길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해석씨와 함께 1300리 해안누리길을 걷는 사람은 모두 16명. 한국해양재단이 주최한 ‘해안누리길 대종주 참가단’들이다. 이들은 해안누리길을 4개 코스로 나눠서 걷는데, 코스마다 7일이 소요된다. 몰운대는 3코스에 포함되어 있다.

해안누리길 대종주 참가단을 이끄는 배용현 한국해양재단 사업팀장은 “해안누리길은 새로 개발한 길이 아니다. 바닷가의 옛길, 마을길, 오솔길과 같은 걷기 좋은 길을 찾아 짧게는 2km에서 길게는 20km 이상의 길이 53개 구간으로 조성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옛길처럼 굽이굽이 오르내리며 걷는 화손대
몰운대 전망대에서 내려와 화장실로 이어지는 길로 들어서면 화손대로 이어진다. 계곡을 연결하는 다리를 지나 단풍으로 물든 오솔길을 걷는다. 숲길의 쉼터로 꾸며진 파고라를 지나면 간이운동장과 음수대, 그리고 자갈마당으로 내려가는 이정표가 있으며, 화손대로 가는 길에 만나는 동백나무 숲이 인상적이다. 은근한 오르막길을 걷고, 외길을 따라 내려가면 일몰이 아름답다는 화손대에 다다른다.

몰운대 유원지 안내도. 사진 / 조용식 기자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한 햇살과 바다. 사진 / 조용식 기자

화손대는 임진왜란 당시 부산포 해전(1592년)에서 이순신의 우부장으로 활약한 녹도만호 정운이 순절한 사적지로도 유명하다. 다대포 앞바다 화준구미(화손대와 경도 모자섬 사이의 해협)에 당도한 정운 장군은 “장수가 나라를 구하지 못한 상황에서 어찌 전쟁을 피하겠는가”라며 지친 몸을 이끌고 출전을 강행했다. 몰운대 앞바다를 지날 때 정운은 “이곳 지명이 어찌 되는가?”를 물었고, 몰운대라는 대답을 듣자 “내 이름 정운의 운(運)과 몰운대의 운(雲)이 같은 음인 것을 보면 내가 여기서 죽을 것이다”라는 말과 함께 장렬하게 전사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화손대의 갯바위에서는 아침부터 낚시를 즐기는 사람이 여럿 보인다. 특히, 모자섬 등대를 배경으로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의 모습은 바다 위에 반짝이는 햇살과 함께 보면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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