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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추운 겨울, 따뜻한 나라로 떠나는 여행
추운 겨울, 따뜻한 나라로 떠나는 여행
  • 양소희 여행작가
  • 승인 2017.12.19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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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슝 & 필리핀
타이완 제1의 항구도시 가오슝 전경. / 사진 양소희 여행작가

[여행스케치=타이완, 필리핀] 지구여행이 즐거운 이유 중 하나는 같은 시간에 다른 계절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펑펑 눈이 내리지만 지구의 반대쪽으로 가면 비키니를 입고 뜨거운 태양을 즐길 수 있다. 추운 겨울 방안에서 움츠리고 있지 말고 따뜻한 나라로 여행을 떠나보자.

타이완 제1의 항구도시, 가오슝(高雄 Kaohsiung)

“그 곳이 도대체 어디야?”라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많은 낯선 여행지 중 하나이지만 가오슝은 추운 계절에 가면 더 좋은 여행지다. 

가오슝은 타이완 서남부에 있는 타이완 제1의 항구도시이며, 국제적으로는 제4대 항구이다. 타이완은 아열대 기후로 연중 따뜻한 기온분포를 보인다. 그중에서도 가오슝은 기온이 높은 남부지역에 있으며 겨울에도 25도 정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여행에 매우 적합한 날씨를 자랑한다.

가오슝은 우리나라와도 인연이 깊은 곳이다. 부산과 1966년에 자매도시를 맺고, 현재까지50여 년간 인연을 이어오며 문화교류를 활발하게 하고 있다. 이곳 사람들은 인정 많고 친절하며 친구 사귀기를 좋아하는 천성을 가지고 있어 여행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타이완 팔경인 아이허. / 사진 양소희 여행작가

사랑의 강, 아이허

가오슝의 도심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아름다운 물길은 ‘타이완 팔경(八景)에 뽑힌 아이허(愛河, Love River)이다. 타이완의 많고 많은 명소 중에서 Top 8에 뽑혔을 정도이니 그 아름다움이야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 총 길이가 12km인 아이허는 가오슝 시민들이 가장 아끼는 명소이다. 아이허의 밤이 깊어지면 무지갯빛 수면위로 매일 오후 4시부터 밤 11시까지 사랑의 유람선을 운항한다. 강물을 가르며 배를 타고 물위를 여행해 볼 수도 있다.

아이허 연안을 따라 설립된 허삔공원(河濱公園)에서는 매일 흥겨운 거리공연이 펼쳐진다. 강변을 따라 걷다가 아름다운 사랑이 흐르는 강물이 내려다보이는 카페에서 차 한 잔의 여유를 부려 보아도 좋다. 이곳의 야경은 원소절의 등불축제나 단오절의 드래곤보트 축제의 주요 무대가 되기도 한다. 아이허에서 펼쳐지는 등불축제는 가오슝에서 가장 중요한 연중행사이다.

진실한 사랑이라는 의미의 쩐아이 부두. / 사진 양소희 여행작가

아이허를 따라가다 보면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 있는 쩐아이 부두(真愛碼頭)를 만난다. 진실한 사랑 또는 참사랑이라는 의미의 쩐아이 부두의 원래 이름은 12호 부두였다. 가오슝 시정부의 도시발전계획에 의해 부두이외에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레저 공간으로 조성되었다. 그 후 타이완 드라마에서 촬영지로 자주 나오고 있으며 웨딩 촬영지로도 각광을 받게 되었다.

부둣가에 정박되어 있는 거대한 범선 풍경과 강 맞은편에서 우아함을 뽐내는 고층 빌딩들, 그 아래를 아이허가 흘러가고 있어 아이허 강변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곳이 바로 쩐아이 부두이다. 저녁이 되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부두 주변의 산책로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하기 좋다.

또한, 강으로 나가 까오숑 부두의 아름다움을 체험하고 싶다면 쩐아이부두와 치진어항(旗津漁港)을 왕래하는 사랑의 유람선을 타고 강물 위에서 도심을 보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아이허(愛河, Love River)강을 따라 있는 부두의 이름들은 모두 사랑을 테마로 한다. 왜일까? 가오슝 도심을 가르는 강가를 걷다 보면 흐르는 물이 사람의 마음을 사랑으로 가득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진짜 그럴까? 의문이 든다면 직접 사랑의 강이라 부르는 아이허에 가보자.

아이허의 아름다운 야경. / 사진 양소희 여행작가

모든 것이 붉게 물드는 곳, 씨즈완

가오슝에서 해 질 무렵엔 어디를 가면 좋을까? 가오슝에 사는 시민들이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는 씨즈완(西子灣)을 추천한다. 중산대학교(中山大學) 옆문 부근에 위치한 씨즈완에서는 두 가지의 특별함이 있다. 한 가지는 석양 풍경이고 다른 한 가지는 홍당무밭이다.

석양이 내려오기 시작하는 때를 맞추어 하늘을 금빛으로 물들이는 낭만적인 풍경을 감상하기 위해 씨즈완 제방에는 사람들이 몰려온다. 좋은 자리를 잡으려고 서두르는 사람들은 일찍부터 와서 해가 기울기를 기다리기도 한다. 커플들이 짝을 이뤄 제방 위에 앉아 속삭이는 데이트 코스라서 이곳을 ‘연인들의 제방’이라고도 부른다. 석양을 바라보는 연인들의 뒷모습은 마치 두 개씩 짝을 지어 심어 놓은 홍당무처럼 보인다고 해서 西子灣을 재미있게 표현해 ’홍당무 밭‘이라 부른다. 씨즈완에서는 연인들을 물들이는 금빛 석양과 탁 트인 바다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TIP 가오슝, 자전거로 즐기자

나만의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자전거를 타고 한가롭게 가오슝을 만끽하는 여행을 추천하고 싶다. 가오슝은 259Km의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으며 지하철역마다 공공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30분은 무료, 그 이상은 시간당 우리나라 돈으로 약 800~1000원 정도로 저렴하다. 특히 강을 따라 여행하는 아이허(愛河) 자전거 길을 추천한다.

친절하며 느긋한 필리핀 사람들. / 사진 양소희 여행작가

추위는 잠시 안녕, 따뜻한 나라 필리핀으로 go!

태평양의 진주라 불리는 아름다운 나라 필리핀은 7,107개의 크고 작은 섬들로 이루어진 국가로 인도네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섬을 가진 나라이다. 나라가 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까닭에 오가는 불편으로 개발이 더디었지만 그런 덕분에 세부, 보라카이, 팔라완, 보홀 이외에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손상되지 않은 순수한 원시림이 무궁무진하다.

필리핀의 명물, 지프니

마닐라의 거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화려한 지프니(Jeepney)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군이 남겨놓고 간 군용지프를 개조해 15명 정도의 승객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수단이다. 지금은 필리핀에서 직접 지프니를 생산하는 공장이 있으며 54명까지 태울 수 있는 대형 지프니도 있다. 번쩍이며 빠르게 달리는 멋쟁이 지프니는 필리핀 문화를 잘 설명해주는 개성적인 상징물이다.

마닐라 거리의 멋쟁이 교통수단인 지프니. / 사진 양소희 여행작가

그런데 왜 미군지프가 필리핀의 대중교통이 되었을까? 어떻게 필리핀 인구의 약 85%가 가톨릭교도인 그리스도교 국가가 되었고 필리핀의 공용어가 영어가 되었을까? 이 모든 것이 궁금하다면 그 답은 모두 필리핀의 역사 안에서 찾을 수 있다.

1521년 스페인 왕실의 후원을 받은 탐험가 마젤란(Magellan)은 태평양의 아름다운 섬나라 필리핀을 발견했고 이후 330년간 식민지 지배를 했다. 1898년 독립을 선언했으나 그해 12월 스페인이 미국에게 통치권을 이양해 독립이 무산되었다. 미국이 통치를 하는 48년 동안 전국에 영어로 수업하는 학교를 세워 영어를 널리 사용하도록 하면서 오늘날까지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제2차세계대전 때 필리핀과 미국 연합군이 일본에 패배를 하면서 1942년부터 3년간 일본의 지배를 받다가 1946년 7월 4일 필리핀은 드디어 외세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맞게 되었다.

스페인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산티아고 요새. / 사진 양소희 여행작가

이와 같은 역사적 배경으로 마닐라는 과거 스페인이 주거생활을 했던 성 안의 도시 인트라무로스(Intramuros)와 세계문화유산인 산 아구스틴 성당(San Agustin church), 산티아고 요새(Fort Santiago) 등 스페인의 흔적들을 찾아 볼 있다.

자연에서 취하는 완벽한 휴식, 더 팜 앳 산 베니토

복잡한 도심인 마닐라에서 조용히 휴식할 수 있는 힐링 여행지를 찾는다면, 바탕가스(Batangas)지역으로 이동해보자. 고지대에 위치한 바탕가스는 마닐라에서 차로 2시간 거리의 휴양지로 유명한 지역이다. 열대 수목과 숲이 우거진 산, 넓은 호수가 있는 이곳에서도 특히 프라이빗한 휴식과 힐링을 원한다면 더 팜 앳 산 베니토(The Farm At San Benito)가 제격이다.

이곳은 전문적인 의료진으로 구성된 5명의 의사와 8명의 간호사가 항시 대기하고 있으며 피로를 풀어주는 수준 높은 마사지와 PT트레이너가 있는 휘트니스가 운영되고 있어 건강을 생각하는 이들을 위한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프라이빗한 힐링여행지 더 팜 앳 산 베니토. / 사진 양소희 여행작가

요가와 명상, 디톡스 프로그램 등을 체계적으로 받을 수 있는 이곳의 특징 중 하나로 식사를 빼놓을 수 없는데 모든 음식은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식단이며 모두 이곳에서 직접 재배한 음식 재료들만을 사용한다.

필리핀은 일 년 내내 더운 날씨이지만 이곳은 높은 지대에 있어 비교적 시원한 바람을 맛볼 수 있다. 멋진 그림엽서를 보는 듯한 초록 풍경 안에는 우아한 공작새들이 포즈를 취해주고 자칫 지루할 것 같은 더 팜의 시간을 위해 매일 요가와 꽃, 산책, 차 등을 주제로 한 활동들이 준비되어 있다. 멋진 풍경과 어우러진 수영장들이 리조트 곳곳에 있어 별들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수영을 즐길 수 있다.

Info 더 팜 앳 산 베니토
주소 119 Barangay Tipakan 4217 Lipa City, Batangas Philippines
문의 +632 884 8074 thefarmatsanbenito.com

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손야스 가든

더 팜에서 충분한 휴식을 통해 에너지 충전을 완료했다면 마닐라로 나오는 길에 잠시 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여행지에 들려보자. 손야스 가든(Sonya's Garden)은 꽃들로 가득한 정원으로 예쁜 꽃들의 잔치를 구경하며 산책하는 동안 행복해짐을 경험할 수 있다. 낮에는 꽃을 찾아 날아든 나비들이 멋을 더하고 밤에는 꽃향기를 따라가며 춤추는 반딧불 세상이 펼쳐진다.

자연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전원교향곡을 감상하고 싶다면 손야스 가든을 추천한다. 손야스 가든에서는 유기농 채소들과 빵을 파는 작은 마켓이 항상 열리는데 특별히 이곳에서 매일 만드는 빵은 맛이 좋아 멀리 사는 사람들이 찾아올 만큼 인기가 높다.

꽃이 가득한 여행지, 손야스 가든. / 사진 양소희 여행작가

Info 손야스 가든
주소 Barangay Buck Estate, Alfonso, Cavite, Philippines
문의 +63 917 532 9097 sonyasgarden.com

TIP 놓치면 안 될 필리핀의 3가지 맛   

① 할로할로
필리핀 빙수 할로할로(HaloHalo)는 아주 특별한 디저트이다. ‘Halo’는 ‘섞다‘는 뜻으로 파는 곳마다 특색 있게 나름대로 코디하기 때문에 약간씩 다른 맛을 즐기는 재미가 있다.
② 우베롤
우베(Ube)는 필리핀에서 나는 자색 참마(Purple Yam)로 맛은 고구마와 비슷하며 아이스크림, 우유, 타르트, 과자, 케이크의 재료로 많이 쓰이는데 그중 우베롤이 가장 인기가 있다.
③ 깔라만시
신이 주신 선물 깔라만시(Kalamansi)는 죽기 전에 꼭 먹어야할 세계 음식재료에 포함될 정도로 유명한 과일이다. 깔라만시의 비타민 함유량은  레몬의 비타민 함유량보다 30~40배나 더 많아 피로 회복에 효과가 매우 좋다. 

※ 이 기사는 하이미디어피앤아이가 발행하는 월간 '여행스케치' 2018년 1월호 [해외여행] 코너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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